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과 벽이 온통 하얀색인 점도 인상적이지만, 무엇보다 조명계획이 너무 세련되어 보이더군요.
조명이 모두 부분조명으로, 특히 바닥과 천정에 집중되어 있었는데,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광원은 별로 없고, 거의 대부분 이렇게 숨겨져 빛만 나오는 식이었습니다.
손스침이 높은 것, 낮은 것 두 줄로 달려가고 있는 것도 인상적이네요.
키 작은 꼬마들은 낮은 손스침 잡고 올라가면 되겠습니다.
타일마감으로 된 난간벽의 위쪽 모서리가 얍실하게 플레이트 한 장으로 처리된 장면도 마음에
들고…
내려와서 되돌아 서서 찍은 사진인데, 계단에 빛의 얼룩이 져 있는 모습입니다.
모든 곳을 균질하게 비추는 것보다 이렇게 부분적으로 비추게끔 계획하는 것이 한결 세련된 느낌을 주는 것 같습니다.
바깥에서 보았던 천창이 보이는데,
창문 너머로 기울어진 유리지붕이 보이고, 유리지붕에 빛으로 얼룩진 계단이 반사되어 보이는 것이 감동적입니다.
손스침의 끝에는 점자 안내판이 붙어있었는데, 이런 아이템은 서울 지하철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서울 지하철의 점자 안내판은 눈에 확 띄게 광택나는 초록색으로 되어 있는 반면, 후쿠오카의 경우는 난간 색깔과 거의 엇비슷한 칙칙한 회색으로 되어 있어서 있는 듯 없는 듯 했다는 점인데요.
시각장애인 대부분이 완전한 맹인들은 아니고 사물들의 대략의 형태나 색상은 어렴풋이나마 식별해 낼 수 있는 부분장애라는 점에 비추어 본다면 서울지하철의 경우가 더 나은 계획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냥 눈으로 보기엔 후쿠오카 쪽이 더 세련된 느낌이지만 말이죠.
참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
출입구 폭은 그대로인데 계단만 내려오면서 한층 넓어지는 상황이 재미있어 보였습니다.
난간으로 둘러싸여 들어갈 수도 없고, 그래서 딱히 실용적이지는 않지만, 좀 시원스럽고 탁 트이게 되는 듯한 기분을 위해 저렇게 계획한 것 같습니다. 기분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