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풍경]나비지붕집/전원속의내집 게재

월간전원속의내집 표지

월간 전원속의내집 2019년 1월호에 ‘나비지붕집’이 소개되었습니다. 급박한 일정에서 애써주신 편집장님과 최지현 작가님, 그리고 흔쾌히 취재 허락해주신 건축주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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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전경
ⓒ최지현
이웃집들과 함께 자리잡고 있는 나비지붕집. 나비모양으로 여러 번 접힌 지붕은 이웃 박공지붕 집들과 조화를 이루면서 얼핏 평지붕인 것 같은 납작한 실루엣을 연출, 붉은색 벽돌마감과 더불어 탄탄하고 야무진 이미지를 연출한다.
ⓒ최지현
2층 가족실 전경. 접힌 지붕 모양 그대로 실내에서는 천정이 된다. 벽은 천정의 저점까지만 올라가고, 벽과 천정 사이 세모난 틈은 유리로 채워진다. 틈을 관통해서 천정판은 막힘 없이 이어진다.
ⓒ최지현
1층. 상부 유리바닥을 통해서 2층 가족실의 공간 분위기가 식당까지 이어져 내려온다. 정사각형 윤곽의 통통한 공간이지만 갑갑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유리바닥에는 필요에 따라, 부분적으로 러그를 깔거나 반투명 필름을 붙이는 식으로 개조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두었다.
ⓒ최지현
낮은 계단은 수납공간을 품은 목계단으로, 높은 계단은 캔틸레버 철판으로 날렵하게 연출했다. 오른쪽 구석, 낮은 바닥으로 처리된 곳은 놀이방 겸 게스트룸.
ⓒ천경환
2층, 옷방, 욕실, 주인침실을 잇는 복도 겸 파우더룸. 한 켠에 마련된 화장대는 깊이는 얕지만 폭이 넓어서 활용도가 높다. 해링본 패턴의 원목마루는 바닥을 실제보다 넓어 보이게 한다. 건축주의 센스.
ⓒ천경환
계단 중간, 1층과 2층의 경계. 2층의 고창으로 들어온 빛은 관통하고, 부서지고, 때로는 반사되며 공간 구석구석을 물들인다. 
ⓒ최지현
가볍게 둥실 떠다니는 듯한 2층의 분위기와 납작하게 가라앉은 1층의 분위기가 한 눈에 보이는 장면.
ⓒ천경환
밤이 되면 유리바닥은 빛의 바닥이 되어 1층의 인공광을 2층으로 솟구치게 한다.
ⓒ천경환
해질녘 2층 가족실 풍경. 시간의 변화에 따라 빛의 방향 뿐 아니라 공간의 색깔도 바뀐다. 지붕 모양 대로 접혀진 천정판은 빛을 담는 스크린이 된다.
ⓒ최지현
해질녘의 모습. 낮에 햇살을 받아들이는 입구였던 고창은, 밤에는 내부의 빛과 공간감을 바깥으로 발산하는 출구가 된다.

보다 자세하게 정리된 내용은 이 곳으로…

[깊은풍경]반곡동주택/06

완공 사진

 

며칠 전, 잡지사에서 소개해주신 사진작가님이 사진을 찍는 사이,

제 나름대로 소니 똑딱이로 찍은 사진들입니다.

매체에 실리기 위한 사진 촬영이기에 가구나 소품들을 말끔히 정리하고 찍었는데,

지난 포스팅에 올렸던 인스타그램 사진들에 비해 어색하고 경직된 느낌이라 조금 아쉬웠습니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마구 어지러운 모습의 인스타그램 사진들이 더 나아보입니다.

 

사진작가님의 관점과 제 관점이 다를 것이기에,

매체를 통해 발표되는 사진들과는 조금 차이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공통점과 어떤 차이점이 있을지 기대 됩니다.

사진촬영은 결국 상상과 구현의 차이를 확인하는 일이고,

그래서 뿌듯함과 후회가 교차하게 됩니다.

뿌듯함과 후회 모두, 다음 프로젝트를 위한 귀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설계자이자 감리자로서, 마감 공사 막판에 이런저런 이유로 현장에 충분히 집중하지 못했고,

시공사 없이 직영으로 모든 공사를 진행하는 건축주께 충분한 도움이 되지 못한 점이 두고두고 송구스럽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 촬영을 위해 여러모로 배려해 주시고,

외부 매체 발표를 흔쾌히 양해해주신 건축주 내외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1층 주방에서 계단과 놀이방, 창 너머 데크를 바라보는 시점. 이전 포스팅에서 올렸던, 인스타그램을 의식한 정사각형 프레임과는 조금 다른 느낌.

거꾸로, 놀이방에서 주방쪽을 바라보는 시점. 어두운 동굴같은 공간이 보이는데, 덕분에 노출콘크리트의 견고한 느낌이 강조됩니다.

동굴들 중 하나는 욕실로 통하는 짧은 복도. 욕실과 식당이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곧바로 붙어있는 상황은 아무래도 어색합니다. 그래서 사이 공간을 둔 것이지요. 공간 효율은 조금 떨어지나, 생활의 격과 여유는 높아집니다. 둥근 거울과 조명 연출은 온전히 건축주의 센스. 설계를 진행하고 건물을 짓는 내내 건축주로부터 배운 것이 많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길. 유리 바닥이라는 경계를 관통하기에, 마치 물 속에서 물 바깥으로 나가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초겨울 아침 여덟시 무렵. 매끈한 철판 계단 위에 난간 철망의 그림자가 드리워집니다. 계단의 디딤판과 챌판이 입체로 엮어지기에, 아주 단순한 그림자의 패턴이 의외로 풍요로운 모습을 연출합니다. 사실 이런 장면까지 예상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익스팬디드메탈 (철망)을 쓰면서 기대할 만한 것을 확인했다는 사실이 뿌듯합니다.

점심을 지나 늦은 오후. 햇볕의 방향과 고도에 따라서 실내 분위기가 많이 달라집니다.

해진 후, 2층 조명을 켜기 전. 1층에서 유리바닥을 통해 올라오는 빛이 지붕에 얼룩을 그리는 모습.

2층은 사적인 매스터배드룸존과 아주 조금은 공적인 가족실, 두 영역으로 나뉘는 공간 구성입니다. 두 영역을 가르는 벽은 아무런 하중을 지탱하지 않는, 비내력벽입니다. 벽체와 상부 수납공간 사이에는 슬릿이 뚫려 있는데, 마감공사 직전에 결정된 내용입니다.

이 벽은 동쪽을 향해 있기에, 특히 아침 햇볕을 받아 극적인 효과를 연출합니다. 위로부터 차례로, 아침 여덟 시, 아침 열 시, 오후 세 시.

오후 다섯시 무렵. 날카롭게 접힌 지붕 조형은 대체로 삼각형 모양으로 보이는데, 특정 시점에서는 입체가 아닌 평면같은 느낌을 자아냅니다.

해진 직후. 천정은 아무런 조명도, 설비도 달려있지 않은, 그냥 하얀 판입니다. 2층의 모든 빛은 천정판 아래, 벽체 위에서 쏘아 올려지는 간접광으로 연출됩니다. 트랙 위 조명 개수와 각도를 조절하면서 천정판에 펼쳐지는 빛의 얼룩을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습니다. 완만한 각도로 꺾인 지붕판이 실내에서는 그대로 천정이 되는데, 어떤 특정 각도에서는 눈 앞에서 마치 절벽처럼 쏟아지듯 엄습해옵니다. 그 것을 앞서 ‘평면같은 느낌’ 이라 표현한 것이죠.

슬릿 뚫린 벽의 안쪽, 주인침실과 옷방, 욕실, 그리고 그 세 영역을 잇는 파우더룸을 겸한 복도. 슬릿이 숨통 역할을 하고 있음을 확인합니다. 해링본 패턴의 원목마루 또한 건축주의 센스. 공간을 콤팩트하게 엮느라 복도 한편에 놓인 화장대는 깊이가 얕은 편입니다. 그래도 폭이 넓어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은 넉넉한 편입니다.

옷방과 주인침실을 오가는 복도에서 시선을 옆으로 돌리면 보이는 모습. 매일매일의 아침 햇살이 부디 기쁨으로 다가오기를 기도합니다.

 


 

나비지붕집

이것으로 반곡동단독주택의 ‘작업과정/IN_PROGRESS’ 연재(?)를 마무리합니다. 내년 1월 매체에 실린 후, ‘작업결과/PROPOSAL’ 카테고리에 정리 포스팅을 올릴 예정입니다. 그 때, 집 이야기를 좀 더 체계적으로 정리할 생각입니다. 집 이름은 지붕의 모양을 따서 ‘나비지붕집’이라 부르기로.

 


 

[깊은풍경]반곡동주택/01

[깊은풍경]반곡동주택/02

[깊은풍경]반곡동주택/03

[깊은풍경]반곡동주택/04

 

 

[깊은풍경]반곡동주택/05

 

 

[깊은풍경]반곡동주택/05

반곡동주택은 며칠 전 사용승인을 받았고, 지금은 건축주 이사짐 정리 진행 중입니다. 엇그제 현장에 인사드리러 간 김에,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어왔습니다. 인스타 필터를 먹여서 사진 톤이 두서없습니다.


1층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면입니다. 놀이방에서 식당과 주방을 바라보는 시선. 가운데 2층 가족실로 통하는 하얀 프레임의 투시바닥이 보입니다.

거꾸로, 주방에서 놀이방을 바라본 장면. 아담한 정사각형 윤곽의 공간인데, 대각선 방향으로 시선을 던지면 제법 시원한 느낌이 납니다.

거푸집을 짜고 레미콘을 부어서 만든 계단은 둔하고 안이한 이미지라 생각했습니다. 철판을 접어서 캔틸레버로 붙여 만드는 계단이 날렵하고 가뿐합니다. 철판 계단이 매달려있는 두툼한 콘크리트 구조체의 긴장감도 한층 돋보이고요. 그런데 철판 계단은 날카로워서 안전사고 걱정도 있고, 사고까지는 아니더라도 느낌이 안 좋으니, 사람 키 높이 위로만 붙입니다. 키 높이 아래부터는 계단 밑 공간을 활용하기 편한 나무 계단으로 만듭니다. 위 아래 계단이 조형적으로는 서로의 거울상이 된 듯한 상황입니다. 나무와 철판, 다른 두 재료들이 맞닿는 부분은 살짝 간격을 둡니다.

철판계단은 머리 위 높이에 달려있으니 마음껏 날카롭게 연출합니다. 날카로운 모양 그대로 힘을 받는 역할을 겸합니다. 나무, 철판, 유리… 계단과 바닥 재료가 달라지면서 각파이프, 메쉬, 유리… 난간 형식도 달라집니다.

계단을 올라가면 펼쳐지기 시작하는 장면…

2층 가족실. 유리바닥, 콘크리트, 원목마루. 재료는 달라지는데 가구들은 경계를 가로질러 느슨하게 배열됩니다.

투시바닥. 구조 역할로는 이중유리로 충분하지만, 표면으로 드러나는 유리는 손상될 수 있으니 한겹을 더 해서 삼중으로 겹쳤습니다. 시선을 적당히 걸러주기 위해서, 기분좋은 비례를 위해서, 아래로 쏟아지는 빛을 적당히 쪼개기 위해서, 그리고 넌슬립 역할을 위해서, 구조에서 허용하는 크기보다 잘게 나누었습니다.

단순하게 접힌 지붕 조형의 전모가 잘 파악이 되지 않는 어느 시점. 벽 상단의 유리 칸막이에 반사된 영상이 혼란을 더해줍니다.

바닥의 유리에서 반사된 빛은 두툼한 삼중유리의 물성을 반영, 좀 더 쫀득한 인상으로 변해 공간 구석구석으로 흩어집니다. 이런 효과는 미처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가족실과 욕실복도를 나누는 벽에 뚫린 틈. 을 통해 가족실을 바라본 장면.


바닥 마감재가 깔리고 가구와 소품이 놓이니 비로소 공간에 생기가 도는 듯 했습니다. 무채색 벽면이 느슨하게 제각각 펼쳐진 가구들을 위한 좋은 배경이 되었습니다.

[깊은풍경]반곡동주택/04

상상하지도 못했던 황당한 우여곡절을 겪으며, 공사진행방식은 기존 시공자 배제, 건축주 직영으로 바뀌었고,

느리지만 뚜벅뚜벅, 9월 말 완공을 목표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주말에는 내부 유리공사가 있었습니다.

실내 벽 상부를 구분하는 유리 간막이 설치를 시작합니다.

지붕 아랫면과 벽 사이의 틈에 끼우는 작업이었습니다.

바닥 유리 한 장을 놓는 순간.

계획된 바닥면적이 온전히 확보되는 순간입니다.

원래는 철제앵글로 액자를 짜는 계획이었는데, 나무로 짜맞춤하는 것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철제앵글에서 나무로 변경되면서, 투시바닥은 마음 편히 앉아 쉴 수 있는 좌식 공간이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생각하지 못했던 상황이 펼쳐지고, 기대하지 않았던 시선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위 아래 층의 소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