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홍콩공항

홍콩을 경유해서 가는 항공편이라,
홍콩공항에서 약 한시간 반 정도 시간을 보내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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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의 얼개를 볼 수 있는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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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건축가 노만 포스터 경이 설계한 것이라 알고 있는데…
아주 강한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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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을 간접광으로 바꾸어서 은은한 실내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이런 “필터”를 사용한 것 같은데요… 낮에 와 보면 또 다른 느낌이 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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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 필터들은 천정의 점검통로(캣웨이)와 각종 설비배관등을 감추는 역할도 합니다. 일석이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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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과 비교.
조감도의 시점으로 본 모습은 인천공항이 훨씬 멋지죠.
잘 알고 계시다 시피, 학이 날개를 펴고 날아가는 것 같은 모습.
하지만, 실내 아케이드의 모습은 홍콩 쪽이 훨씬 멋집니다.
인천공항은 그냥 평범한 동네 아케이드나 쇼핑몰의 느낌에 가까운 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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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공항은 어떤 “영적인” 분위기까지 내뿜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 것일까…)

인천공항에서는 그냥 바쁘게 돌아다니느라고 자세하게 관찰하지는 못했지만,
사진으로 지금 보니, 일견 평범해 보이는 한편, 나름대로 흥미로운 얼개를 가지고 있네요.

그래도 홍콩 공항의 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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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공항의 경우는, 같은 주제의 공간 얼개가 조금씩 변주되면서 공항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데요. 작가의 의지가 강력하게 표현되어, 어디에도 없는 오직 이 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고유의 장소성을 표출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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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둥과 지붕 프레임이 만나는 부분의 디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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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가다가 수평부재가 부착되는 경우도 있고.
그러면 그 수평부재를 잡기 위해서 천정 마감재의 일부가 절개되어 부착되는 여유공간을 만들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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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고가 높은 부분에는 “중층”을 두어서 라운지나 고급레스토랑을 마련했는데요.
간결하고 상쾌한 난간 처리가 즐겁습니다.
이런것을 괜히 무슨 무지개처럼 배를 불리거나 가운데 구멍을 뚫어놓거나 하는 무식한 경우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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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카트처럼 생긴 화물카트. 그냥 웬지 영국풍, 혹은 홍콩풍으로 느껴지더군요.
의자는 많이 보던 것이라 별로였고. 의자와 가구는 인천공항쪽이 나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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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로. 공항에서는 이런 장치들이 필수적이죠. 깔끔해서 좋긴한데.
기왕이면 유리난간 옆의 스테인레스 박스들을 마닥마감레벨과 맞추어서 평평하게 할 수는 없었을까요? 매입을 해서… 아마도 어떤 기술적인 요구사항이 있었겠죠. 그래도 매입을 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울 것 같지는 않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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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스트릿 퍼니쳐”
공중전화, 승강장번호판, 설비유닛.
전반적으로 세련되게 디자인 되었는데.
이런 요소들을 통합해서 보다 간결하게 연출할 수는 없었을까.

아마도 각각의 요소들이 설치되는 설치 간격이 달라서, 이렇게 각각 세워두는 편이 속 편했겠죠. 하지만, 설비유닛 같은 경우는, 용량을 조절해서 승강장과 같은 간격과 갯수로 맞추어서 설치할 수도 있었을 것이고, 그런 뒤에 그 유닛에다가 번호판을 다는 식으로 계획을 했더라면, 적어도 설비유닛과 승강장번호판은 통합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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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거대시설에서 빠질 수 없는 글라스박스.
하얀 프레임에 검은 창틀이 (선입견이겠지만) 영국스러워 보입니다.
조금 “촌스러운 모더니즘”으로 보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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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카트가 부딪치면 큰일이니까, 바닥에 이렇게 안전봉을 달아야 하는데. (일종의 걸레받이)
그걸 바닥에서 고정시키지 않고, 글라스박스 구조체에다가 수평으로 고정시켜 유리줄눈 사이로 연결시킨 것이 감탄을 자아냅니다.

아무튼 글라스박스는 건축가의 취향이랄지, 성실함이랄지, 스타일 등을 엿보고 직접 비교할 수 있는 좋은 견본입니다.

나중에 바젤에서도 좋은 글라스박스를 보았는데,
리옹의 지하철에서 만났던 글라스박스가 지금까지 본 것들 중에서 제일 괜찮았던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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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안전걸레받이?” 처음부터 고려되어 일관되게 설치된 것이 좋게 보입니다.
인천공항의 경우는, 일부를 공사완료 후에 급조해서 달아놓은 것이 눈에 거슬렸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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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체의 디멘젼과 설비환기구의 디멘젼을 통일해 놓은 것도 좋아 보이고.
카펫의 문양도 좋아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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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장 통로의 비교.
홍콩공항의 완승.
훨씬 단순하고 편하게 보이죠.
난간을 선형부재가 아닌 유리로 처리해서 시각요소를 대폭 줄인 것이 주효했습니다.
안그래도 바깥의 유리를 잡는 프레임을 톱니모양으로 디자인했는데, 거기에 난간까지 선형부재로 처리했다면 온갖 선들이 쓸데없이 우글대면서 다투는, 아래의 인천공항의 경우처럼 어지러운 풍경이 되었겠죠.

한편, 인천공항의 계단난간에서, 손스침 부분을 나무로 처리한 것도, 이제와서 보니 눈에 굉장히 거슬리네요. 실내 바닥을 마루로 한 것이야, “한국성”을 어필하기 위한 주요 개념이었다고 해도… 여기에서는 분위기를 산만하게 하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마치 히딩크를 앞세운 한국축구팀과 트루시에를 앞세운 일본축구팀의 대결을 보는 것 같았던,

케이피에프(분명하지는 않습니다만)와 빌모트를 앞세운 인천공항과
노만 포스터 경을 앞세운 홍콩공항의 대결.

홍콩공항의 완승…..

아마도, 거대설계조직에서 디자인하는 경우라 작가성이 일관되게 적용되기 힘들었겠고,
건축설계(건축설계조직도 간단치 않았죠. 한국에서는 인천공항 설계를 위해 “까치”라는 새로운 조직을 만들기까지 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와 인테리어설계의 주체가 분리되었고…

그런 점들이 인천공항을 명품에서 2% 못 미치게 만든 이유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멋대로 짐작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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