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풍경]Café INTEXIBIT

인테리어소품 판매와 카페를 겸하는 개념의 매장 인테리어 디자인을 제안했었는데요. 짧은 기간 동안 간단하게 개념을 잡아서 보고 드렸던 것입니다. 의뢰인의 양해를 받아, 보고 내용을 조금 정리해서 포스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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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 대상지입니다. 할인매장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변두리 간선도로 변에 위치한 커다란 창고인데요. 여기에 카페를 겸한 인테리어 소품 가게를 계획하고 싶다는 의뢰였지요.

도로를 향해 시원하게 펼쳐진 유리창은 시원스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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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 안의 넓고 높은 공간은 충분히 인상적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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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간 속에 작고 오밀조밀한 인테리어 소품을 그대로 전시하기에는 다소 무리입니다. 상품은 실제로 사용되는 환경과 비슷한 상황 속에서 전시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문제의식과 더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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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뢰인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이미지를 보여드립니다. 앞으로 보고드릴 내용의 예고라고나 할까요. 극단적으로 단순화된 ‘집’의 형상. 그리고 움직일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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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연출 계획. 커다란 창고에 벽을 쌓아서 공간을 구획하고, 벽돌로 마감하고, 한쪽 구석에 카운터와 창고, 주방 등의 준비공간과 다락을 만드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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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의 오픈 키친과 카운터, 창고 및 다락을 한쪽 구석에 몰아 넣습니다. 일차적으로 공간은 정리되었는데, 여기에 곧바로 아기자기한 소품을 전시하기에는 애매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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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집’을 상상합니다. 평균적인 보통 방 크기의, 바퀴가 달려 이리저리 움직일 수 있는 상징적인 집의 윤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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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인테리어 소품들을 진열하는 부스라고 할 수 있겠네요. 커다란 창고 안에 그냥 놓는 것 보다는 상품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질 것이고, 실감도 더 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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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에 따라서 얼마든지 유연하게 연출할 수 있겠습니다.

……

여기까지가 1차 보고 내용이구요, 내용에 공감하였음을 확인한 수, 일주일 뒤에 간판 디자인에 대한 개념을 세워 또 다시 보고 드리기로 약속했습니다.

2차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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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찍은 사진들을 보여드리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저는 박력있게 펼쳐진 벽돌 벽들과, 투광등이 설치된 광고판을 매력적이라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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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벽돌벽면에 큼지막하게 글자를 써넣은 모습. 색이 적당히 바래어, 엄청나게 큰 크기임에도 불구하고 극성스럽거나 징그러운 느낌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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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보고 내용까지 반영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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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광등을 달고, 형강 사이에 벽돌(혹은 벽돌 모양의 타일)을 채워 넣은 후, 페인트로 글자를 그려서 간판으로 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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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기존의 좁은 계단을 철거하고 데크를 겸한 넓은 계단을 새롭게 설치하시기를 제안드렸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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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interior)와 전시(exhibition)을 합해서, 가게 이름을 인텍시빗(intexibit)이라 붙여보았는데요. 물론 제안일 뿐입니다.

간판의 벽돌은 내부 마감의 연장이기도 합니다. 제한된 재료를 반복 사용해서 일관된 이미지를 연출하려고요. 넓은 벽돌벽에 페인트를 칠하는 식으로 만드는 간판인데, 아직 교외 간선도로 변의 할인마트에서는 이런 경우가 별로 없으니까, 눈에 잘 띌 것이라 생각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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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이름을 큼지막하게 표기하는 커다란 간판이랑, 가게 컨셉이나 영업시간 등의 부수적인 정보를 전달하는 작은 보조간판을 계획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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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게 컨셉을 커다랗게 표현하고, 가게 이름을 보조간판에 작게 표기할 수도 있겠습니다. 벽돌의 앤틱한 느낌이랑 이런 식의 직설적인 태도랑 어울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의뢰인은 오랫동안 유통업을 하시면서 스스로 여러 번 인테리어 계획이나 시공을 진행하기도 한 분이었습니다. 인테리어 공사 진행 요령이나 자재 종류에 대한 지식은 저보다 훨씬 더 깊은 분이었어요. 그래서 처음부터 가게의 ‘컨셉’만 잡아주기를 원하셨는데요. 실제 시공에서는 제 관리를 떠나서 디자인 내용이 얼마든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쉬운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지어지지 않으면 정식 실적으로 내세우기 애매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필요하신 만큼만 일을 해드리고 거기에 맞는 댓가를 받을 수 있다면, 마다할 이유는 없겠지요. 짧은 시간 동안 간단한 일을 하고 얼마간의 용역비를 확실히 받았다는 점에서 좋았고요. 결과물에 크게 만족해하셨으니 보람도 있었습니다. 더 나아가, 이 정도의 고민과 궁리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스스로 행복했으니, 이래저래 감사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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