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으로 찾아간 곳이 “금산갤러리”였어요. 사실은 일부러 찾아간 곳은 아니고, 우연히 흥미로와 보이는 건물을 만났는데, 그게 알고 보니 금산갤러리라는 건물이었다는 것이죠.
나중에 알고 보니 건축가 우경국씨의 디자인이었어요. 처음에는 갸우뚱했는데, 찬찬히 둘러보니 납득이 되더군요.
멀리서 전경을 잡은 장면인데요, 전면에 수평성이 강한 스크린월을 두고 배후에 깍두기 모양의 볼륨들을 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전면의 길의 궤적에 맞추어서 유연하게 휘어 있는 전면 벽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전면의 벽을 삐죽 튀어나오게 한다던지, 같은 노출콘크리트이지만 거푸집 타입을 다르게 한다던지 하는 수법들을 통해 전면의 벽체를 배후의 볼륨과 분리되게끔 표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 봐도 희한합니다. 어떻게 만든 것인지. 아무래도 나중에 나무를 심으면서 가지의 위치에 맞추어 구멍을 뚫은 것이겠죠. 건물과 자연을 하나로 묶었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보기에 좋고 깔끔하게 마무리 되었는데 다소 “팬시”하고 “치지”(cheesy)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아무튼, 또한 건축가는 전면의 벽이 대지로부터 강인하게 솟아나오는 식이 아니라, 가볍고 유연하게 둥실 떠오르는 식으로 연출하고 싶었나 봅니다.
건축 디자인이라는게 별게 아니라, “벽이나 천정, 기둥 등의 요소들을 어떻게 “규정”하고 싶은가” 에서 출발할 수도 있는 것이겠습니다. 물론 그런 의도들을 하나로 묶는 상위의 개념이 있으면 더 좋겠죠.
건축가의 일관된 의도가 여러 장면에서 쉽게 읽혀질 때, 사진찍는 저는 행복하더라고요.
파주에서 보았던 노출콘크리트 타입인데요. 한결 깔끔하고 단정하게 마무리되었습니다.
(참조글참조)
멀리서 볼 때는 추상적인 패턴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강인한 물성과 시공과정에서의 에피소드들이 진하게 느껴지는, “실존의 벽” 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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