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바키아]철교/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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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 나란히 놓여있는 모습에서, 여러 기술, 여러 시간이 겹치는 상황이 뚜렷이 드러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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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십 미터 걷다 보면, 아직 철거되지 않은 구조물 본체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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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벳과 볼트가 고슴도치 가시처럼 빽빽하게 꽂혀있는 모습. 요즈음의 매끈하고 거대한 토목 구조체와는 조금 다른 감성이 느껴집니다. 잘게 나뉘어진 부재들이 소통이 가능한 스케일감각을 연출하고 있는 데다가, 리벳과 볼트를 통해 부재를 타고 넘나드는 힘의 흐름이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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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디지털과 아나로그의 감성 차이 같기도 합니다. 작동방식이 읽혀지는 기계, 즉, 소통이 되는 기계와, 읽혀지지 않는, 소통이 되지 않는 기계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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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개의 얇은 부재가 조합되어 큰 부재를 이루고 있는데, 중간중간 구멍이 나서 빛을 조각내고 있는 모습도 볼 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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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부재가 접합되고 있는지, 세 개의 부재가 접합되고 있는지에 따라 볼트 접합 상황이 달라지는데, 그런 변화를 읽어내는 재미도 쏠쏠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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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히 짜맞추고 꿰고 조였을 자잘한 부품들이 조합된 풍경을 통해, 자연스럽게, 당시 인부들의 ‘노동의 풍경’이 구체적으로 상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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