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바키아]흐라드_데빈/04

[슬로바키아]흐라드_데빈/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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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 돌덩어리. 깎여서 드러난 붉은 벽돌, 덧씌워진 푸른 이끼. 그리고, 각자 나름의 필요로 인해 생긴, 여러 크기, 여러 방향의 구멍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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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으로 휘어진 성벽에, 방사형으로 펼쳐지듯 뚫린 방향이라든지, 벽 바깥으로 갈 수록 좁아지는 모습이, 군사시설에서 곧잘 발견되는 전형적인 총안(銃眼)임을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총안 아래에 좀 더 촘촘히 작게 뚫린 구멍들은, 바닥판을 지지하는 ‘보’를 지탱하기 위한 구멍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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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바위 덩어리 사이의 빈 틈을 작고 붉은 벽돌로 메우는 식의 구조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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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품은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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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內城) 가운데 넓은 뜰 한복판에도, 바깥에서 보았던 것과 같은 형식의 안내판이 서있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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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가 되어버린 돌벽 가운데에서 특히 존재감이 더 돋보이는 느낌이었습니다. 오래된 유적(돌받침)에 현대와의 소통을 위한 정보(안내판)이 덧씌워지는 상황이 있는 그대로 읽혀지는 형식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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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內城) 안에는 또 다른 성이 있었습니다. 여러 겹으로 둘러싸이는 공간 형식은, 사실은 공간들이 선형적인 위계를 두고 구성되는 시설에서 흔히 보이는 것인데, 특히 이런 군사시설에서 그 의미가 더 각별하게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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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공사로 인해 출입이 통제되어, 그냥 멀리서 바라만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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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와 성벽이 두서 없이 뒤섞여 있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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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산 위에 성벽이 이음새 없이 스며들어가듯 짜여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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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거리며 솟아난 바위 덩어리에 얹혀져, 다양한 두께와 표정으로 흘러가는 성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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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그대로의 거대한 바위 산, 무너져서 흔적만 남은 옛 성벽, 그리고, 한참 뒤, 요즈음에 덧씌워진 것으로 보이는 계단과 돌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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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가뿐하고 모던해 보이는 철구조 다리도 함께. 다양한 재료와 시간과 요소들이 덕지덕지 여러 겹으로 쌓여지는 모습이 보기에 흥미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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