[바젤]렌조피아노미술관/02

계속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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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효과인데…

가운데 윗부분을 보면 유리지붕 모서리가 더럽혀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이런게 참 아쉽죠. 어떻게 할 수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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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평화롭고 아름다운 광경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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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보면, 지붕 부재들 사이를 통과하면서 날카로운 빗줄기처럼 벽면에 부딪치고 있는 선형의 빛과 나무가지, 나뭇잎을 통과하면서 덩어리 진 채 떨어지고 있는 빛들이 멋진 모습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다양하게 얼룩진 빛줄기들이 화사한 돌벽면을 더욱 생기넘치게 만들고 있는 모습이 참 보기 좋네요.

이전 글에서도 언급했었지만, 간단한 얼개와 간단한 효과로 풍요로운 “현상”을 빚어내고 있는 모습이 마술처럼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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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내부에 입장하지 못해서, 아쉬움을 접고 일단 건물 주변을 돌면서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이전 글에서 보여드렸던 건물 전체의 모습이 이 긴 벽을 잡은 것입니다.

참 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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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부분적으로나마 건물 내부를 볼 수 있었어요.
이제와서 보니, 창틀의 디테일이 파리 마레에서 보았던 렌조피아노 파리사무소에서의 디테일과 흡사한 것을 알 수 있네요.

공기조화 토출구가 바닥에 있는 것도 알 수 있고요. 대부분 이런 식이더라구요. 더운 공기, 혹은 시원한 공기가 바닥에 설치되어 있는 그릴을 통해 뿜어져나오는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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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지하로 연결되는 “드라이에이리어”로 접근할 수 있게끔 되어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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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롭게 늘어서 있는 창틀과 돌벽을 타고 올라가고 있는 담쟁이들이 서로 마주보면서 시적(poetic)인 공간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느슨하게 깔려있는 돌바닥…. 돌벽면과 같은 재질, 같은 패턴…. 이 따스하고 아늑한 느낌을 자아내고 있고요.

[바젤]렌조피아노미술관/01

작년 8월 말 경에 바젤이라는 스위스와 독일 접경지대에 위치한 작은 도시에 구경갔었는데요. 그 때 찍었던 건물 사진들 중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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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젤의 관광안내소에서 받은 “모던건축물리스트”입니다.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는 것이 이번 건물의 이름과 건축가인데요.

Beyeler 라는 단어를 어떻게 발음해야 할 지 몰라서, 그냥 렌조피아노미술관이라 부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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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시가지를 벗어나, 라인강을 건너서…. 바젤의 “강북”으로 가서… 교외로 이삼십분 정도 가다보면 도달하게 되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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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관광객들과 주민들로 인해 활기찬 분위기를 보였던 구시가지에 비해서 비교적 한산하고 조금은 썰렁한 분위기였는데요.

세련되지만 차분한 모습의 담장이 그러한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보시다시피 큰길가에서는 미술관 건물의 존재가 느껴지지 않아서,
까딱 잘못하면 모르는 채 그냥 지나쳐버리기도 쉬운 지경이었어요.

아무튼 전체적으로 동네 분위기에 포옥 녹아 스며들어간 모습이었는데,
기술의 성취를 과시하며 주변과 철저하게 대립하는 모습을 보였던 초기작들 (대표적으로 퐁피두센터) 과는 다른 면모를 보이는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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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 나중에 보시겠지만 건물의 벽면도 이렇게 되어있습니다.
서울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분홍색의 인도사암과 얼핏 보면 비슷한 색감이지만, 지금 사진으로보니 화강암 계열의 돌인 것 같습니다. 아무튼 화사하고 화려하지만 천박해 보이지는 않은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돌 사이를 채우고 있는 몰탈도 돌과 비슷한 색을 지니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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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에 붙어 있던 명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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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것은 건물 구경을 다 하고 난 다음, 큰길에 면한 돌담의 반대편으로 한참 걸어가서 찍은 사진입니다. 길게 수평으로 누워있는 모습이 차분하고 편안해보입니다.

서향의 햇빛을 받고 있는 벽면의 화사한 색깔이 들판과 잘 어울려 보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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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담장 안으로 들어가면 넓은 잔디밭이 나오고, 잔디밭을 끼고 조금 더 들어가면 이렇게 건물의 일부분이 보이게 되어있었습니다. 바로 위의 사진에서 보았던 건물 전체의 윤곽을 파악할 수 없었죠.

영역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건물 전체모습이 보이는 방식(대표적으로 우리나라의 학교건물들을 들 수 있겠습니다. 교문을 열고 들어가면 운동장 너머 건물 전체가 멀리 한 눈에 보이는 방식…) 보다 소박하고 탈권위적인 제스춰라고 생각되었습니다.

하지만 저처럼 잠시 머물면서 겉모습을 사진기에 담아가는 입장에서는 그다지 달갑지 않은 건물이기도 합니다. -.-;

한편으로는 라인강에서 노닥거리느라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건물 안에 입장할 수 없었던 점이 아쉽습니다. 언제 이 곳에 다시 오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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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보면 건물 앞에 붙어있는 작은 연못이 보입니다.
연못의 물높이가 건물 내부 바닥 높이와 거의 일치하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칼로 잘라낸 것처럼 정교하게 조율된 환경과 날렵하고 가벼운 부재들이 일본풍의 “젠”스러운 현대건축물을 연상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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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인데요. 바깥에서 보았을 때에는 건물 상부를 전체적으로 덮고 있는 가볍고 거대한 캐노피처럼 느껴졌었는데, 내부에서도 이런 느낌인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가볍고 단순한 선적 부재들이 반복되는 모습에서 역시 “일본건축스러운” 느낌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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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생각하면서 바라보니, 문득 유리 지붕의 문양이 다다미의 표면 패턴을 연상케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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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둥과 지붕부재들이 어떻게 접합되어 있는 지 알 수 있는데요.
투박하고 거칠게 보여서 의외로 조금은 실망스러운 모습입니다.

왼쪽을 보면, 유리 천정의 패턴과 같은 패턴의 미세한 루버가 겹쳐 보이면서 익숙하지만 여전히 재미난 효과를 자아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페로가 즐겨 사용하는 와이어메쉬를 연상케하기도 하구요.

재료들의 표면효과에 관심이 많은 인테리어 디자이너나 건축가들 (이 두가지 직군이 분리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던질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이 흔하게 상상하고, 또 사용하고 있는 효과이긴 하지만, 볼 때마다 눈이 즐겁습니다. 청담동에 있는 루이뷔똥 매장에서 볼 수 있는 효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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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런 효과가 이런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는데요.
숨이 막힐 것 같은 환상적인 모습 아니겠습니까… (아님 말고 -.-)

표면의 존재감이 모호하게 사라지면서, 안그래도 가볍게 살짝 걸쳐져 있는 자세를 취하고 있는 지붕이 한층 경쾌하게 보입니다.  단순한 수법으로 풍요로운 효과를 자아내고 있는 모습이 매력적입니다. 자기 과시적이고 그 자체가 표현의 목적이었던 테크놀러지가, 의도하는 효과를 만들어내기 위한 조연의 역할을 수행하며 한 걸음 뒤로 물러선 듯한 느낌입니다.

도전적인 청년에서 원숙한 할아버지로 변해버린 거장의 면모가 얼핏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바젤]안도다다오게스트하우스

지난 8월에 갔었던 바젤여행시리즈….

(이거 아직 한참 남았어요. 심심할 때 마다 계속 울궈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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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맨앞에 걸어가고 있는 베이지색 코트를 입은 아줌마가 가이드구요.
이동하면서 설명하길,
“안도다다오의 건물은 프랭크 게리의 건물과는 달리 아주 “젠”스러운 건물이다. 모두들 조용히 하고, 경건한 마음, “젠”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조심조심 일렬로 줄 지어서 접근해야 한다. 게스트하우스 도착할 때까지의 짧은 “젠” 수행을 즐겨달라….”
고 하더군요.

엄청 호들갑이네.. 속으로 은근히 웃었는데,
예의 그 긴 가벽을 끼고 돌다보니 아닌게 아니라 제법 “젠”스러운 감흥이 일어나더라구요.

참…. 한때는 꿈에서 만날 정도로 우상이었던 안도다다오이고.
그 안도다다오의 작품을 처음 접하게 되는 순간인데.
이상하게 별다른 감동이 느껴지지 않더라구요. 애정이 식어서 그런가.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이런 일들이 많았지요.
그토록 애타게 갈구하던 것들…
그렇게 원할 때에는 얻지 못하던 것들을 막상 얻을 수 있게 되었을 때에는
그것에 대한 애정이 식은 뒤였어요.
초박형 워크맨이라던지, 레고블럭이라던지, 향수라던지, 각종 옷가지라던지,

이렇게,
안도다다오의 건물이라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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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벽 옆에 놓여져 있는 페이빙… 뭔가 할 말을 찾아보려고 사진을 계속 보고 있으려니,
그 비례가 범상치 않아 보입니다. 길거리 보도블럭과 비교를 해 보면 말이죠.

아래 사진은 가이드가 말했던 것을 찍은 것인데. 보시다시피 거푸집에 콘크리트 타설할 때 나뭇잎들이 몇 개 들어가서 이렇게 된 것이죠. 가이드가 말하길, 안도의 결벽증에 가까운 작품 관리(거푸집 안에 담배 꽁초를 버리는 인부를 한주먹에 날려버렸다는 일화가 유명합니다. 다 알고 계시겠지만)를 잘 알고 있던 터라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의외로  그냥 웃으면서 넘어가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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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교헤이”가 보이고.
현장에서는 잘 몰랐는데, 글을 쓰면서 사진을 보고 있으려니, 자못 신비로와 보입니다.
입구의 어두움이 말이죠.
보도블럭의 폭이 입구 폭의 절반이었음을 알 수가 있고…
입구의 폭에 가벽보행로의 폭을 맞춘 것이고, 보도블럭은 그 보행로의 폭의 반이었던 것이고…. 말장난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간장공장 공장장은 간 공장장이고… 아이고.. 참 구차하다.. 아무튼, 따지고 보면 분명한 순서가 있는 겁니다. 

사진을 계속 바라보며 할 말을 찾고 있으려니..

천정의 조명이 가운데에서 약간 어긋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만.
그게 디자인의도인지, 오차인지, 의도라면 어떤 의도인지…. 잘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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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을 들어가자 마자 나오는 내부공간. 유명한 평면이죠. 직육면체 두 개가 겹쳐져 있고, 그 겹치는 부분을 원형 매스가 관통하고 있고.
둥그스름한 벽이 보이죠?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감상을 짧게 쓰자면,

“디테일이나 시공 완성도, 특히 노출콘크리트 완성도 등은 생각보다 별로였지만,
내부공간의 역동성은 생각보다 훨씬 강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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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활한 면을 얻기 위해, 벽과 슬라브를 굉장히 두껍게 친다고 합니다.
슬라브가 굉장히 두꺼워서 이렇게 슬라브에 직접 조명을 매입할 수 있고.
(지금 사무소에서 진행하고 있는 이화여대 프로젝트도 슬라브가 굉장히 두껍습니다. 두께가 300미리니까요. 외부계단의 슬라브두께는 500입니다. 대신 “보”가 없구요.)
앞에서 완성도가 생각보다 별로였다고 평했지만, 그야 기대치가 워낙 컸었으니까, 기대에 비해 별로였다는 것이구요. 물론 대단한 완성도지요. 

안도다다오의 건물은, 특유의 형식, 문법에 맞춰 정갈하게 잘 써내려간 문학작품을 연상케 합니다. 일본에 “하이쿠”라는 형식의 시가 있다죠? 안도다다오 디테일 1집의 서문을 피터아이젠만이 쓰면서, 안도의 건물을 하이쿠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만.

사진 가운데 약간 튀어나온 벽이 천정까지 닿지 않고, 천정면에서 (눈으로 보기에) 삼사백 미리미터 떨어져 있는데요. 이런게…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그러한 “안도다다오식 구성 문법”의 하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를테면, 벽에 위계를 준 것입니다. 앞에서 직육면체 덩어리 두 개가 겹쳐져 있다고 했잖아요. 직육면체의 외곽을 이루는 벽과, 직육면체 내부를 기능에 맞춰 분할하는 벽을 위계에 따라 달리 표현한 것이죠. 그렇게 짐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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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 아무렇게나 대충 찍어도 작품집 사진처럼 나옵니다. 흐흐흐…
예전에 작품집에서 참 많이 보았던 장면들인데…
지금 보니 감회가 새롭군요.
계속 바라보고 있으려니까,
색깔이 참 곱습니다. 노출콘크리트 색깔도 그렇고. 마루바닥 색깔도 그렇고.
차분하고, 곱고…. 두 색의 톤이 비슷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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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했던 둥근벽….
이게 생각보다 훨씬, 굉장히 강한 느낌을 주더군요.
때마침 이 날, 게스트하우스에서 결혼식이 예정되어 있었고, 결혼식 몇 시간 전에 어렵게 구경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바닥에 꽃이나 촛불같은 결혼식 장식물들이 군데군데 놓여 있어서, 아주 조심조심 걸어다녔는데요.

결혼식장으로 아주 인기가 높답니다. 특히 건축가들 사이에.

가이드에게 얼마냐고 물어보았더니, 얼굴을 빤히 쳐다보면서, “아주 비싸다” 고 하더군요.  

[바젤]안도다다오게스트하우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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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그냥 막 찍어도 작품집의 화보사진처럼 나옵니다.
아무튼, 하도 많이 봐서 그랬을까. 너무 익숙한 느낌이 들어서, 긴장이 전혀 되질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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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면에서 일센티미터 정도의 거리를 두고 마루를 마감한 것은 무슨 이유였을까요.
역시 안도다다오식의 구성문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까나…
그냥 시공성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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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보면 볼 수록, 참 단단하고 강인하고 꽉 짜여진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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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짝 관련 하드웨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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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알고 있던 구성방식 중 하나이지만, 이것만큼은 실제로 보니 느낌이 남다르더라구요.
이런 장면이야 말로 “안도다다오식 구성문법”(이상한 말 만들고 자꾸 사용해서 죄송)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공간의 짜임새가 온몸으로 느껴진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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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까지 답사를 많이 다녀 본 것은 절대 아니지만,
건물들을 구경다니다 보면,

뭐랄까…. 온몸에 긴장이 되고, 건물과 나 사이에 의사소통이 정신없이 치열하게 이루어지는 것이 느껴지는 건물도 있는 반면에,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별로 긴장도 안되고, 느낌도 별로 없는 건물도 있습니다만.

안도의 경우는 후자였습니다.
그게 건물이 후져서가 절대로 아니라,
워낙 작품집에서 많이 봐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요즈음 저의 관심사라고 할까… 건축을 읽는 방식, 건축에 대한 가치평가…. 등의 틀,
뭐 패러다임이라고 해도 좋고… 그런 것이 조금 바뀌었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요.

저에게는, 안도의 건축에는 더이상 “현재성”이 존재하는 것 같지 않는 것 처럼 느껴집니다.
어느새 고전으로 되어버린 것 같기도 하고. 고전이라고 다 김이 새어버리는 것은 아니지만.

10년전에 이 곳에 왔었다면,
노출 콘크리트 벽에 온 몸을 비벼가면서 눈물을 흘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아니죠.

사진과 함께 올리는 글도 어딘가 모르게 김이 약간 빠져보이지 않습니까?

하긴, 안도의 건물을 직접 본 것이 이것이 처음이자 유일한 것이구요.

혹시 모르죠. 다른 곳에 가면 또다른 감흥이 느껴질지.

아무튼 하나의 건물을 한시간 여 돌아본 후,
작가에 대해 이래저래 평을 하려드는 제 자신의 모습이 스스로도 조금은 어처구니 없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여전히…가끔은 심호흡을 하고 망설일 줄도 아는 마음가짐이 저에게는 필요한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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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것은 식당의 벽면인데, 흡음판으로 이루어진 벽면이구요.
바닥에 공기조화 슬릿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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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을 향해 힘차게 내려 박히는 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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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는 문…
매혹적인 어두움.

안도다다오, 안녕히 계세요. 사요나라….

건축이 마냥 간단하고 쉽게만 보였던 시절도 안녕….
그냥 작품집 많이 사서 많이 보고, 이것 저것 그냥 열심히 하다 보면 저절로 위대한 건축가가 될 수 있을 것만 같았던 시절도 안녕….

[바젤]성야곱축구경기장(헤르조그)

비트라로 가기 전, 아침 일찍 갔었던 곳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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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밤 일찍 잠들었던 탓인지, 일찍 일어났는데, 비트라의 가이드 투어 시간은 오후이고. 그래서 여유시간이 생겼었는데. 숙소에 가깝게 위치하고 있는 건물을 하나 더 구경하기로 했었죠. 헤르조그가 디자인한 성 야곱 축구경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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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젤에 세워진 헤르조그의 작품들 중에서는 규모가 제일 큰 건물인 것 같습니다.
요즈음엔 경기장만 달랑 짓는게 아니라, 각종 편의시설등을 함께 짓는 것이 유행이라죠.
상암월드컵경기장에도 영화관이랑 할인매장이 같이 들어서 있다고 하구요.

이 경우도, 축구경기장과 각종 상점들 및 아파트 등이 함께 서 있는 경우입니다.

둥글둥글하게 마감된 축구경기장과,
거칠게 마감된 부대시설이 대조를 이루며 서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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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시설 마감은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판넬로 되어 있는데.
특히 파리에 서 있는 건물들 중에서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판넬로 지어진 건물들이 굉장히 많더라구요.우리나라랑은 기후가 다르니까요. 연교차도 심하지 않고. 비가 꾸준히 오긴 하지만, 우리나라의 여름철처럼 며칠동안 퍼붓듯이 오는 비도 아니고. 그래서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판넬 사이의 이음새 부분에 하자도 별로 안 생기는가 봐요. 우리나라에 비해서 인건비도 비싸니까, 이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런 시공법을 선호할 수 밖에 없겠죠.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판넬로 지은 건물들은, 뭐랄까… 좀 더 짜임새가 있어보이더라구요. 이음새가 분명하게 표현이 되니까. 조립되는 상황이 쉽게 설명이 되고. 그리고 몇 가지의 판넬을 반복적으로 사용하게 되니, 완성도도 높아 보이고. 요소 하나만 정성들여 잘 디자인 한 후, 그걸 반복적으로 찍어내서 연달아 붙이면 되니까요.

아무튼 특히 파리에 있는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판넬로 된 건물들을 보고 있자면,
야.. 참 이사람들 건축 쉽게 하는구나… 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이 건물의 경우에는, 판넬의 문양이 세련되어 보이기도 하거니와.
문양의 일부분에 개구부가 생기고, 그게 어느 부분에서는 루버가 되기도 하고,
어느 부분에서는 난간이 되기도 하는데.
보기에 흥미롭더라구요.

사실은 이런 종류의 조형원리.. 는 아주 예전부터 있었던 것이고, 그다지 새로운 것이 아니죠. 같은 시각요소들이 반복되는 가운데, 상황에 따라 일부의 변형이 일어나서 적용되고.

이런 것을 보면, 스타일이나 유행에 상관없이,
꾸준히 적용될 수 있는 기본적인 조형원리라는 것이 있기는 있는가 봐요.
그런 생각이나 믿음을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편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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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모서리는 그냥 이렇게. 마음 편하고 무난하게, 쉽게 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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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느낌의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패널로 마감된 부속시설과 대조되는,
둥글둥글한 반투명 플라스틱제 마감으로 이루어진 경기장.
부속시설과 묘하게 잘 어울리는 느낌입니다.
아래사진은 보시다시피 경기표 파는 부스.
글자를 이렇게 큼지막하게 박아놓은 것도 좋아 보이고.
글자 아랫부분이 잘려나가게 배치해 놓은 것도 눈에 띄구요.
예전부터 가끔씩 생각했던 것인데.
글자를 이렇게 “틀” 바깥에 넘치도록 배치해 놓으면…
글자가 둥실둥실 떠다니다가 어느순간 우연하게 포착된 듯한 느낌이 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더욱 뭐랄까… 입체적으로 보인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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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출입구의 사인도, 이렇게 큼지막하게 붙여놓았어요.
플라스틱으로 사출된 요소를 반복적으로 붙이는 식으로 된 입면구성은,
예전에 오래전에, 렌조피아노 작품집에서, 그의 초기 작품에서 여러 번 본 것 같습니다만.

보기에는 비슷해 보이지만, 그 사용의도는 많이 다른 것 같아요.
렌조피아노의 경우는 새로운 구축시스템 자체에 주목했었던 것 같고.
헤르조그의 경우는, (이 축구경기장에 한정해서 말하자면) 시각적인 효과에 더 주목했었던 것 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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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각도에 따라서 여러가지 표정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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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에서 경기장 내부를 옅보았어요.
내부는 그냥 무난하고 평범하게 디자인된 것 같았고.
다만, 화장실을 표현하는 사인이 흥미롭더군요.
장애인/여자/남자
장난스럽기도 하고. 재미있구요.
이런것을 보면, 건축을 참 잘 하면서도, 동시에 어깨에 힘을 빼고, 편하게 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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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포터즈들을 위한 상점…..
축구단의 역사가 100년이 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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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동떨어져 있던 또다른 티켓판매 부스.
FRP라고 하나요? 흔히 정화조만들 때 쓰이는 것. 유리섬유를 접착제로 층층히 붙여가며 만드는 것 있잖아요. 그냥 통짜로 찍어내서 땅에다가 박아놓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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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이 철길과 면해 있는데.
철길과 맞닿는 부분은 이렇게 경사가 져 있고.
캘리포니아에 있는 (?) 와인저장고에서 쓰였던 철망 안에 돌맹이들을 넣어서 쌓아 둔 디테일을 보게 되어 반가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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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길과 레벨차이가 나는데. 그래서 옥외 승강기가 설치되었고.
이것도 그냥 아주 편하게 디자인하고 시공한 경우입니다.
보기에는 꽤 세련되어 보이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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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보면 콘크리트 상자 앞에 아주 얇게 유리만 달랑 붙여놓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이렇게, 그냥 쉽게 알미늄 바를 턱 붙이는 식으로 편하게 만들어 놓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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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기 탑 앞에서 보이는 장면. 지금은 저렇게 활짝 열려있지만,
날씨에 따라 열리는 패턴이 다르게 되겠죠.
크기가 꽤 커서 부담을 줄 수도 있는 건물이지만.
이렇게 편하게 시공이 되어 있고,
가벼운 재료로 되어있고.
또 경우에 따라 다양한 표정을 보여주게 될 것이니까…..
아무튼 보며는, 큰 덩치로 인한 부담을 어떻게 덜어줄 것인가에 대해 여러모로 고민한 흔적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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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에서 찍었는데. 디테일이랄 것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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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것도 희한하다면 희한하다고나 할까.
에이 글자와 경기장 안내판을 조합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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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나요(건축과도시)에 있는 “장충동삼성생명빌딩” 참조해 보시면 나름대로 재미있을 듯.
이 쪽이 좀 더 편해 보이면서도 세련되어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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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쪽에도 같은 상황이구요.
각종 가게들의 사인을 이렇게 모아서 세워놓으니 참 좋네요.

[바젤]비트라-하디드소방서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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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겸 거실에서 나와서 찍은 사진. 체력단련실의 윗부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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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전면에 달려있던 루버. 근처 하디드 파빌리온에서도 이런 식으로 루버를 사용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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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글 처음에 소개했던 콘크리트 캔틸레버 캐노피.
자세히 보면, 끝부분이 아래로 휘어있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가이드 아줌마가 말하길, 몇 년 전부터, 특히 여름철 큰 비가 내린 후마다 조금씩 내려앉고 있다고 하더군요. 올해에도 비 오기 전에 제발 큰 비 내리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를 했지만, 큰 비가 왔고, 더 기울어졌다고. 지금으로서는 기도하는 것 말고 다른 해법이 없다나요.

표현을 위한 건물이니까. 재료의 물성이 깊이있게 반영된 “좋은디자인” 혹은 “착한디자인”이 아니니까, 이런 해프닝이 생기는 것이죠. 나중에 하디드 파빌리온에서는 다른 종류의 하자가 발견되기도 했는데요. 아아… 재료의 물성을 깊이있게 반영하기는 커녕, 일부러 재료의 물성에 반하는 디자인을 하는 것이니까요. 벌써 10여년이 지났나? 일본의 한 레스토랑 인테리어 해 놓았던 것 기억나시나요? 철판을 현란하게 휘어서, 철판이 아닌 무슨 옷감처럼 다루어 놓았던 것…..

한편으로는, 저렇게 무난하고 뭉툭하게 처리해 놓은 천창이 약간은 아쉽기도 합니다.
날렵하고 역동적인 건물에서 이것만 눈에 띄게 튀는 것 같아서 보기 흉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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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에서 식당을 바라본 모습.
이 부분에도 행잉도어 방식의 슬라이딩 도어가 쓰였는데요.
문이 매달리는 부분의 레일과 바퀴 등의 부품들을 이렇게 철판으로 큼지막하게 감추어 놓은 게 좋아보이구요. 이 철판이 동시에 콘크리트 벽면의 아래부분의 마감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역할도 하잖아요. 그래서 더 좋아보이고.
유리문을 활짝 열면, 문의 옆에 있는 배후의 마감면을 가리면서 거울처럼 되구요. 대단한 것은 아닌데, 그런 것도 좋아 보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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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차 격납고를 바깥에서 바라본 모습.
날렵하게 뻗어나가는 지붕이라던지,
비스듬하게 뻗어나가던 유리가 콘크리트 벽면과 예각으로 정교하게 만나는 부분이라던지.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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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글에서 언급했던 계단을 위에서 바라본 모습.
위에서 바라보니 난간이 더더욱 역동적으로 느껴지더군요.
이런계단은 허겁지겁, 아래로 떨어지듯이 뛰어내려가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느낌이 절로 들지 않습니까?
왼쪽사진에서 보이는 난간의 끝 부분이 날카로와 보여서 보기에는 좋은데.
급하게 내려가다가 옷자락에라도 걸리면 엄청 짜증날 것 같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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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나왔던 소방차 격납고를 찍은 사진. 바로 그 부분의 내부에서 찍은 모습.
사실은 안도다다오의 게스트하우스에서 기대했던 것이 이런 것이었는데
정작 게스트하우스에서의 창호 디테일은 그냥 무난하고 쉽게 알루미늄 바로 처리되었더라구요. 기후도 다르고. 기후가 다른 상황에서 게스트하우스는 확실하게 거주를 위한 공간이니까. 그리고 시공성이랄지, 완성도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고. 유럽에서 안도다다오의 작품으로는 최초로 지어진 건물이니까요. 그러고보니 게스트하우스, 게리의 아트센터, 하디드의 소방서, 모두 앞에 “최초”라는 딱지를 붙일 수 있는 건물이네요. 새삼 비트라 회장의 안목이 돋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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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라 단지 인근 마을에 커다란 소방서가 세워지면서, 하디드의 소방서는 더이상 소방서로 기능하지 않게 되었어요. 절대로 건물 자체의 하자 때문이 아니구요. (화장실이 어지럽다던지 하는 식의….) 아무튼 그렇게 되면서, 잘 알려진대로, 소방차 격납고에는 소방차가 없고, 대신 세계를 빛낸 100개의 의자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가이드의 말이, 비트라 회장이 개인적으로 4천개가 넘는 의자를 소장하고 있는데,
그 중 100여개를 직접 골라서 전시하게 되었다나요.
물론 이 의자들은 디자인 교과서나 미술교과서 등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는,
산업디자인역사상 의미있는 의자들이 대부분이구요.
또한 이 의자들 모두 비트라에서 상업적으로 대량생산되고 있다고 하니,
놀라울 뿐입니다.

100여개의 의자들을 일일히 (100개 전부다는 아니고 그 중 약 70개 정도) 상세하게 소개하는 가이드의 성실함(?) 도 놀라왔고요.

이런 호사를 다시 누릴 수 있을까…. 아무튼 참 좋은 경험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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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납고의 에이치빔도 이렇게 비스듬하게 세워져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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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 로비 방향을 바라본 장면.
저쪽으로 나가면, 지난번 글에서 조명조작반으로 소개된 “그것”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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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벽이 약간 솟아나와 있죠.
건물 전체의 완성도에 어울리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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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면서 뒤돌아서 찍은 사진.
참 대단한 건물입니다.

지어진 지 십년이 지났는데.
앞으로 십년, 이십년, 오십년 뒤에도 “전위적으로” 느껴질.

[바젤]비트라-하디드소방서01

바젤에서의 마지막 날, 비트라 단지에 구경갔어요.
(바젤에서의 건축이야기의 마지막은 아니구요. 그냥 당장 소방서 사진들이 정리가 되어서 일단 올립니다.)

건축설계업에 종사하는 사람치고는,
건축여행을 굉장히 안 한 편입니다.
성격이 게으르기도 하거니와,
경제적 여건이 그다지 좋지도 않아서요.

아무튼, 그래도 몇 주 동안 유명하다는 건물들을 찾아다니면서 느꼈던 점은,
확실히 유명한 건물들은 유명한 이유가 있더라는 것이죠.

모든 유명한 건물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예를들어 마리오 보타의 건물들은 진짜 꽝이었죠.)

접하면서 느낌이 팍… 오는 거 있죠….
압도당하는 느낌.

방금 전에 올린 피터메리안 하우스도 좋았었지만.
그리고 헤르조그의 건물들도 좋았었지만.

정말로 짜릿하게 느낌이 오는 건물들은 그렇게 많지는 않았어요.

페로의 미테랑 도서관도 좋았고.
몇 주 전에 갔었던 빌라 사브아도 정말 좋았고.
오늘 갔다 온 장누벨의 아랍문화원도 압권이었는데.

하디드의 소방서도 참 좋았단 말이죠.

(진짜 영양가 없는 장황한 넋두리가 지루하게 계속되고 있네요. 그쵸?
막무가내로 어디 참 좋았고, 어디 참 별로였고, …
그 거 구경다닌 걸 지금에서야 자랑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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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인가의 참가비를 내면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비트라 단지 건축견학 가이드 투어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비트라는 아주 유명한 가구 회사입니다.
디자인 책 등에서 나오는 역사적으로 유명한 의자들 중 상당수가
비트라에 의해 생산, 판매되고 있습니다.

비트라의 공장단지가 바젤 옆 독일 땅에 있는데.
이런저런 공장들과 함께,
전시장이라던지, 게스트하우스라던지, 소방서 등의 건물들을
당대의 유명한 건축가들에게 하나씩 디자인을 맡겨서,
이른바 명품건축의 집합단지로 만들어서,
꽤 유명한 관광상품으로 승화시킨 경우입니다.

가운데에서 눈을 비비고 있는 흰 코트의 아주머니가 가이드.

알바로 시자가 디자인한 공장 건물에 대해서 한참 설명중.
알바로 시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가이지만, 성품이 아주 신사적이기 때문에,
자청해서 별로 재미가 없는 공장 건물의 디자인을 맡았고,
마담 하디드의 소방서 건물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어쩌구 저쩌구 일부로 소박하게 디자인을 했다….
그리고 기존 공장건물과의 연계를 위해,
일부러 후진 재료를 사용했다.

듣고 있자니, 아주 조금씩 감동이 느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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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본 장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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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콘크리트 캐노피가 이렇게 철제 구조물들로 위태롭게 지탱되고 있었는데요.
철제 구조물들이 캐노피와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어요.
보통은 아시다시피 앵커로 고정된 스틸 플레이트 위에 철 구조물을 용접하는 식인데..
(작업순서는 그게 아니지만, 아무튼)

스틸플레이트가 매입되어 콘크리트와 같은 면을 이루고 있는데요.
그게 구조재인지,
아니면 콘크리트를 연결시키는 다른 앵커꼭다리 등을 감추기 위한 마감을 위한 플레이트인지, 잘 모르겠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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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캔틸레버 캐노피와 본체가 맞닿는 부분에는 이렇게 “필요이상의” 복잡한 형상이 발견되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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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뭐냐면요.
소방서의 전등 스위치 조작반입니다.
건물의 구조를 아주 추상화한, 하디드 특유의 날카롭고 신경질적인, 하지만 아주 정교한 드로잉 위에다가, 전등들의 스위치를 해당 위치에 배치해 놓은 것이죠.

그런데 중요한 선들이 지워져 있더라구요.

물어보니까, 아주 중요한 지적을 했다면서,
선들이 자꾸 지워져서 마담 하디드에게 매년 수선을 해달라고 문의를 하는데,
응답이 없다네요.

정작 지어진 건물들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일텐데.
그리고, 이 건물은 하디드로서는 아시다시피 제일 처음으로 실제로 구현된 건물일텐데.
그 정도 서비스는 해 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아무튼 드로잉과 앙증맞은 전등스위치들을 계속 바라보다 보면,
한마디 하게 됩니다.

“……미친년….”

(앗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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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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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칸막이 문이 반투명이고, 아주 부드럽고 세련되게 열고 닫히는 슬라이딩 방식이고.
반투명이라 노크할 필요가 없더라는 이야기는 아주 유명한 이야기이지요.

오른쪽 사진은 안에 들어가서 변기 위에 앉아서 정면을 찍은 사진인데요.
칸막이 벽들과 문이 조금씩 기울어져 있어서,
기묘한 느낌이 듭니다.
실제로 들어가 있으면, 배멀미를 하는 것처럼 속이 울렁거리고 어지럽고 미식거리게 되는데요. 가이드가 화장실칸막이 안에 있으면, 어지러워서 견디기 힘들게 된다고 하길래. 모르모트 역할을 자청해서 들어가서 찍은 사진입니다.

멍하니 있었는데… 일이분이 지났을까….
가이드가 기겁을 하면서, “그래, 너 챔피언이다. 너 참 오래 버티는구나!!!!” 는 식으로 말하면서 수선을 떨더군요.

변비환자들에게는 악몽의 화장실이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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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저러한 이유로, 이 건물은 소방서로써의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입니다만,

샤워꼭지를 돌리자, 여전히 물이 나오고 있는 것을 알 수가 있었어요.

아무튼, 빌라 사브아에서도 그랬는데.
이런것을 보면 아주 반갑고 좋은 느낌이 듭니다.

“너, 살아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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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단련실.
아주 역동적인 공간이구요.
직각으로 올라간, 제대로된 벽은 하나도 없습니다.
위 사진…. 이 장면을 가리키면서, 가이드가 한참 설명을 하는데.

“전면의 노랑벽은 저 너머로 기울어져 있는 것으로 보이고,
오른쪽의 유리벽은 이쪽으로 기울어져 넘어오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왼쪽의 파랑벽도 이쪽으로 기울어져 넘어오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사실은 노랑벽은 어떻게 된 것이고,
유리벽은 어쩌구 저쩌구,
파랑벽은 이러쿵 저러쿵….
그래서 제대로 느껴지고 있는게 아니라,
모든 공간지각에 왜곡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고,
이게 전통적인 건축공간지각에서의 어쩌구 저쩌구에 대한 해체이고,
그래서 이게 해체주의이고…”

공간보다 가이드의 말이 더 어지러워서,
제대로 이해가 잘 안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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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안에 이렇게 조각품처럼 서 있는 것이, 개인 사물함이나 수납함입니다.
매끈하게 숨어있는 문을 열면, 안에 캐비닛이 나오고…

또 이렇게 다른 공간으로 들어가는 통로를 살짝 가리고 있기도 하구요.
이 건물도 지어진지 십년이 다 되어 가는데…(십년이 넘었나요?)
지금봐도 세련되고 전위적으로 보이는 것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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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문들이 슬라이딩 식이고. 기울어져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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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잉 슬라이딩 도어.. 의 처리가 참 세련되게 되어있죠.
문의 연결부위를 감추기 위한 철물이 공간 전체를 관통하는 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원래 용도가 소방서이니까.
아무튼 갑자기 사이렌이 울리면서, 출동이다! 출동! ….
소방대원들이 바쁘게 출동준비를 하는 상황을 상상해 보면.
그럴 때에 진짜 이 건물이 멋진 배경으로 “기능”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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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한 수납함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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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과 난간.
참으로멋진 난간과 계단들을 많이 봤지만.
그래도 제일 멋진 게 바로 이 소방서의 계단과 난간.
위에서 내려오던 난간들의 일부는 바닥에 힘차게 박혀있구요.
일부는 칼날처럼 날카롭게 되어 있습니다.
손스침은 내려오던 방향을 홱 바꾸어서 저쪽으로 처박혀있구요.
계단은 모두 캔틸레버식인데.
듣던바대로, 밟으면 조금씩 탄성이 느껴지는데.
그 느낌이 참으로 좋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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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의 식당에서. 식탕을 중심으로 관람객들이 모여있고.
때아닌 가이드의 강의가 시작됩니다.

“아시다시피, 마담 하디드에게는 이 건물 이전에는 실제로 지어진 건물이 없었다. 모든 디자인들이 유명한 하디드 특유의 드로잉들과 모형으로만 존재했었다. 사람들은 마담 하디드의 감각을 인정하긴 했지만, 그 드로잉들이 실제로 구현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의 보스, 비트라의 회장님은 마담 하디드의 능력을 믿고, 과감하게 그녀에게 디자인을 의뢰했다. 물론 그녀는 지금 세계적으로 아주 유명한 건축가이고, 프릿츠커상까지 받은 사람이고, 지어진 건물이 제법 되지만, 이 건물이 없었다면 이렇게까지 유명하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건물은 프릿츠커상을 받은 건축가의 최초로 구현된 작품이고, 우리는 그 사실을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처음에는 하디드에게 나의 보스가 은인이었지만, 이제는 거꾸로 이 건물 덕에 비트라가 받는 이익도 만만찮게 되었다. 나의 보스와 하디드, 건축주와 건축가 사이의 아름다운 인연이 맺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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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하게 듣고 있는 관람객들.
놀랍게도, (그다지 놀랄일이 아닌가?) 이 관람객들 대부분이 건축과 별로 상관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건축에 관심이 많은 보통 아저씨 아줌마들이 애들 손을 잡고 구경와서는,
수준높은(?) 가이드의 강의를 진지하게 경청하고 있는 것이죠.

왼쪽 사진으로 주황색 파카를 입고 있는 교헤이가 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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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드의 난간이랄지, 조명이랄지, 싱크대와 찬장, 구석에 있는 가구…
모든 것들이 일체가 되어,
하디드 특유의 감성이 녹아들어있는 감동적인 공간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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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시도적인 왜곡이 일어나고 있어서인지….
앞에 보이는 아저씨가 무슨 거인처럼 느껴지지 않습니까?

흔히들 유럽의 여러나라들에 대해서 시샘어린 불평을 늘어놓습니다.
걔네들은 그냥 앉아서 놀고 먹으면서 엄청나게 돈을 벌고 있다고.
엄청난 관광수입을 이야기하는 것이죠.
관광상품이라는게, 결국은 몇십년, 몇백년 전에 지어진 건물들을 놓고 자리세를 받고 있는 것인데. 참으로 부러운 것이 사실입니다만.

지금은 지금이라고 치고.
앞으로 오십년 뒤, 백년뒤에는 어떨까요?

그 때에는,
이런 소방서 같은 건물들이 새로운 관광명소가 되어.
수많은 외국인들이 단체관람하러 오게 되겠죠.
이미 유러피안들 사이에서는 꽤 유명한 “일반인들을 위한” 관광코스가 되어 있습니다.

수백년전, 수천년전의 문화유산들도 좋고,
설악산같은 좋은 자연풍경들도 좋지만,
현재의 삶과 문화가 녹아들어가 있는,
현대 건축물들이 자랑할 만한 관광상품이 되어있는 모습을 보면 아주 부럽더군요.

그런 “현대 건축물”들이 계속 쌓이고 쌓여서,
현재와 연결된 살아있는 과거가 되고….
도시 전체가 타임캡슐처럼 되어버려서….
과거를 회상하는 것이 큰 마음을 먹고 생색내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자연스러운 일상생활의 일부분이 되고.
그리고 그런 가운데.
기상천외한, 한 일이백년 뒤에 존재할 법한 건물들이 여기 저기 삐죽삐죽 고개를 내밀고 있는 모습이 참으로 부럽더라는 것이죠.

지금은 변명거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강대국들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바람에,
우리 의사와 상관없이 식민지배를 받았고,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해방이 되었고.
그 덕분에
냉전체제에서의 대리전쟁… 그것도 아주 엄청난 대리전쟁을 치르기도 했고,
(625전쟁동안 소비된 화약의 양이 2차세계대전동안 소비된 화약의 양보다 많다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하긴, 그 화약의 양을 또 다시 넘어서는 것이 베트남전쟁때 소비된 화약의 양입니다. 그래서 베트남 사람들을 만만하게 봐서는 안되는 것이죠.)
급속한 근대화를 겪기도 했고.
그래서 우리 생활을 의미있게 회상하고 가꾸어 나가고, 그러면서 여유있게 미래를 꿈꿀 기회가 별로 없었다고. 그냥 그게 우리의 현실이고, 우리의 모습이라고.

그런데, 일 이백년 뒤에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뭐, 우리가 누구에게 무엇을 보여주기 위해 살아가는 것은 아니겠지만, 아무튼,

관광객들에게 보여줄 만한게,
더이상 기능을 하지 않고 박제화 되어버린, 그것도 몇 개 안되는 수백년전의 궁궐들이나,
그냥 하늘에서 뚝 떨어진 아름다운 산 말고,
뾰족한게 없는 상황이라면…
무슨 변명을 할 수 있을까요.

….

어어… 참나.. 밤에 글을 써서 그런가… 어울리지 않게 감상적으로 글이 흘러가네.

이런… 설교조의 고리타분한 글이 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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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조그의 수바빌딩에서 잠깐 언급한 유리루버식 창문.

재미있고 좋은데, 잘 모르겠어요. 이게 우리나라 건물에서 쓰인다면 어떤 자리에 어떤 식으로 쓰일 수 있을까…

손등에 붙여놓은 것은  가이드 투어 영수증 스티커.

[바젤]피터메리안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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쯔빔퍼 파트너즈의 피터 메리안 하우스…..

최신 건물이나, 최신 건축가에 대해서 요근래 공부를 별로 하지 않아서인지,
쯔빔퍼라는 이름은 처음 봤어요.
별로 가고 싶지 않았는데.

길거리에서 우연하게 (바젤에서는 나름대로) 대형서점에 구경갔다가,
건축 코너에서 쯔빔퍼 파트너즈의 피터 메리안 하우스에 관한 책을 발견하고,
찾아가게 된 경우입니다.

아래에 도널드 저드와 피필로티 리스트 라는 이름이 보이죠?

건축가와 예술가의 합동 디자인 작품인데….

커튼월 디자인을 도널드 저드가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도널드 저드가 아직 살아있나요?
그런가 보죠?

저는 하도 유명하길래, 예전에 죽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아주 유명한 미니멀리스트 아티스트…. 도널드 저드…

왠만한 미술 교과서나 이론서에 그의 작품이 안 나오는 경우가 별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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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이 커서 한 컷에 잡기가 힘든데요.
위에 뿔처럼 솟아나온 박스가…. 여섯개이던가, 일곱개이던가….

바젤에서는 꽤 큰 건물입니다.

아무튼…..

사진을 보면 볼 수록 참 희한하고 신비로와 보입니다.
모양 자체가 아주 희한한 것도 아니고,
마감재료나.. 커튼월 방식도, 따지고 보면 그다지 희한한 것도 아닌데.

아주 희한합니다. 희한해요…. “촉감”에 호소하는 질감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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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메리안 하우스.
임대 오피스 건물이에요.
공간 얼개는 파주출판단지의 아시아출판문화센터와 아주 흡사합니다.
많이 변형되었지만.

재미나요(건축과도시)에 있으니 참조하세요….

아무튼, 단순한 형태에 촉감에 호소하는 질감으로 승부를 거는 건물이니만큼,
사인의 부착도, 이렇게 건물의 큰 외곽 형태에 군더더기를 붙이는 식이 아닌,
매끈하게 표면에 부착시키는 식으로 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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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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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유리인데, 표면에 이렇게 미세한 요철이 있습니다.
아무튼, 유리면 너머로 건너편 콘크리트 면이 비쳐보이고,
커튼월 프레임으로 인한 10센티미터 가량의 사이공간으로 생기는 공간감이 입면을 풍요롭게 하구요.
유리 자체의 색깔도, 마치 고려청자의 비취색을 연상케 하는… 신비로운 청색이고.
(피식… 웃음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리는 듯 하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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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보여드린 간판을 가까이에서 찍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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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끈한 유리와 거친 유리를 조합해서 사용했는데요.
아… 이렇게 비스듬하게 찍으니까, 거친 유리의 질감이 더 잘 표현되는군요.
괜히 손을 척 올려놓고 직각으로 찍는 것보다 훨 낫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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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월 프레임으로 인해 생기는 그림자… 잘 안 보이시겠지만.. 주목해 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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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월이 끝나는 부분에는 철망으로 마감을 했는데.
잘 안 나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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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유리와 매끈한 유리. 하늘….

피터 메리안 하우스를 찍은 사진이 아직 많이 남아있어서,
앞으로 한두 번 더 이 건물에 대한 글을 올릴 생각인데.

참… 보고 있으면,

헤르조그 건물 볼 때에도 느꼈던 것이지만,

참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데.
그다지 욕심을 부린 것 같지도 않고.

그런데, 창출되는 효과는 참 …. 무시할 수 없는… 그런 것들이 나오고요.

특히, 저… 첫번째 사진은,
보면 볼 수록 참 감탄이 나오더군요.

참나… 아무것도 아닌데.. 별 것 아닌데….

[바젤]피터메리안하우스/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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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를 돌아서 접근하면 이런 장면이 펼쳐지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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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도 말했지만, 파주출판단지에서 많이 봤던 장면이죠?
탈중심, 반복적으로 펼쳐지는 공간의 깊이, 오브제라기 보다는 시스템으로서의 건축…
그런게 요즈음 건축가들을 매료시키는 주제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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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는 반복적으로 중정들이 나란히 좋여져 있고.. 중정의 파사드는 이렇게 금속판넬로
약간 고전적인 느낌이 나도록 해 놓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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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 외벽의 마감과 중정 마감이 만나는 상황.
이전 글에서 제가 촉감에 호소하는 디자인이라고 했었는데.
이런식의 파사드 디자인이, 선으로 이루어진 도면 상으로는 멋대가리가 없을 게
뻔하잖아요. (그에 비해서 앞서 언급한 리차드 마이어의 건물들은 시각에 호소하는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도면상으로도 굉장히 멋지니까.)

아무튼, 도면 그 이상의 상황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디자인을 진행했다는 점이 아주 부럽습니다.

커튼월 프레임으로 생기는 그림자. 유리면 너머 콘크리트 구체면에 떨어지는.
그 깊이감이 참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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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 구체면과 유리의 표면 질감이 함께 어우러져 깊이있는 질감을 창출하고 있는 모습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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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파주출판단지에서 많이 봤던 장면.
바닥의 마감도 인상적이었어요. 불규칙 벌집 패턴의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패널인데요.
가볍고 키치스러우면서도 외벽의 고급스러움과 잘 조화가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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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정들을 사이에 두고 직육면체 덩어리들이 여섯개, 일곱개 정도가 가지런하게 놓여져 있는 식으로 배치가 되어 있는데, (제가 이전 글에서 사각뿔이라고 표현한 덩어리들)
그 덩어리들마다 각각 이렇게 각자의 대문을 가지고 있구요.
보통 오피스건물들과 비교를 해 보면, 확실하게 “탈중심” 되어 있는 것이죠.
보통 건물들은 하나의 큰 로비를 공유하잖아요. 로비라는 중심공간이 강력하게 있고, 거기에서 엘리베이터 같은 수직동선으로 분화되는 식이라면,
피터 메리안 하우스는 각각의 임대공간이 각각의 중심공간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죠.

혹은 여러개의 건물들이 모여서 골목길을 매개로 연결되어 있는.
그래서 마치 한 건물처럼 보이게 된 상황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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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이런 식의 옥의 티도 있네요.
바닥 패턴이 모처럼 클로즈업 되었네요.
롯데 월드 같은 테마파크에 어울릴 법한 키치스러운 바닥마감.
오히려 그런 측면을 노렸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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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진이 답글에 대한 답글에 잠깐 언급했지만,
이 건물은 철길에 면해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길다란 모양을 하게 되었겠죠.
철길은 도시조직이 단절되는 부분이니까. 이렇게 답답하게 장벽을 세워놓아도 됩니다.
원래 단절되어 있었거든요.
(아… 재미나요 (건축과도시)에 용산역 부근 풍경에 대한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
거기에서 언급했던 내용이죠. 하하… 글이 쌓여가니, 글들이 서로 인용을 하며 얽히게 되는구려…. 나만의 작은 세계가 만들어지는 순간이려나….)

아무튼, 철길에 인접한 부분인데.
이렇게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세워놓기도 하고. 화물하역장으로 쓰이기도 하구요.
오른쪽 사진의 콘크리트 보가 좀 이상해 보이죠.
수직하중이 아닌, 수평으로 작용하는 풍하중을 견디기 위한 보이기 때문에,
단면 모양이 이렇게 거꾸로 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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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유리 표면의 질감. 비스듬하게 찍은 것.
별거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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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글에서 잠깐 언급했던, 커튼월이 끝나는 부분에 타공판으로 마무리 된 부분.
이렇게 공기를 통하도록 한 것은 기술적인 의도인지 (오픈조인트처럼, 마감 내외부 공간의 기압을 등압으로 처리하기 위해서?) 아니면 그냥 타공판이 예뻐보여서 그런건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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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내부 얼개가 보여서 찍었는데.
어떻게 된 상황인지는 사진을 보면서도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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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 아무튼 마냥 희한해 보여서 뻔한 사진들을 찍고 또 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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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해 있는 회사들.
슬쩍 안의 회의실 등을 바깥에서 옅보았는데,
“우리는 글로벌 경제 시스템의 최전선을 누비는 어쩌구…. 세계제일이다… 어쩌구…”
뭐 그런 프랑카드가 걸려있더라구요.

아하! 이 안내판을 보니,

직육면체 덩어리들이 여섯개였음을 알 수가 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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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길 반대편, 그러니까 애초에 건물을 발견했던 큰길 가에 있는 비상탈출구.
안에서 바깥으로 밀고 나올 수만 있는 문.

80번지니까, 노바티스가 입주한 블럭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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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찍으니, 기존 건물들과 대비되는 상황이 잘 드러나네요.
어떻게 보면 괴물처럼 보이기도 하고. 에일리언…..

건물 건너편의 작은 수퍼마켓에서 간단한 샐러드와 샌드위치를 사 먹으면서 할머니한테 슬쩍 물어보았더니,

건물이 너무너무 커서 자기는 싫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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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해 있는 회사들 중 하나. 안으로 들어가서 양해를 구하고 사진을 찍었어요.
로비와 안내데스크는 뭐 그냥 그런 수준이고.
세련되게 디자인된 라디에이터가 인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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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철길 건너편에서 철길과 맞닿는 부분을 찍은 것.
용산역 부근 풍경과 비교해 보세요.

철길을 면해서 이렇게 길다란 건물이 놓이게 되는 상황은
어느정도 일반적인 패턴인것 같아요.

이렇게 보면, 바젤이라는 도시가 마치 굉장하게 근대화 된, 현대적인 도시같은 인상도 듭니다만, 절대 아니죠. 물론 강북으로는 커다란 공장도 있고, 오피스도 있지만,
강남으로는 작은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오래된 도시입니다.

[바젤]white plaza

아무튼, 자료를 정리해 둔다는 차원에서 바젤에서 보았던 건물들 사진을 계속 올립니다.

리스트 중에 눈길을 끌었던 리차드 마이어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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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리차드 마이어는 논쟁의 중심자리에서 미끌어진 지 오래된 건축가이죠.
저도 그다지 좋아하는 건축가는 아니구요.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매너리즘에 빠져있는 것으로 간주되는 건축가입니다.

하지만, 그의 작품 한 두개 정도는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을 예전부터 하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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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어설프게 합성을 했는데. 굉장히 어색해 보이네요.
직접 보니, 생각보다 좋았어요. 상상처럼 푸석하거나 허하게 보이지도 않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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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어 아는 사람….
리차드 마이어 뉴욕 오피스에서 지었다… 마지막 부분은 이쯤 되지 않을까.

이렇게, 건물의 명패가 건물 외벽 패널에 “전사”되어 있습니다.
아주 어울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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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바닥의 돌이 오픈조인트로 깔려 있었어요. 돌 나누어 놓은 것도 보기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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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출입구 들 중 하나. 여러개의 볼륨들로 조형유희를 해 놓은 것 처럼 보이는데요.
왼쪽 구석에 모를 따놓은 것이 눈길을 끌었어요. 딱히 저 시점에서 저 각도로 시선을 열어주어야 할 것도 아닌 것 같고. 그냥 장난을 쳐 놓은 것치고는, 아무리 인생 자체가 매너리즘인 건축가라지만, 조금 심한 것 같기도 하고요.

가까이 다가가니, 구석에 빨강색 글자를 붙여놓은 것이 보이더군요.
더 가까이 다가가서 관찰하니,
모서리 조인트 사이로 경첩 같은 것이 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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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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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전… 내지는, 잘은 모르겠지만 연결송수관 쯤 되는 것 같네요.
빨강 알파벳 에프자는 물론 파이어의 첫글자 겠죠.

문을 닫아 놓고  다시 보니, 수납장의 존재가 뚜렷하게 부각되더군요.

그냥 무턱대고 장난친 것이 아니었고, 이렇게 기능을 암시하기 위한 코드였다는 것이죠.
지금은 그냥 덤덤하게 사진을 올리고 있지만, 당시에는 얼마나 감동을 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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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에서 보면… 보면 볼수록 새로온 것이 보이고…. 그냥 책으로 보았던 것보다 훨씬 각별하게 다가오더군요. 모든 것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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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전처럼, 입면의 이런 디테일 하나하나에 어떤 코드가 담겨있을 것만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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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어의 경우는, 책으로 보았을 때에는 별로 였는데, 직접 구경하면서 아주 좋아하게 된 경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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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려진대로 마이어는 르코르뷔제의 영향을 아주 강하게 받았고, 그의 작품어휘를 직설적으로 번역하는 식으로 디자인한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이런 장면에서는 라뚜렛의 영향이 느껴지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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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
전면의 벽이 눈길을 끕니다.
역시 소화전의 경우에서처럼, 그냥 장난을 쳐놓은 것이 아니라, 배후의 기능을 암시하기 위한 코드였다는 것이죠. 왼편 아래의 바닥과 맞붙은 곳에 있는 개구부는 벽 너머에 막힌 공간이 아닌 열린 공간이 있다는 것을 암시해 주고요. 또한 그 개구부 근처에 이렇게 길다란 모양의 무언가가 (이경우엔 테이블이) 있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우체부가 테이블 앞에 서서 가방을 내려놓고 우편물을 정리하는 상황을 상상해 보면…
우체부의 구두라던지, 가방이 저 개구부로 보이게 되겠죠. 뭐 그런 상상도 재미있고.
그리고, 오른편의 세로모양으로 절개된 개구부 사이로 우편함의 줄눈이 보이잖아요.
오만가지 상상을 하면서 다시 벽을 보니, 벽의 개구부들이 배후의 테이블과 우편함의 배치와 긴밀하게 맞물려 있는 것으로 이해가 됩니다.

물론 개구부의 구체적인 비례라던지 위치 등을 정하는 데에는 말로 설명하기 힘든 심미안이 작용했겠지만,
디자인을 이끌어가는 동기라던지 힘은 기능의 코드화에 있었다는 것이죠.

아무튼, 앞에서 보았던 소화전과 함께 생각해 보면,
건물 전체가 이런 식의 코드의 집합이라고 해도.. 그다지 큰 과장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읽어냈던 것은 이 정도 였지만,
사실은, 두 번째 사진에서 보았던 복잡한 입면들, 그 수많은 요소들이 어떤 구체적인 근거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글세요. 너무 선의로 해석하려는 것일까요?

한때 설계수업 때 모형을 만들면서, 한가지 재료, 한가지 색상만을 사용하도록 강요받았던 때가 있었죠. 지금도 그러나? 아무튼… 마치 르코르뷔제 초기작품들 처럼, 하양 종이 한가지로만 모형을 만들도록 말이죠. 색깔이나 질감등이 추가되면, 조형의 의도가 흐려지거나, 순수한 조형의도 이상의 것이 우발적으로 개입될 수도 있으니까….

리차드 마이어의 경우는,
의도적으로, 조형의 코드들을 부각시키기 위해 일부러 백색 알미늄 패널만을 고집하는 것이겠죠. 아우, 진작에 다 알고 있었던 내용들인데, 직접 가서 보고 느끼게 되니, 각별하게 다가오네요. 안도다다오의 노출콘크리트도 넓은 의미에서 같은 부류로 넣을 수 있겠죠.

화려한 색깔, 다양한 질감의 재료를 사용해서 모형을 만들기 시작한 사람이 내 기억으로는 렘콜하스인데, 생각해보면, 이런식의 조형의 코드들…. 엘리트 건축가 사이에서만 소통되는 특별한 어휘들…. 이런게 결국 “스타일”이겠지만, 아무튼, 그런 것들에 대해 냉소적인 태도를 보이잖아요. (예전에 렘콜하스가 신건축주택공모전에서 “스타일없는집”이란 주제를 내걸었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한편으로는 헤르조그같은 사람들은 또 다른 방향이고.

아… 간단하게 정리해 볼까요?
현대 건축의 지형도가 아주 부분적으로나마 설명될 수 있을 듯….
(아.. 피곤해 죽겠는데, 이건 또 무슨 삽질이람….)

1. 리차드 마이어: 기능의 코드화를 부각하기 위한 조형의 추상화.

2. 렘콜하스: 기능의 코드화가 아닌, 기능의 직접적인 인용. 또는 우발적인 상황 그 자체를 충실히 반영하는, 그냥 그런거. 이래저래 둘러가지 않고, 꾸미지 않고, 황당하도록 그냥 그래서 재미있는 것. 리차드 마이어식의 코드…. 전통적 의미에서의 스타일을 조롱하고 냉소함.

3. 헤르조그(초기작) : 조형의 추상화로 인해 희생되고 간과되었던 구축과 물성에 주목.

………..

그냥 지적유희일 수도 있고. 과시욕에서 비롯된…..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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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별 안내판인데요. 1층엔 왼편사진처럼 되어있고.
각각의 다른 층에는 오른편 위사진처럼 모여 있던 안내판 들 중에 해당 내용만 달랑 달려 있구요. 화장실도 같은 식으로 되어있고.

마이어 건물을 구경하면서 재미있고 즐거웠던 것들은,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코드를 하나둘씩 해석하는 재미도 있었거니와,
또 다른 것은,
모든 것들이 마이어 스타일에 가장 적합하고 어울리도록 되어있더라는 것이죠.
다 허여멀건했던 것이 말이죠.

이거 말고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앞에서 한참 생각해 보아도,
별 뾰족한 대안이 안 떠오르구요.
다 안성맞춤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