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정을 “배회복도”가 종횡으로 가로지르고 있고, 기도실 등의 덩어리들이 튀어나와 있고… 그래서 중정을 바라보고 있자면 눈이 참 즐겁습니다. 그런데 이 중정이 어떤 활동이나 이벤트 따위를 담을 수 있는 살아있는 마당은 아니구요. 그런 측면에서 전통적인 수도원으로써의 “기능”을 이 건물이 정말 제대로 담아내고 있느냐.. 는 문제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는 평도 있죠. 뭐, 다 아시는 내용일 테죠.
신년특집으로, 그냥 부담없이 (많이 보았던 장면들이겠지만) 사진구경시켜드린다는 마음으로 올립니다. ^^
그러니까 이 중정… 잔디밭이.. 그냥 건물과 복도 따위 덩어리들이 자리잡고 남은 빈 땅 이상의 어떤 특별한 의미도, 의도도 없는 것인데… 경사지를 오르내리고 필로티를 통과하며 여기저기를 기웃거리고 건물을 구경하는 것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어요. 그렇게 하라고 만들어 놓은 것은 아니었을 텐데 말이죠.
이것 저것 많아서…. 볼거리가 많아서 눈이 즐거웠던 게죠.
다양한 요소들이 때로는 탄탄하게 때로는 느슨하게 조직되어 있는 모습….
이런 장면에서는 지난번 글에서 참조글로 올린 리차드마이어가 금방 연상됩니다.
저런 패턴들이 작가 개인의 표현에 그치지 않고, 한 때의 유행에 그치지 않고 살아있는 것을 보면 참 경이롭습니다. 아마도 이런 것들이 단지 개인적인 취향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기술과 시대정신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을 기반으로 한 것이기 때문이 아니었겠는가.. 하는 뻔하고 식상한 생각을 해봅니다.
아무튼 바깥에서 건물을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한바퀴 돌아서 다시 올라가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