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거리풍경/07

예전부터 제 블로그를 관심 있게 봐 주신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파리에 대해 정리한 글과 필리에 대해 정리한 글의 형식이나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파리에 대해서는 주로 어느 특정 건물에 대해 집중해서 다룬 글들이 많았던 반면에, 필리의 경우에는 보시는 대로 하나의 건물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루기 보다는 전체적인 상황을 묘사하는 글들이 (아직까지는) 많습니다. 파리와 필리의 상황이 다르니까, 바라보는 시선과 마음이 달라지고, 사진을 찍는 태도와 글의 스타일 등도 달라지는 것이 당연하겠죠.

 

파리에서는 건물 하나를 놓고 적게는 수 십장에서 많게는 백 여장이 넘는 사진을 찍는 경우도 비일비재했었지만, 필리에서는 한 두 장 이상의 사진을 찍고 싶게 만드는 건물이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그 동안 날씨도 춥고 몸도 너무 안 좋아서 집 주위만 잠깐씩 돌아다녔었는데, 내일부터는 필리에서 유명하다는 구시가 쪽으로 가서 구경을 좀 다닐 생각입니다만, 그 곳에서도 역시 하나의 건물을 놓고 수십장의 사진을 찍을 일은 그다지 많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예전에 잠깐 언급했었던 것처럼, 거리에서 느껴지는 분위기, 느낌 등은 필리도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너무나 다른 도시이니까,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조금은 우스운 일이기도 합니다. 비교될 수 없는 나름대로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 낫겠습니다.

아무튼, 거리 풍경 계속 올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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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는 것도 재미있고, 요즘은 사진 가지고 포토샵에서 이런 저런 장난질을 하는 것에 재미를 붙였어요. 그다지 대단한 짓을 하는 것은 아니고, 화면을 간단하게 재단하고, 발기와 컨트라스트를 조절해서 보다 깊이 있는 색감을 띄도록 하는 것이 전부입니다만.

 

이미지에 보이는 건물은 예전 글에서 중성적인 배경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던 그 건물인데요. 따지고 보면 괴물처럼 나쁜 건물인데, 감성적으로는 그다지 나쁘게 다가오지 않는 점이 희한하다면 희한한 일입니다. 오른쪽 뒤의 파랑 건물과 더불어 단순하고 거대한 덩어리로 읽혀지는, 그래서 최소한 어지럽고 난잡한 느낌은 없는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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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 시청 주변에 서 있는 건물인데, 그나마 고급스럽게 디자인된 건물입니다.

지루하고 단순한 감이 있지만, 그리고 물론 고리타분한 느낌이지만, 교과서적으로 잘 된 디자인의 하이라이즈 건물입니다. 재료도 좋고, 짜임새 있어 보이고. 잘은 모르겠지만 수평 창문 아래에 공조 관련 그릴이 붙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게 그림자처럼 깊이 있는 느낌을 만들고 있구요.  

(이런 식으로 말하면 제가 무슨 굉장히 뭔가를 많이 아는 사람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그냥 느껴지는 대로 별다른 책임감 없이 내뱉는 말입니다. 이번 글만 아니라, 블로그에 있는 모든 글이 따지고 보면 허술하기 짝이 없는 말이니까,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거나 다른 의견이 있다면 언제든 부담 없이 지적해 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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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필리를 대표하는 건물입니다.

여자친구의 표현으로는 짝퉁 크라이슬러 빌딩 이랍니다.

 

정확한 표현입니다. 그렇게 높은 점수를 받기 힘든 건물입니다만,

칙칙하고 황량하게 솟아 있는 넓은 벽돌면의 건물들 사이에서 단연 눈에 띄는, 랜드마크 역할을 유감없이 하고 있는 건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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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하고 황량한 거대한 건물을 배경으로 서 있는 버려진 작은 건물.

필라델피아 라는 도시의 어떤 측면을 정확하게 짚어내는 장면이라 생각해서 찍은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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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것 역시 버려진 건물입니다.

여러 번 말한 적이 있지만, 제가 아주 좋아하는 비례의 창문패턴입니다.

이 곳에 포스팅에 대한 감상이나 의문을 남겨주시면 성의껏 답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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