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빌라사브아/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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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봐도 낯설고 비현실적으로 보이니, 지어졌던 1929년에는 적잖은 충격이었을 것이라 짐작됩니다.

화단 모서리에 동그랗게 다듬어진 조경수들이 보이는데요, 원래 건축가의 의도였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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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단과 차도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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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입 시퀀스의 시작입니다.
자동차를 타고 들어간다고 상상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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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속으로 빨려들어가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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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테크놀러지가 빚어내는 새로운 현상과 경험을 건축의 영역으로 포섭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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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집으로 들어가는 대문인데요.
문이 정면에 뚫려있는 것이 아니라, 찻길의 궤적에 맞물려 뒷면에 뚫려있지요.

간단한 시퀀스이지만, 새로운 테크놀러지(이 경우에는 자동차의 출현)가 구체적인 생활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그것을 건축이 어떻게 담아 낼 것인지에 대한 건축가의 통찰력이 유감없이 드러나는 감동적인 장면입니다.

1929년에 꾸었던 꿈의 산물인데, 지금 보아도 새롭습니다.

그래서 “모던”입니다.

아무튼, 1년 여 전에 찍었던 사진을 곰곰히 살펴보니 묘한 기분이 드네요.
천정에 보가 훤히 노출된 채로 창문 한가운데를 가로질러가는 모습도 나름대로 희한하구요.
거기에 달대를 달아서 문 프레임을 고정시켜 놓은 것도 귀여워 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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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주인을 내려 놓고, 드라이버는 계속 달려가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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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벽에 숨겨진 차고의 문을 열고 주차를 시키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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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계속 어디론가 달려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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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하얗고 밋밋한 벽체를 싫어할 수도 있고,
가로방향으로 길다랗게 찢어진 삭막한 창문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집이 “새로움”(표면적인 스타일링 상의 “얄팍한” 새로움이 아니라, 새로운 테크놀러지가 빚어내는 새로운 생활상과 관련된 “깊은” 새로움)을 담아내고 있다는 점을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 집의 미덕과 가치는 바로 그 점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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