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_운중동_주택/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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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도. 오른편에 마당을 끼고, 왼편에 펼쳐질 가족실 방면을 바라 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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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도. 오른편에 가족실을 끼고, 왼편에 펼쳐질 마당 방면을 바라 본 모습.

마당과 가족실이 바람개비처럼 맞물린 평면의 구성이 쉽게 읽히는 장면입니다.

집을 구성하는 나름의 규율에 맞추어 차곡차곡 짜여진 몇 가지 재료들의 조합이 보기에도, 만지기에도 즐겁습니다. 마당과 가족실 등 안팎의 빈 공간과 함께, 복도를 오가는 일상의 삶 속에도 윤기와 따스함을 불어 넣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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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규정하는, 날아가는 벽. 기역자로 뚫린 개구부는 공간에서 공간으로 넘실거리는 소통의 통로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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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에서 보이는 집의 표정을 특징 짓는 중요한 디자인 어휘이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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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실제로는 구석이 막혀있지만, 기역자로 뚫린 것 처럼 연출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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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역자로 뚫린 모티브는 주인 침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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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가족실에서 욕실로 이어지는 연결부분 등, 집 안 이곳 저곳에서 연거푸 되풀이됩니다. 그 만큼, 집의 인상이 또렷해지고, 집 안에서 펼쳐질 일상에서의 경험 또한 탄탄하게 정리될 것 같은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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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서 펼쳐지는 촉각적인 재료의 향연 또한 즐거웠습니다. 가족실의 계단과 객석(?)은 자작나무 합판을 겹쳐서, 단면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며 짜여있었는데요. 낯설지 않은 재료를 집요하게 활용하여, 재구성, 재발견하는 와이즈 건축 특유의 성향이 잘 드러나는 장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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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 합판은 공부방의 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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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방의 수납장, (합판의 적층된 구성을 활용해서 손잡이를 깎아낸 이런 장면에서는 정말이지 탄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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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으로 올라가는 수납장 겸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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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실의 수납장 등, 집 안 곳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되며 활용되고 있었는데요. 이런 집에서 살다 보면 재료의 짜임새에 대한, 혹은 촉감에 대한 감각이 무럭무럭 자라날 것만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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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투명한 미서기 문을 여닫을 때 자연광이 조절되는 이런 재치있는 장면도 있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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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 천정은 노출콘크리트 마감인데, 현관 바닥으로 깔린 트래버틴과의 궁합을 염두에 두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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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출콘크리트, 자작나무 합판, 벽돌 등, ‘쌩’ 재료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이 인상적인 한편으로,

굳이 어렵게 이 부분만 노출콘크리트로 몰아간 모습에서는 어떤 고집이 느껴지기도 하고, 혹은, 안팎의 연결점이 되는, 현관이라는 중요한 공간에 어떤 식으로든 의미를 부여하고자 했던 건축가의 마음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3줄 정리.

1. 얼마 전, 와이즈건축으로부터 초대를 받고, 근작, 판교 운중동 주택에 구경갔었습니다.

2. 반가운 사람들을 오랜만에 만나서 즐겁기도 했고, 좋은 작품을 접하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3. 여기저기 잡지에서 잘 다루어질 작품이라는 생각에 사진을 많이 찍지 않았었는데, 조금 후회됩니다.

 

1 Comment

  1. 너무열정적이시라 보기좋으네요ᆞ
    이제 아이도 많이컷을건대ᆞ좋은시간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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