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도면들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도시계획… 토지이용계획도 처럼 보이는 도면도 있었고.
벽면을 가득 채운 거대한 배치도가 압권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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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의 배치는 직각으로 내려다본 정확한 투상도였지만, 건물과 건물 사이에 그려진 나무들을 바라보는 시점은 그 공간의 위계에 맞추어 제각각인 점이 아주 흥미로왔습니다. 절대 시점의 데카르트적인 관점과 다시점의 동양화적인 관점이 짬뽕되어 있는 모습입니다.
그냥 얼핏 보아도 아주 정확하게 그려진 것처럼 보입니다.
아무튼 정말 대단한 도면.
천수각을 향해 올라오며 지나온 경로가 바로 이 부분입니다. “리을”자로 꺾여지던 계단길인데, 지금은 깨끗하게 비워져있는 석축 위에 어떤 건물들이 있었는지 짐작하게 해주는 장면입니다. 자세히 보면 일부 건물은 석축과 석축 사이에 다리처럼 걸쳐져 있어서 누하진입 같은 공간연출이 이루어져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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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커다랗게 걸려있는 것은 물론 복제본이고, 그 복제본이 원본의 어느 부분인지를 알려주는 안내도입니다. 1769년이니까 18세기에 그려진 그림입니다.
목구조 부재 맞춤 방식을 직접 손으로 만져보며 배울 수 있게 마련된 전시품.
나무들도 종류별로 놓아져 있었고, 색이나 질감, 무게 등을 직접 손으로 만지며 느낄 수 있도록 해놓았습니다. “히노키”나 “스기” 등의 나무 이름은 한국의 건설현장에서도 흔히 쓰이는 단어라서, 새삼 반가왔습니다.
복원현장을 찍어 놓은 사진.
복원에 사용된 온갖 도구들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접착제나 집게…
탁본을 뜨기 위한 먹주머니나 수건…
복원 현장 사진이 걸려있는 것을 볼 때엔 그런가 보다… 했는데,
복원에 관련된 아주 사소한 소품들까지 일일히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보고서는 문자 그대로 기가 막히더군요.
남대문 복원을 앞두고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장면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