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공회의소/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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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입면을 바라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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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재 마감의 두툼한 기둥처럼 연출해서 입면을 분할한 모습은 이전 포스팅에서도 보았던 것입니다. 비례도 좋고, 입면에 두께감도 생겨서 감각적으로 좋아보이는데요. 특히 이 경우에는 서울 구 시가지의 중심, 남대문 바로 근처라는 입지 조건에도 잘 어울리는 접근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다만, 수직으로 켜켜이 바닥판을 올려놓은 다음 피막을 두른다는 고층 오피스 건물의 본질적인 속성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이기도 합니다. 엇그제 문득 맨하탄의 록펠러 센터 사진들을 보게 되었는데, 이 건물과 비슷한 인상을 받았거든요. 딱히 흉해 보였던 것은 아니지만, 그리고 그 시대, 그 상황을 충실히 담아내고 있는 건물이긴 하지만, 프로그램과 건물 유형, 그리고 성취할 수 있는 기술적인 조건 등을 충실하게 드러낸, 건강하고 의미있는 건물이라고 말하기엔 다소 거리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간단히 말해서, 두툼한 돌기둥이 보기에 좋고 상황에도 어울리는 듯 하지만, 가혹하게 말하자면 조금 퇴행적인 수법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는 것입니다. 예전에 유행했던, 과거참조적인 포스트모던 스타일과도 조금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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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덩어리가 적절히 나뉘어져 있는 모습 또한 보기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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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절되는 부분의 기둥 간격이 애매하게 되어 있었는데,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증개축에 관련된 건물의 내력이 드러나는 듯 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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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필요 이상으로 깐깐한 말을 하기도 했지만, 서울에서는 평균 이상의 세련된 경관을 연출하고 있는 건물인 것은 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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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서다 뒤를 돌아서 찍은 사진. 시청 옆, 옛 서소문 근처는 보존하고 싶은 “구식” 오피스 건물들이 많이 있는 동네이기도 합니다. 이런 건물들을 보면, 어렸을 때, 가끔 주말에 부모님이 “시내에 가자” 는 말을 하셨을 때 느꼈던 설레임이 아련하게 되살아 납니다.


3줄요약

1. 오랫동안 눈여겨 보았던 남대문 옆 상공회의소 건물을 구경했습니다.
2. 가혹하게 말하자면 다소 퇴행적인 디자인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지만,
3. 세련되게 디자인 잘 한 건물인 것은 부인하긴 힘든 것 같습니다.

이 곳에 포스팅에 대한 감상이나 의문을 남겨주시면 성의껏 답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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