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풍경]사회적경제지원센터

서울시공공건축가에게 주어지는 기회로, ‘노원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지명현상설계에 참여했습니다. 지명현상설계는 일반적인 현상설계 보다 당선확률이 훨씬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게다가, 자유방임 자본주의의 한계와 부작용을 보완하는 사회적경제에 예전부터 관심을 두어왔던 터였습니다.

놓칠 수 없는 기회라 생각하며 한참 진행하다 마감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건축한계선과 주차진출입 방면을 규정하는 ‘가이드라인’이 참여등록 며칠 뒤 추가로 제공되었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진행해왔던 디자인을 폐기하고, 며칠 만에 새로운 디자인을 만들어 제출에 성공합니다. 그리고 다행히 꼴찌는 면했다는 사실로 만족하기로 합니다.

여기에 공유하는 내용은 가이드라인을 모르고 진행하다 폐기한 대안입니다. 어이 없는 실수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겠다 다짐하는 마음, 그리고 탐구하고 실험했던 내용 응용하고 발전시켜야겠다는 마음을 담아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기록으로 남겨둡니다.

투시도

지원센터 관리실, 강의실, 회의실, 입주기업 사무실 등의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진 아담한 건물로, 유형으로 따지자면 동네 근생건물입니다.

전면부

사회적경제는 ‘선언’입니다. 참여와 확장, 이종교잡을 통한 기대 이상의 성장을 독려하는 선언. 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이 ‘선언’을 온전히 드러내어 세상과 소통하게 해주는 매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건물 전면의 수직 루버는 서향의 따가운 햇볕을 걸러주는 건축장치이자, 선언을 담아내어 드러내는 소박한 틀이기도 합니다.

매니페스토 발코니와 메시지프레임

현상설계는 개념의 경쟁이기에, 쉽고 세게 어필하기 위해서 오글거리는 말을 만들어 붙이기도 합니다. 수직루버에는 ‘메시지프레임’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메시지프레임’을 다이빙대처럼 관통하며 튀어나오는 발코니에는 ‘매니페스토발코니’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아, 지금 생각해도 좀 화끈…)

옥상정원

옥상까지 올라오는 승강기. 적당히 둘러싸인 아늑한 공간감.

저층부

건물 덩어리의 윤곽, 메시지프레임, 매니페스토발코니, 출입구캐노피, 창문 윤곽, 계단실 지붕 등, 둥글둥글한 조형은 건물의 여기저기에 집요하게, 일관되게 적용되어…

가구를 비롯한 온갖 소품, 사람, 플랭카드 문구 등, 온갖 요소들 하나하나를 만지면서 공들였던 기억. 패배자의 미련일 뿐이겠으나, 이 때의 경험과 교훈이 언젠가의 성공을 위한 거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조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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