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3월22일/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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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코하마 패리 터미널로 향하는 길에 만났던 가게들 중 하나.
해변 분위기가 나는, 이국적인 느낌의 가게들이 연달아 늘어서 있어서 걷기에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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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곳곳에 요코하마 개항에 관련된 그림들이나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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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 보니 멀리 요코하마 패리 터미널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도시조직에 스며들듯 이음새 없이 이어져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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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요코하마 패리 터미널은 너무 유명한 건물이라,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습니다.
너무 많이 봐서, (개인적으로 터미널의 건설 과정을 담은 책을 갖고 있기도 하구요) 실제로 찾아 가 봐도 별 재미가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요.

직접 보니 명불허전이었습니다.
말도 안되게 비현실적으로만 보였던 계획안이 너무나도 태연스럽게, 구체적인 생활 속으로 녹아들어간 풍경에 완전히 압도당했습니다.

381장의 사진을 찍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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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리 터미널을 나와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면서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사진 속 예쁜 가게가 아니라, 그 가게 옆 건물 사이 천막 지붕의 무허가 건물 같은 허름한 식당에서 먹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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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허가 판자집처럼 허름하지만 무척 깨끗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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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 위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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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판과 안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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볶음밥 반그릇과 계란 풀은 라멘 세트… 를 시켰는데,

볶음밥 맛이 정말 끝내주더군요.

느끼한 기름맛 대신 거친 “불”맛이 생생하게 느껴지고.
기름은 희미한 향기로만 감돌고.
밥알은 잘게 부수어진 계란과 햄과 함께 터질듯 탱탱하고.

일본에서는 이자까야나 라멘집 등에서 이 정도의 볶음밥을 먹기가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만,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볶음밥을 먹기가 쉽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볶음밥을 주문하면 “기름에 버무린 뒤 짜장을 얹은 밥” 이 나오지요.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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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멘도 좋았습니다.



(사진으로 남기진 못했지만) 주방으로 흘깃 보였던 요리사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할아버지였는데, 검은색 나비넥타이를 메고, 새하얀 와이셔츠 소매를 걷고 커다란 중국식 프라이팬을 휘저으면서 열심히 볶음밥을 만들고 있더라구요.

가게 분위기나, 음식 값이나, 메뉴나, 이용하는 사람들이나…
우리나라로 치면 싸구려 분식점 내지는 “함바집”에 해당하는, 혹은 그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의 음식점이었습니다. 단골 손님처럼 보이는 공사장 인부도 있었구요.

그냥… 그런 모든 상황이 너무 좋아보였습니다.

허름하지만 깨끗하고,
싸지만 맛있고,
그런 와중에 나름의 격식이랄지, 품위를 지키려고 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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