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유리 덩어리들의 구성이 얼핏 느슨해 보이기도 하는데, 아무런 규칙 없이 난잡해 보이진 않고요, 조금 자세히 살펴보면 탄탄하게 짜임새 있는 느낌입니다.
허공을 품은 거대한 유리상자. 보행자의 눈길을 끄는, 타겟이 되는 덩어리를 허공으로 비워두었습니다. 그래서 더 눈길을 끕니다.
유리에 건너편 영상이 반사되는 모습은 언제 보아도 흥미롭습니다. 밝은 하늘과 구름은 유리상자를 불투명하게 만들고, 건너편에서 반사된 아파트가 오히려 유리상자의 내부를 드러내는 아이러니.
앞선 포스팅에서 언급했듯, 원형의 광장(콜럼버스 써클)에 접해있는지라, 원형 모티브와 직선이 만나는 부분에서 뾰족한 예각이 생깁니다.
그 예각에서 비롯된 덩어리들이 차곡차곡 반복적으로 짜여지면서 ‘느슨하지만 짜임새 있는’ 표정이 연출되는 상황으로 이해되었습니다.
예각으로 뾰족하게 깍인 덩어리들이 반복되는 모습이 보입니다.
특히 상층부의 유리 타워 부분은, 예각으로 깎인 연출 덕분에 길에 면하는 ‘하나의 면’만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주변 풍경에 녹아 들어가는 유리라는 재료의 속성과 맞물려 비물질적인, 비현실적인 풍경이 연출되는 모습입니다.
예각 덩어리는 저층부에서도 반복되고 있는데, 앞서 보았던, 입구 부분을 텅 빈 덩어리로 채우는 연출이 반복되고 있네요.
예각의 뾰족한 조형은 움직임을 한층 강하게 빨아들입니다.
파악하기 쉽고 명쾌한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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