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아사쿠사관광안내센터3

계단으로 슬슬 내려옵니다. 아래층 복도에 안내책자를 놓는 작은 책상이 있었는데,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 같네요. 찾아보니 건축가의 저서 ‘작은 건축’에서 언급되었던, 그가 예전에 제안했던 폴리고늄(폴리곤+알루미늄) 시스템이네요. 약한 건축, 작은 건축, 의성어 의태어 건축 등으로 일관되게 꾸준히 다듬어진 컨셉의 결과입니다. 앞선 포스팅에서 보았던, 구멍 송송난 지붕과도 닿아있는 이야기이지요. 명쾌하고 정교한 컨셉이 때로는 건물의 요소로, 때로는 건물 안 가구로 변주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습니다.

공기조화 토출구를 바닥에 놓는데, 재료는 연속적으로 맞추는. 이런 장면은 언제 봐도 참 반갑습니다.

계단실에 붙어있던 층 안내 표식인데,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표현되어 있었습니다. 숫자를 보면, 각진 셰리프를 살짝 붙여서 모던한 와중에 살짝 고풍스러운 느낌을 주고 있네요. 아무튼 이 모양 그대로 …

개별 공간의 윤곽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미러’ 반전을 하면 위의 표식 모양 그대로가 됩니다.) 이 경우는 작은 계단식 강당이었네요.

계단에는 붙어있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센터 전체 시설 안내도도 있고, 해당층의 위치와 윤곽을 드러내는 아이콘도 있고, 층수를 표현하는 글자도 있었고요.

계단 참에는 진행방향과 층수의 변화를 알려주는 표식도 있었는데, 글자와 방향막대기(?)가 따로 놀지 않고 같은 스타일로 한 몸처럼 잘 조직되어 있네요. 여기에서도 글자 획의 끝에 살짝 뾰족하게 솟아오른 셰리프가 건물의 맥락에 어울리는 표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한쪽은 벽을 음각으로 파서 손스침 겸 조명상자를 만들었는데. 튀어나온 손스침 보다는 공간(계단폭)을 조금이라도 넉넉하게 확보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성의있게 연출하면, 이동을 위해 할 수 없이 만든, 얼른 지나가면 충분한 공간, 그 이상의 느낌이 생기니, 계단 오르내리는 사람 입장에서 아무래도 기분이 좋지요.

그런데 배선이 훤히 드러나는 모습은 좀 의외였구요.

화장실은 극도로 모던해서 오히려 일본 특유의 미니멀한 전통과 이어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기억해두었다가 언젠가 써먹고 싶어집니다. 스텐레스 판을 접어서 상판과 세면대를 일체로 만든다든지. 거울을 수도꼭지 공간까지 꽉 채운다든지. 스텐레스 판의 접힌 모서리랑 거울의 위치를 맞추어 거울을 스텐레스랑 같은 톤으로 연출한다든지.

 


 

아사쿠사관광안내센터4 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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