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젤]하디드파빌리온/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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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서 나와서 되돌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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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이 조금 각별해지네요. 화장실에서 일을 보고 나오면서 겪게 되는 해방감, 배설을 끝낸 후의 쾌감을 증폭시켜주는 공간연출입니다.

마징거제트 같은 거대슈퍼로봇이 출동하면서 통과하는 통로처럼 보이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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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 뛰어서 달려나가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네요.

건물의 용도가 유치원 부속시설 겸 동네커뮤니티 시설이라, 하디드 자신의 스타일을 마음껏 펼쳐보이기는 힘들었던 것으로 짐작이 되는데, 그런 와중에 이런 화장실 관련 공간은 그나마 그러한 의도를 비교적 충실히 발현할 수 있는 기회였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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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의 형상이 길다란 공간의 속도감과 역동성을 더해주고 있습니다만, 그다지 충분히 강렬하게 표현되지는 못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특히 평범하게 솟아 있는 기둥때문에 그러한 것 같습니다. 저렇게 얌전하게 세우지 말고, 좀 더 날렵하고 비스듬한 식으로, 랜덤한 느낌으로 계획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편, 필립 슈탁 디자인의 의자가 반갑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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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에서 보았던 나무 마감의 요소가 덩어리로 연출되어 건물 안팎을 관통하고 있습니다. 흔한 수법이긴 하지만, 좋아 보였어요. 건물의 얼개를 직관적으로 설명해 주니까요.

몇 해 전 잡지에서 보았던 사진들은 여기서 보이는 각종 가구라던지 화분 등이 설치 되기 전의 황량하도록 순수한 공간을 흑백으로 찍은 이미지들이었는데요. 이 사진들보다 훨씬 강렬한 느낌이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완공 후, 사람 살아가는 흔적이 첨가되면서 그 빛을 더 발하는 건물이 있는가 하면, 막 완공된 시점에서 최선의 모습이 연출되는 건물이 있습니다. 이 건물이 전형적인 후자의 경우겠지요.

멀리 정면에서 보이는 브릿지가 참 역동적으로 보이네요. 사진을 보고 있자니, 빨려들어가는듯한 느낌이 듭니다. 자하하디드가 공항터미널 건물을 디자인하면 정말 끝내주는 건물이 나올 것 같은데… 이런 평범한 커뮤니티 홀 보단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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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장면인데, 화분이 없었으면 훨씬 더 멋졌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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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입니다.
검은 계단에 하얀색의 난간이 근사하군요.
대조되는 색으로 인해 계단의 형상이 도드라지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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