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찰스스트릿맨션/캐노피

삼 년 전, 회사일로 잠깐 출장 갔었을 때 찍은 사진들입니다. 허드슨 강변에 리차드마이어가 디자인한 아파트가 있다는 말을 듣고 구경갔었는데요. 정확한 이름이 따로 있겠지만, 편의 상 위치를 따서 ‘찰스스트릿맨션’이라고 부르렵니다. 아무튼.

사진을 두서없이 찍어서 건물 전반에 대한 설명을 하기는 좀 애매하고. 대신 인상적으로 보았던 캐노피 부분만 정리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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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노피를 이렇게 만들 수도 있겠구나! 라는 놀라움을 느끼게 했던 장면. ‘처마’가 아닌, ‘우산’으로 풀어낸 결과입니다. 왼쪽으로 몰려있는 기둥이 빗물 홈통을 품고 있는 것이겠지요. 또 눈길을 끄는 것은, 캐노피와 짝을 이루고 있는 방풍실입니다. 흔히 볼 수 있는 유리상자가 아닌, 알루미늄 패널이 기역자 모양으로 감싸는, 비대칭으로 되어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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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노피의 기둥이랑 평평한 지붕과 함께, 네모 반듯한 윤곽을 연출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라 짐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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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둥이 왼쪽에 치우쳐있기 때문에, 거꾸로 꺾여진 우산과도 같은 역삼각형의 지붕윤곽이, 오른쪽 방면으로는 좀 더 완만한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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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만하게 경사진 지붕의 끝을 처리한 모습에서는 감각에 충실한 스타일리스트로서의 면모가 새삼 느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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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과 분리되어, 홀랑 뒤집어진 우산처럼 서 있는 캐노피와 묵직하게 자리잡은 네모 반듯한 방풍실. 느슨해 보이지만 잘 살펴보면 왠만큼 비바람이 불지 않는 이상 비에 맞을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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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의 아파트가 강변을 따라 나란히 서 있었는데, 이 것은 다른 아파트에 붙어있던 캐노피. 가느다란 수평선이 살짝 떠 있는데, 수직-수평의 모티브에 충실한 건물 디자인에 잘 녹아 들어간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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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겉에서는 그냥 반듯하게 수평선으로 보였지만, 안쪽 머리 위로는 나름 반전이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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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살 없이 가뿐한 모습을 연출하면서도 동시에 건물 전체를 지배하는 ‘반듯한 분위기’를 해치지 않기 위한 절충이라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바깥에 접하는 ‘반듯하고 뭉툭한’ 덩어리는 조명 박스를 겸하기도 하니, 일석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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