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모토]구마모토성/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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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벽이 아주 높았습니다. 쌓여진 돌들의 패턴이 예뻐보였습니다.
큼지막한 돌들 사이에 작은 돌들이 틈을 메우고 있었습니다. 지진 등의 충격을 받았을 때, 틈을 메우고 있는 작은 돌들이 그 충격을 완충하는 역할을 하게된다는 말을 들었던 것 같습니다.

드러나는 규칙성이 없어서 얼핏 무작위로 쌓여진 것 같지만, 곰곰히 바라보고 있으면 무작위로 보이는 와중에 희미한 질서 같은 것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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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서리에서는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어마어마한 힘의 흐름이 얼핏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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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접혀지면서 얼핏 드러났던 힘은 다시 잔잔한 패턴 속으로 숨어들어갑니다.
한편으로는, 위로 올라갈수록 돌의 크기가 조금씩 작아지는 패턴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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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앞서 보았던 것보다 조금 더 복잡한 형태의 망루가 보였습니다.
딱딱하게 수평으로 뻗어있는 처마선과 드러내는 데에 인색해 보이는 작은 개구부들이 단호하고 늠름한, 한편으로는 다소 경직된 듯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다양한 스케일의 지붕들이 입체로 얽혀있는 상황이 너무 흥미로와 보였습니다. 지금까지 남아있는 우리나라의 고건축에서는 좀처럼 발견하기 힘든 모습입니다. 자칫 잘못하면 조잡해 보일 수도 있는 상황인데, 화려하고 복잡하면서도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 별로 없어 보입니다.

망루 아래 석축을 손으로 가리고 보면 좀 갑갑하고 무거워 보이는데, 손을 치우고 석축과 함께 보면 굉장히 가뿐하고 늘씬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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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하고 촌스러운 느낌의 이정표.

지금 보니 놓치고 온 볼거리들이 많네요. 현립미술관은 건축가이드에도 나오는 꽤 유명한 현대건축물이고… 호소가와 주택이나 가토신사도 재미있었을 것 같고… 구마모토 박물관에도 좋은 컬렉션이 많았을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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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고민하다가, 맨아래로 내려가서 입장한 후, 천수각 방향으로 다시 올라가면서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뒤에 나오겠지만, 참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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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자를 옆에 끼고 내려가는 길…
다른 것은 다 제쳐두고, 일단 어마어마한 스케일만으로도 놀랄 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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