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영구 시설이 아니다 보니 방청도장이 잘 안 되어 있어서, 여기저기 녹이 슬어 있었는데, 덕분에 보기에는 더 그럴듯하더라구요.
화면에 잡히는 구도가 흥미로워서 재미삼아 찍은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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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다리 사진들을 올리고 있는데, 비일상적인 스케일의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같은 종류의 요소가 아주 가깝게 보이는 근경과 저 멀리 보이는 원경에 걸쳐지면서 겹쳐보이는 장면도 너무 흥미롭더라구요.
피막으로서의 면이 아닌, 깊이를 가진 볼륨의 일부로서의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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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촘하게 엮어진 브레이싱들 사이로 조각조각 부서지며 쏟아지는 햇살…
분명히 고정되어 있을 터이지만, 현상에 의해, 그리고 미묘한 시점의 변화에 의해 마치 꿈틀거리는 듯한 착각이 들더라구요. 진짜로 움직이게 만들어진 것들 보다 오히려 더 흥미로운 것 같아요.
이미지를 가만히 노려보면서 입체가 아닌 평면이라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다 보면, 한순간, 정말 평면인 것 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런 순간은 기껏해야 몇 초 정도 지속될 뿐.
햇살로 인한 현상 때문에, 면이 허당으로, 허당이 다시 면으로 바뀌면서 꿈틀대는 모습이 장관이었어요.
현상으로 인해 생명을 얻은 비생명.
3줄 요약
1. 몇 주 전, 자전거 끌고 한강에 나갔다가, 찍은 가설다리들…
2. 미루어두었다가 모처럼 맘 먹고 찍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좋게 나온 듯 합니다.
3. 문득 자전거 타고 싶어지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