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가을의 어느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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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화요일마다 성북구청 평생교육원 강의를 나가고 있습니다. 맨홀뚜껑, 가로등, 가로수, 볼라드, 지하철 좌석배치 등의 각종 거리 가구 디자인을 통해 발견하는 각국의 문화 차이 비교, 그리고, 관련된 건축물 구경 등이 내용입니다. 청강생들은 다양한 나이대의 어머니들입니다.

총 여덟 번의 강의 중, 어제는 네 번째 시간이었습니다. 시작할 때에는 서른 분이 넘었는데, 어제는 열 다섯 분 정도 오셨습니다. 이 정도의 인원이 끝까지 갈 것 같습니다. 반응이 좋았거든요. 의아하고 살짝 지루해하는 듯한 표정이었는데, 강의가 진행되면서 조금씩 생기가 돌고, 적극적으로 이야기도 하시고, 질문도 많이 하십니다. 웃음도 가끔 터져나옵니다.

작년 마포구청 강의 프로그램을 발전, 응용하여 진행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지난번 보다는 내용이 풍성해졌고, 진행도 매끄러워졌다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사진은, 잠깐 ‘실습’하는 모습입니다. 거창한 것은 아니고, 지하철 차량 평면 밑그림에 마음껏 좌석을 배치해 보는 내용입니다. 다음 시간에 발표도 하고,

영세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이런 활동이 아주 소중합니다. 적절한 소일거리도 되고, 소박하게나마 용돈벌이도 되고요. 여럿이서 웃으며 어울리는 것이 정신 건강에도 도움이 됩니다.

꾸준한 관심사를 되돌아보고, 정리하면서, 서로 배우게 된다는 데에도 의미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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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화요일 아침, 강의가 끝나면, 성북동 기사식당에서 돼지불고기백반을 먹습니다. 10여 년 전, 첫 번째 직장이 성북동에 있었는데, 그 때 부터 다니던 식당입니다. 향이 살아있는 직화구이 돼지불고기와, 시원한 맑은 조개국, 마늘 절임, 조개젓, 상추쌈이 좋은 조합을 이루고 있습니다. 무채절임과 배추김치는 빠져도 될 것 같습니다. 아니, 빠져야 이 메뉴로서의 완성도가 살아날 듯 합니다.

여느 기사식당과 마찬가지로, 생판 처음 보는 아저씨들과 ‘겸상’을 합니다. 손님이 가득이라 빈 자리가 귀하거든요. 여기저기 부대끼면서 먹는 식사가,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지쳐있을 때 정신 없이 활기찬 재래시장에 가서 힘을 얻는다는 말을 곧잘 하는데, 비슷한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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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엔 집 근처 자전거집에서 자전거를 ‘전반적으로’ 손 보는 것으로 마무리. 더 추워지기 전에 꾸준히 달려 보려구요.

이 곳에 포스팅에 대한 감상이나 의문을 남겨주시면 성의껏 답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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