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걸어다니는 지하도.
이 사진들도 역시 약 2년전 쯤에 찍은 사진들입니다.
지하철 1,2호선 신설역의 지하통로 풍경입니다.
나름대로 어렵게 찍은 사진입니다.
지나다니는 사람이 없는 순간을 포착해서, 나름대로 최적의 프레임을 잡아서, 흔들림없이 찍는다는게 그렇게 쉬운 일만은 아니더군요.
이런 공간이 생기게 된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다만 기존의 지하매설물(하수도라던지, 각종 케이블이라던지 등등)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이렇게 내려갔다가 금새 올라가는, 아주 비효율적인 공간이 만들어졌으리라 짐작해봅니다.
보행에 불편을 주고 자시고를 떠나서, 제법 인상적인 공간이라 생각되어 찍었습니다.
역동적인 느낌의 공간입니다. 여러가지로…. 휘어진 벽이나 압박하는 천정 등….
내려가서 찍은 사진.
새삼스럽지만, 느껴보세요. 우리 주변의, 매일매일 일상적으로 지나다니는 공간이 어떤 공간이었는지를….. 영롱하게 반짝이는 타일벽이 관능적이지 않습니까?
올라가서 찍은 사진.
매일매일 아무 생각없이 지나다니던 곳이라도, 늦은 밤, 아무도 없는 시간에 문득 집중해서 살펴보면, 생각지도 않았던 다른 종류의 감흥이 생깁니다.
아주 조금은 괴기스럽고 공포스러운….
같은 역의 다른 부분입니다. 이 사진 역시 그렇게 쉽게 찍은 사진은 아닙니다.
아주 굉장한 작품은 아니지만, 이런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나름의 인내심이 요구됩니다.
오른쪽 구석의 경비초소와 안내판이 없었다면, 좀 더 마음에 드는, 순수한 흐름과 율동감만이 강하게 느껴지는 사진이 되었으리라 생각되어 아쉬움이 듭니다.
아무튼, 우리의 일상 한 가운데에, 이렇게 순수하고 추상적인 공간이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입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기회가 오질 않더군요. 사람이 하나도 없는 순간이 포착되질 않더군요.
그래서 그냥 찍었는데, 오히려 기대하지 않았던 다른 느낌이 들어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우연이지만, 등을 보인채 먼 곳으로 걸어가는 사람들만 찍힌 것도 인상적이고요.
나도 저런 사람들 중 하나였겠지만, 이렇게 문득 “거리를 두고” 마치 나는 저 무리의 일원이 아닌 것처럼 이렇게 사진을 찍고, 또 이렇게 보고… 이러고 있으면 좀 색다른 느낌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