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화재사옥/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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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자의 눈높이에서 보이는 모습입니다.
세종로에 어울리는 점잖고 묵직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옆 건물들과 눈에 띄는 차이가 납니다.

또한, 1층 바닥까지 내려오던 입면 세로 돌기둥 패턴이 주출입구 부분에서는 끊어지면서 배후에 있던 검은 (진짜) 돌기둥이 보이는 것을 알 수가 있는데요.

요란스럽지 않고 우아하게 문의 위치를 알려주는 모습도 좋아보이더군요.

건물, 특히 다수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건물을 설계할 때 고민하는 것들 중 하나가 “건물의 입구를 어떻게 표현하느냐” 입니다. 평범한 사람들도 어디로 어떻게 들어가는 지 쉽게 알아차릴 수 있어야 친절한 건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캐노피를 다소 과장되고 요란스럽게 디자인하는 경우를 곧잘 볼 수 있고, 그러다가 건물 전체 디자인의 균형을 깨뜨리는 경우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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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해상사옥의 경우에는 대지상황과 기존건물을 부분적으로 고치는 리노베이션이라는 전제 때문에 캐노피(입구 위 비 따위를 피할 수 있게 만들어 놓은 지붕같은 덮개)를 앞으로 길게 뽑아내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출입구의 위치를 쉽게 표현하기 힘든 상황인데요.

지면까지 내려오는 강렬한 패턴들 중 일부를 걷어내는 방법이 쉬우면서도 효율적인 해법이었고, 더해서 다소 두툼하게 디자인한 것이 건물 전체의 디자인과 잘 어울리는, 아무튼 전반적으로 잘 된 디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건물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얇고 가벼운 캐노피를 이 건물에 코디했다면 그다지 어울려 보이지 않았을 것 같네요. (참조글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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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노피가 끝나고 입면 전체의 패턴이 시작되는 부분인데요.

무난하게 보이지만, 막상 디자인하려면 의외로 적잖게 고민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런 장면을 볼 때면 어디에다가 메모해 놓고 나중에 써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래서 이렇게 메모를 하고 있는 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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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말했다시피 두툼하고 힘찬 캐노피가 강렬한 입면 패턴과 잘 어울려 보이는데요, 부분적으로 뚫린 톱라이트를 통해 캐노피의 무게감이 다시 한 번 더 드러나고 있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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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라이트의 배열 또한 입면 패턴의 느낌과 닮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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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 뒷편까지 시원하게 뚫린 고마운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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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과 일체가 된, 무난하지만 훌륭하게 해결된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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