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당시 다니던 직장 일로 뉴욕 출장 갔었을 때 찍은 사진들입니다.
대규모 복합 시설의 좋은 사례입니다. SOM 작품인데요. 센트럴 파크 남서쪽 구석, ‘콜럼버스 서클’ 바로 앞에 붙어있었습니다. 벽돌 마감 아파트 사이에 늘씬하게 솟은 유리 커튼월이 좋은 대비를 이루고 있네요.
하나의 몸통에서 두 개의 형제 타워가 솟아오르는 구성이 슬슬 보이기 시작합니다.
적당히 덩어리를 나누고 겹쳐서 지루한 느낌을 누그러뜨리고 싶었나 봅니다.
무작위로 열리는 프로젝트 창문이 본의 아니게 입면에 패턴을 만들고 있는 모습입니다. 덩어리가 단순하고 표면이 넓다 보니 이 정도의 해프닝이 눈에 크게 띕니다.
하늘과 구름만 반사가 되는 시점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는데, 건너편 건물이라도 반사되면 표면이 잔뜩 우글거리는 것처럼 보이는 게 조금 안타까웠습니다. (로-이 코팅 때문에 우글거림이 더 심해 보이나?)
한편, 표면이 꺾이면서 스스로의 일부를 반사할 때는 허상과 실상이 맞붙으면서 기대 이상의 재미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하늘과 만나는 고층부는 구름을 반사하는 거대한 유리로 단순하게 정리되었는데,
사람 눈과 가까운 저층으로 내려오면서는 돌이나 금속 패널 등 재료도 다양해지고,
얇은 핀(FIN) 같은 장식요소들도 좀 더 촘촘하게 붙습니다.
위압감을 덜기 위해서 덩어리가 적당히 나뉘고 있었는데,
덩어리를 나누는, 유리와 수평 핀(FIN)의 반복으로 처리된 띠 안에 루버를 집어넣은 모습이 나름 절묘해 보입니다.
그에 비해, 고층부 반사유리 커튼월 벽면에서의 루버 처리는 조금 아쉬움이 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