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 하라 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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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 진열되어 있는 것을 몇 번 그냥 지나치다,
숙제하는 기분으로 사서 후루룩 읽은 책.
아무런 긴장 없이 읽기 시작하면서,
본문에 아무런 그림도, 사진도 없이, 그냥 글만 이어지는 걸 확인하고,
잠시 실망도 했었는데,
페이지가 넘어가고 또 넘어가면서,
아이구, 그냥 가볍게 지나칠 책이 아니었구나.
이 아저씨 정말 보통 사람이 아니었구나.
이런 생각이 점점 또렷해지더라.
디자인책이라기 보다는, 문학책에 더 가까운 책인데, 그리고,
보편적인 이론에 관련된 내용이라기 보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감성에 관련된 내용인 것으로 보이는데,
“아무리 개인적이고 좁고 작은 화두라도, 극단으로 파고 또 파다 보면 보편적인 공감에 닿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렇게 길러지는 이론이나 화두는, 처음부터 어설프게 일반화 내지는 보편화, 혹은 상품화를 염두에 두고 의도적으로 배양된 거창한 어느 무엇보다 훨씬 더 깊고 단단한 사상의 실마리가 될 것이겠다.
이 것이 그 것이다. 그리고 이 사람이 그 사람이다.
“선생님” 이라고 부르고 싶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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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리얼리티에 끝없이 전율할 수 있는 감수성을 창조성이라고 부르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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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고두고 가슴에 담고 싶은 마지막 이 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