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에서의 마지막 사진.
원래 건물의 구조체와 훗날 추가된 요소들,
원래 외부였던 벽체와 내부였는데 드러나게 된 벽체 들이 뒤엉켜,
입면인지 단면인지 딱 잘라 말하기 모호한 기묘한 덩어리가 눈 앞에 펼쳐졌습니다.
그리고 담쟁이 넝쿨…
육중한 콘크리트 구조체들 사이 사이, 함석판과 합판 따위로 허술하게 가리워진 개구부.
함석판의 일부는 뜯겨져 있었는데, 정확한 사연은 모를 일입니다만,
정확한 사연을 모르기 때문에 오히려 상상을 자극하는 모습이었습다.
담쟁이 넝쿨로 뒤덮힌 벽체를 자세히 바라보니 곳곳에 박공지붕 단면 자국 같은, 희미하게 남은 흔적들이 새겨져 있더라구요.
담쟁이 넝쿨의 “밀도 차이”가 각각의 요소, 각각의 재료가 견디어 낸 시간의 차이을 짐작하게 합니다.
살짝 비스듬하게 바라보니 한층 더 풍요로와 보였습니다.
연결되는 회랑이나 복도 따위는 없어지고. 이음새 부분만 살짝 남았습니다.
건물의 일부가 허물어지면서 숨겨졌던 속살이 드러난 모습인데,
어떤 용도로 사용된 방인지는 모르겠지만, 예사롭지 않아 보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