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쯤, 후쿠오카에 잠깐 놀러갔을 때 구마모토 성에 놀러갔었습니다.
성 옆 주차장 가장자리에 있던 매점의 모습.
거칠게 다듬어낸 경계석과 잔자갈이 고풍스러워 보입니다. 역사유적지의 매점다운 연출.
주차장에서 성으로 걸어가는 길.
성 답게 해자도 있고…
멀리 망루가 보였는데, 지금 보니 조금 우스꽝스러워 보입니다. “SD건담” 느낌도 나고…
“시옷” 자 모양의 지붕이 공교롭게 잔뜩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 듯 해 보이는데, 작은 몸집과 더불어 코믹해 보이기도 합니다.
성벽을 올려보았는데, 총을 쏘기 위해 뚫어놓은 “총안”이 보였습니다.
가끔씩 돌멩이들을 던지기 위해 뚫어놓은, 좀 더 큰 구멍도 있었고…
나중에 계속 나오겠지만, 특히 이런 군사시설에서는 구멍을 통해 오고가는 시선에 대해서 신경을 쓰게 됩니다. 시선이 통한다는 이야기는 총알이나 화살이 통한다는 이야기나 마찬가지이니까요. 철저하게 현실적인 목적을 위해 설치되었을 각종 장치들과, 건물과 건물들, 석축과 석축들 사이의 배치 얼개가 지금은 디테일의 아기자기함과 공간의 아늑함 같은, 조금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것이 재미있었습니다.
앞서 우스꽝스러워 보인다고 말했던 망루와 비슷한 유형의 망루인 것 같은데, 바로 밑에서 올려보니 제법 그럴듯합니다. 고개를 들어 먼 곳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 지붕의 자태가 도도해 보입니다. 올라갈수록 가팔라지는 그 유명한 석축의 곡선이 유려하고… 모서리의 돌쌓기 수법도 인상적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단청이 없는 편이 보기 좋더라구요.
너무 멋있어서 정신 없이 찍었는데, 성 안에서 펼쳐지고 있는 장관에 비하면 맛뵈기에 불과한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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