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당(?)으로 통하는 복도입니다.
쇳대박물관 등의 건물에서도 익히 보았던 사다리꼴 형상의 면분할 패턴을 바닥과 창문에서 볼 수 있죠. 역시 클리셰가 되어 버린.
좁고 낮은 복도를 따라가다보면 문득 탁 트인 공간이 나오고…
한 때 이런 식의 “공간시나리오”가 유행했던 때가 있었죠.
공간 지각 시퀀스의 조작으로 특정한 감흥을 유도해 낸다는…
요즘은 별로 인기 없는 이야기가 되어 버렸지요.
여기는 회의실이었던 같네요.
벤치와 의자 등의 가구들도 코르뷔제 디자인이라고 하더군요.
수직 창틀의 간격 설정으로 역동적인 리듬감을 불러일으키려는 의도였다고 하죠.
유명한 이야기.
창틀로 인해 바깥 풍경이 재단되고 가공되는데요.
그게 결과적으로 보는이와 풍경 사이에 건물(프레임)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형국이 된 것이죠. 좀 거창하게 표현되었지만 별다른 이야기는 아닙니다. >.<
부질없는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지난글에서 안내판을 소개한 적 있었잖아요.
거기에 “침묵과 평화” 운운하는 대목이 나오는데요. (참조글참조)
이렇게 수다스럽고 풍요로운, 정신이 사나울 정도로 볼거리가 많은 건물을 지어놓고 사람들에게 “침묵”을 일깨워주기 위한 건물이라고 말을 하는 코르뷔제가 조금 얄밉게 느껴집니다.
으음… 그 침묵은 이 침묵이 아닌 것인가요?
유창하고 조리있고 재미있게 수다를 떠는 사람 앞에서는 자연스럽게 입을 다물게 된다는 의미에서 침묵이라고 한 것일까요?
환기창과 래디에이터 그릴.
환기창은 잘 아시는대로 비행기 날개의 플랩을 연상케한다고들 하죠. 기계적이라고…
콘크리트 창틀.
속이 텅 빈 알루미늄 각파이프 멀리온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어떤 무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