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풍경]세종시단독주택/07

지난 11월5일과 11월20일, 감리 나가서 찍은 사진들입니다.

외장마감 막바지, 비계 해체하기 직전의 모습입니다. 이 모습을 최종이라 생각하면 안됩니다. 빗물홈통 도장이나 지붕 모서리 등, 마무리 몇몇 작업으로 인상이 많이 달라집니다. 지금은 설계 단계에서의 시뮬레이션이 아무래도 부족하지 않았었나, 하는 뒤늦은 반성을 하고 있습니다.

안전막을 걷어내니 몇 달 전 모니터로 보았던 모습이 조금씩 드러납니다. 되돌아보면, 이 시점에서 마땅히 확인했었어야 하는 몇 가지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나름 다짐하고 방문하지만, 막상 현장에 가면 새롭게 발견되는 풍경들에 압도되어 보아야 할 것, 이야기해야 할 것을 놓치는 일이 종종 생깁니다. 역시 뒤늦게 후회하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이번 현장은 김호기 소장님께서 흑심 없이 성실히 관리해주셔서 그런 후회가 아주 적은 편입니다.

내부마감이 시작되면서 공간의 윤곽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진행중인 현장의 풍경은 언제나 흥미롭습니다.

천정마감의 접힌 각도를 맞추기 위해서 애써주시는 모습.

엇그제 찍은 사진들. 비계를 완전히 해체하고 마감을 마무리하니 사뭇 다른 인상이 됩니다. 사실은 현장에서 보내오는 사진들을 보며 조금 당황해하고 있던 터였습니다만, 밝은 햇살 아래 드러나는 모습을 보고 많이 안도했습니다. 선홈통이 연출하는 장식적인 효과는 상상했던 것 보다 좋은 것 같습니다.

마감이 붙고 공간의 윤곽이 온전히 드러나니 비로소 공사 막바지임을 실감합니다. 바깥에서 선홈통이 드러내고 있던 장식 효과. 실내에서는 군데군데 불쑥불쑥 드러나는 중목구조체가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원하는대로 유리가 잘 세워질 수 있을지, 유리가 세워지면 공간 이미지는 또 어떻게 달라질 지 궁금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합니다.

집이 여러 방향으로 길쭉길쭉해서 볼거리는 많습니다. 시간이 흘러가고 계절이 바뀌면서 집 안 풍경이 다양하게 변화할 것이라 기대합니다.

긴 복도를 통해 드러나는 지붕 아래 천정의 공간감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천정 마감공사를 해주신 내장목수팀 어르신들께 감사해하고 있습니다.

[깊은풍경]세종시단독주택/06

지난 10월30일 목요일 현장 감리하며 찍은 사진들입니다.

내부에 연질수성폼으로 단열층을 더한 후의 모습입니다. 천정은 필수, 벽면은 외단열이니 법적 기준만 생각하면 안 해도 되는 것인데, 보완한다는 차원에서 실시하였습니다. 이제 저 위에 인테리어 마감의 바탕이 되는 석고보드를 부착하게 됩니다.

계단과 보이드에 맞물려 뚫려있는 ‘대화의 창문’… 사진의 정면은 부부침실, 사진의 왼쪽은 따님방입니다. 목재루버 덧창을 붙일 예정입니다.

1층 가족실에서 올려보면 접힌 지붕 아래, ‘대화의 창문’이 보입니다. 한 명 한 명의 가족들에게, 집이라는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배우가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주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따님방 안에서 ‘대화의 창’을 바라본 모습입니다. 인테리어를 담당하고 계시는 전진화실장님과 건축주님이 협의하고 계시네요.

눈높이의 대화의 창 너머 보이는 모습과 벽면 위 고창 너머 보이는 모습이, 시선의 깊이, 거리감이 다릅니다. 저는 이런 장면이 좋습니다. 입체감이 활성되어 눈이 즐거워지고 머리가 서늘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감각을 평범한 일상의 일부로 만들어드리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고창을 배경으로 중목구조체와 철물보강 부재가 드러나는 것은 보너스.

때마침 세종시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해석건축사사무소 장원석소장님과 호림건축사사무소 김준희소장님도 구경와주셔서, 사진에 담겼습니다. 반갑고 감사했습니다.

수직 벽면과 가파르게 올라가는 (지붕밑) 천정면이 겹쳐보이는 모습. 벽면은 벽지, 천정은 도장마감 예정인데, 마감되었을 때의 모습이 기대됩니다.

길게 뻗은 복도는 일소점 투시의 훌륭한 틀이 됩니다. 이 장면에서도 역시 시선의 깊이 차이, 거리감의 차이가 생깁니다. 시선은 자연스럽게 공간 구석구석을 더듬게 됩니다. 시각이 촉각처럼 작동하는 즐거움을 느끼시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시점이 변함에 따라 접혀있던 면들이 틈을 드러내며 펼쳐집니다. 벽지의 질감과 천정면의 질감이 보기 좋은 대조를 이루기를 기대합니다.

하우스컬쳐 김호기소장님께서 현장관리, 일정관리를 워낙 열심히 해주시는 덕분에, 공사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외장 타일 마감의 줄눈 느낌을 보여주신다고, 급하게 분진막을 걷어주셨습니다.

늘씬한 ‘롱브릭’을 가운데 맞물려 쌓으니 더 기분좋은 비례가 되었습니다.

모서리는 두 면의 타일들이 번갈아 단면을 노출하며 맞물리는 식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두툼하고 묵직하게 연출하기 위함인데요. 마감을 얄팍하지 않게 연출해달라는 것은 건축주 내외분께서 몇 번이나 강조하셨던 요구사항이기도 합니다. 재료의 특징으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이런 디테일이 저는 참 좋습니다. 비유하자면 재단된 단위 옷감들을 한땀한땀 연결하는 스티치 같은 거랄까요. 청바지에서는 스티치나 리벳, 단추 같은 것들이 요긴한 장식이 됩니다. 단순한 덩어리를 바탕으로 미니멀하게 마무리되는 마감에서라면, 이런 정성이 큰 의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