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하마]페리터미널/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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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게 트인 유리창 너머로 배가 보이는데, 이런 시점에서 보면 지금 서 있는 이 곳도 고정된 건물이라기 보다는 넘실거리는 바다 위에 떠 있는 배인 듯한 기분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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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화물 등록 대기줄인 것 같은데, 시스템이 바뀌었는지 안내판으로 막혀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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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판에는 오오산바시 터미널의 역사가 적혀있었습니다.
2002년도에 있었던 국제 콤페 이야기도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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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저도 기억이 납니다. 공간지에 실린 당선 결과 보면서 적잖게 황당해 하던 기억이…
당시의 투박한 “상상” 투시도들과 실재로 구현된 지금의 풍경들을 비교해 보니 참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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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해 보면, 촘촘하게 세워진 난간처럼, 처음에는 대충 얼버무리며 넘어갔다가 (혹은 개념을 충실하게 전달하기 위해 생략했다가)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추가된 디자인 요소도 있고요.

“절판 형식의 실내 천정” 같은 경우는, 애초에는 기술적인 문제 (엄청 긴 스팬) 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했다가, 나중에는 아주 중요한 디자인 요소가 되어 버린 경우입니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진 격이랄까요.

처음의 러프한 투시도에서 보이는 깔끔하고 세련되게 쭉쭉 펼쳐지는 느낌 또한, 바닥재질이 잔디밭 등으로 다양하게 되면서 다소 변질된 듯 합니다만, 애초의 의도가 훼손되었다기 보다는 설계를 진행하면서 디자인을 좀 더 섬세하게 발전시킨 결과라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곧이곧대로 저 그림처럼 지었으면 엄청 썰렁하고 황량했을 듯… 물론 저 그림들이 꼭 저렇게 짓겠다는 의도로 그려진 것도 아니었을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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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가리개 같은 소품은 엇비슷한 모습으로 끝까지 살아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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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 정도면 성공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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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오오산바시 터미널 이전의, 아주 옛날 풍경들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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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돈 들여서 멋지게 세운 다음에, 크기나 높이, 들어간 돈을 자랑하는데에 그치지 않고, 처음부터 지어질 때까지의, 건물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정리해 놓고, 또, 건물이 세워지기 이전의 장소에 얽힌 이야기들도 정리해 놓아서, 좀 더 깊은 이야기꺼리, 좀 더 깊은 생각할 꺼리들을 만들어 놓는 모습이 참 좋아보였습니다. 새삼스럽지도 않지만.

결과 못지 않게 과정을… 아니, 결과 보다는 과정을….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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