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풍경]세종시단독주택/05

현장사진들입니다. 지붕의 중목구조틀이 올라서고, 내장 마감을 위한 틀을 만들고 있는 모습입니다.

1층 가족실

1층 천정은 2층의 바닥이기에 평평합니다. 왼쪽으로는 옷방으로 통하는 통로가, 오른쪽으로는 현관으로부터 이어지는 복도랑 계단이 보입니다. 계단의 옆면은 조형적으로 흥미롭거니와, 입체적인 공간과 움직임을 담아내는 틀이기도 합니다. 가능한 감추지 않고 ‘보란듯 드러내려’ 노력하는 편입니다. 계단과 맞물린 보이드가 그리 넉넉하지 않은 것이 지금도 아쉽습니다. 내부 비계와 작업발판이 해체되고 나면 햇볕이 좀 더 많이 들어올 것이라 기대해 봅니다. ….. 1층 가족실의 공간 윤곽은 평면은 기능적인 요구에서, 높이는 감각적인 요구에 맞춘 결과인데, 각각의 요구를 입체적으로 결합한 지금의 상황은 조금 아쉬움이 남습니다.

2층 계단에서 주인침실을 바라보는…

계단으로 올라와 주인침실을 바라보는 장면입니다. 왼쪽에, 지붕까지 올라가는 벽면이 보입니다. 지난번 나비지붕집의 스타일과 다르게 처리된 부분입니다. 나름의 진화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주인침실…

움직임에 따라 벽과 지붕 사이 틈이 벌어지면서 접힌 지붕이 펼쳐지는 듯 보입니다.

주인침실에서 계단실 방면으로 돌아보는 …

주인침실로 들어와서 계단실 방면을 되돌아 본 모습입니다. 시점이 변함에 따라서 지붕은 멈추지 않고 계속 접히고 펼쳐집니다.

지붕을 최대한 얇고 가벼운 이미지로 처리하고, 지붕과 본체와의 접점을 문자 그대로 ‘점’으로 연출하려는 의도가 보이는 장면입니다. 중목업체가 제안해주신 디테일이 빛나는 모습입니다.

따님방에서 계단실 방면으로는 아치모양의 귀여운 창을 두었습니다. 계단과 보이드를 두고 시선과 움직임이 맞물려 교차하는 상황을 상상하였습니다.

접히면서 꿈틀거리는 천정. 천정의 아래에서 멈춘 벽. 꿰어 뚫으며 길게 뻗어나가는 복도.

구조체가 그대로 드러나 보이는데, 단열재 채우고 마감으로 막으면 좀 더 추상적인 하얀 면으로 연출됩니다. 그 때의 모습은 지금과는 또 달라 보이겠습니다.

벽면의 각목은 내부 단열 보강을 위해, 그리고 마감벽면을 조성하기 위해 붙여놓은 것인데, 건축가로서는 마감하기 전 지금의 모습이 더 끌립니다.

[깊은풍경]세종시단독주택/04

며칠 전 현장 사진들을 올립니다.

사진 : (하우스컬쳐) 김호기 소장님

1층과 2층 벽체 콘크리트 조성을 마치고, 중목으로 지붕 구조를 세우는 모습입니다. 이제야 집의 전체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지붕이 좀 껑충하게 높아보이진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의외로 나쁘지 않은 비례로 보여 안심했습니다. 이번에 시공을 맡은 하우스컬쳐의 김호기 소장님은 일단 성실하시고, 일본계 단독주택 시공회사 등 알찬 경력을 쌓으셔서 전문지식도 많으십니다. 현장정리정돈 등 기본기가 탄탄하여 현장 방문할 때 마다 기분이 참 좋습니다. 그리고 보시다시피 사진도 참 잘 찍으십니다.

사진 : (하우스컬쳐) 김호기 소장님

우여곡절을 거쳐, 지구단위계획에 타협한 지붕디자인을 적용한 결과입니다. 자세한 설명은 다음 포스팅에서 다루겠습니다.

사진 : (하우스컬쳐) 김호기 소장님

중목구조는 수피아에서 맡아주셨습니다. 다양한 기술적 대안을 순발력있게 제시해주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진 : (하우스컬쳐) 김호기 소장님

이렇게 뼈대만 올라온 모습이, 조형적으로는 참 인상적입니다. 농담삼아 이 단계에서 멈추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뼈대만의 조형은 조만간 사라지겠지만, 뼈대로 이루어지는 면의 조형은 고스란히 실내에서 느껴지게 됩니다.

사진 : (깊은풍경) 천경환

설계하면서 늘 상상하던 스케일인데, 막상 몸으로 겪으니 기분이 묘했습니다.

사진 : (하우스컬쳐) 김호기 소장님

뼈대의 조형이 가려지는 것도 아쉽지만, 뼈대와 뼈대를 잇는 상세 또한, 마감으로 가려버리기에는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내 고창이 뼈대와는 다른 윤곽으로 세워질 것이기에 어쩔 수 없습니다.

사진 : (깊은풍경) 천경환

중목 부재를 연결하는 일부 철물들은 단지 연결의 역할을 넘어, 사실상의 주된 구조체 역할을 합니다. 이런 구조체는 외벽 고창을 통해 안팎으로 드러나게 됩니다. 중목업체의 적극적인 제안 덕분에 이런 디테일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사진 : (깊은풍경) 천경환

이런 연결철물 또한 고스란히 노출될 것입니다. 이런 것들이 다정동 주택 특유의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에 역할을 할 것입니다.

[깊은풍경]세종시단독주택/03

오랜만에 포스팅합니다. 이런저런 일들이 겹쳐서 바쁜터라, 때에 맞추어 포스팅하는 것도 쉽지 않네요.

세종시단독주택은 지난 7월2일 착공 이후, 12월 말 완공을 목표로 한창 시공 진행중입니다. 시공을 맡은 하우스컬쳐 의 김호기소장님께서 현장관리를 워낙 꼼꼼하게 잘 해주시는 덕분에 아직까지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현장 실무에 대해 아시는 것이 많고 디자인에 대한 욕심도 많으셔서, 건축가인 제 입장에서도 배우는 것이 많습니다.

돌이켜보면, 건축허가 과정에서 지구단위계획지침 해석 관련 우여곡절이 있었더랬습니다. 그리 유쾌한 기억은 아니지만 나름의 교훈이 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관련된 내용을 정리해서 올립니다. 지난 4월 말의 일입니다.

아시다시피 세종시는 지구단위계획지침을 엄격히 적용하기로 유명합니다. 세종시청 건축과와 별개로, 지구단위계획 관련 내용을 담당하는 ‘행복청’이라는 별개의 기관이 있을 정도입니다. 정돈되고 일관된 도시풍경을 연출하기 위함이겠지요. 여러 지침 내용들 중 지붕 모양 관련된 ‘권장사항’이 있는데, 그 권장사항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완’ 지시가 떨어졌었고, 설계자로서 그 지시가 불합리하다는 생각에 반박 자료를 만들었더랬습니다. 그 자료를 올립니다.

담당 공무원에게 보여드릴 목적으로 만든 일종의 보고서입니다. 표지.

문제의 조항이 왜 의무가 아닌 권장사항으로 되어 있는지 짐작하고,
계획된 평면 계획에 권장사항을 의무적으로 적용한다면 오히려 불합리하며,
오히려 허가신청 내용이 권장사항과는 조금 거리가 있으나,
오히려 여러 면에서 지구단위계획지침의 취지를 잘 살리고 있다.
는 주장을 담은 보고서입니다.

보고서도 만들고 모형도 만들어서 협의를 해보았으나, 이의신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구단위계획 권장사항에 맞춘 지붕디자인의 대안을 새롭게 만들었고, 그 내용으로 건축허가를 받아서 시공 중입니다. (아마도 다음 포스팅에서 보여드리게 되겠지요.)

앞서 말씀드린대로 지구단위계획지침은 정돈되고 일관된 도시풍경을 연출하기 위해 설정된 약속입니다. 결과적으로 개별 건축가의 디자인 자유를 제약하기 마련입니다. 저는 지구단위계획지침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건축가로서 마땅히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형식적으로 지키기 보다는 지침의 취지를 살리는 방향으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구단위계획지침 적용방침이 까다로워진 데에는, 지구단위계획지침의 취지를 무시하고 지침의 적용을 편법적으로 회피해온 건축가들의 책임도 어느 정도는 있다고 봅니다. 지침의 적용을 경직되게 주장하는 담당자들의 입장을 그래서 이해합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아쉬움은 남습니다. 당시의 허가신청안이 지구단위계획지침의 취지에 더 충실한 안이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깊은풍경]세종시단독주택/01

매체에 실린 나비지붕집이 마음에 들어 찾아 오신 의뢰인.

치열한 직장생활을 하고 계신 맞벌이 젊은 부부와 세 명의 아직 어린 아이들. 다섯 식구가 살아갈 집을 설계하게 되었습니다.

세종시 단독주택필지로, 경계를 알아 볼 수 없는 벌판에 자리한 어느 땅입니다. 작은 찻길 건너 커다란 유치원을 마주하고 있고. 조금 멀리 얕은 산이 있고. 아주 멀리로는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무수히 많은 아파트들이 보입니다. 길 건너 유치원에게 다정하고 자랑스러운 이웃이 되고 싶습니다. 멀리 보이는 아파트들에게는 단독주택만의 매력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마을의 탄생을 알리는 집의 등장이 될 터이니, 뒤이어 들어설 이웃집들에게는 본보기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 다른 종류의 책임감을 느낍니다.

필요한 공간목록과 공간조직, 꿈꾸는 생활상, 개인적인 취향, 꾸려나가고자 하는 가족구성원들 사이의 관계설정. 사소하고 소박한 취향. 집에 관련되어 떠오르는 모든 이야기를 두서 없이 편하게 써달라 부탁드렸습니다. 느슨한 수필과 단편소설, 그리고 상품 주문서의 성격이 뒤섞인 글입니다. 가장 유력한 길잡이가 될 글이니, 밑줄 그어가며 몇 번이고 읽고 또 읽습니다.

땅에 집을 어떻게 앉힐 것인지부터 궁리하기 시작합니다. 네모 반듯하게 차곡차곡 늘어선 땅에서. 만들어야 하는 면적을 채우면서. 길에서 떨어진 아늑한 마당, 자동차 두 대가 여유롭게 머무를 수 있는 주차장 등, 몇 가지 조건을 만족하는 배치대안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일곱가지 배치 대안에서 압축된 두 가지 대안. 그 두 가지 중에서 권해드리고 싶은 한 가지의 대안으로, 건축가의 선택은 우여곡절을 거쳐 이미 정해졌습니다. 크고 작은 도면으로 출력해서 찢고 오리고, 이리저리 둘러보며 설명드렸습니다. 어렵지 않게 동의해주셨습니다.

권해드린 배치 대안에는 간략한 평면 계획이 들어있었습니다. 하얀 종이 위에 그려진 까만 선. 그 선들이 의미하는 공간은 실제로는 얼마나 넓고 긴 느낌인가. 스케일 감각을 공감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아낌 없이 커다랗게 출력해서 보여드렸습니다. 그리고 움직임의 흐름, 시선이 지나가는 길, 가구가 놓일만한 가능성 등을 두서 없이 알록달록한 색연필로 마구 그어가며 설명드렸습니다. 의뢰인도 다른 색깔의 색연필로 대응합니다. 예전에 정림건축학교에서 써먹었던 스케일 인형이 아주 요긴하게 쓰였습니다. 더불어, 앞으로 진행될 설계 일정표를 보여드렸습니다. 설계 과정은 의뢰인도 건축가도 아직 모르는 어디엔가로 함께 떠나는 여행과도 같습니다. 그 속에서 일정표는 지도와 같은 역할을 할 것입니다. 배치대안과 간략 평면이 정해졌으니, 첫 만남 치고는 놀라울 정도로 많은 공감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두번째 만남에서는 다듬어진 평면계획과 더불어 외장재의 가능성을 탐구했습니다. 너무 실무적(?)으로 진행되는 것 같아서, 일부러 조금 느슨한 이야기도 많이 나누었습니다. 빠듯한 일정이기에 진행속도가 중요합니다만, 그럴 수록 빠뜨리기 쉬운 핵심 가치를 거듭거듭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세번째 만남. 두꺼운 선으로 그렸던 벽에 실제 두께가 표현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평면과 더불어 입체 상황을 설명드리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나비지붕집에서는 기대 이상의 성취도 있었지만, 실행과정에서의 착오와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구축의 측면에서나, 형식의 측면에서나, 조형으로나, 조금 더 개념에 충실하고, 그래서 더 발전된 나비지붕집을 구현하고 싶었습니다. 마침 의뢰인도 나비지붕집의 이미지가 마음에 들어 찾아오셨으니, 충분히 해볼만한 일입니다.

나비지붕이라는 형식 속에서, 최대한 편견을 버리고 여러 대안들을 만들었습니다.

공간의 배치 상황, 겉으로 보이는 조형, 빗물 처리 등… 고민할 조건들이 몇 있습니다. 결국 선택된 것은 가장 균형잡히고, 가장 규칙적인 패턴을 보이는 대안이었습니다.

나비지붕 조형 탐구와 더불어, 벽두께와 창호, 그리고 수납가구가 표현된 평면에 대해서 이야기하였습니다. 평면은 평면대로 계속 다듬어집니다. 모형으로 표현하기 아직은 애매한 것들은 컴퓨터모델링으로 보여드립니다.

겉으로 보이는 모양. 그리고 평면의 상세한 내용. 결국 ‘창문이야기’입니다. 창문 하나하나의 모양, 위치, 여닫는 방식을 말씀드리며, 그 이유를 설명드렸습니다. 수정을 위한 ‘빨간펜’을 준비했습니다. 원하시는 내용을 모형 위에 주저하지 마시고 그려달라 했습니다만, 너무 마음에 들어서 달리 하실 말씀이 없다 하셨습니다.

협의가 끝나고 의뢰인은 떠나시고 혼자 남아서. 선택된 지붕 대안을 얼른 만들어 큰 모형에 올려보았습니다.

1/30 스케일의 큰 모형이다 보니, 실내 풍경 찍기에 좋네요. 1층 가족실. 천정은 높게. 창문은 낮게.

나비지붕의 효과는 길게 뻗은 복도에서 진가를 발휘합니다.

계단실 겸 가족실로 이어지는 2층. 고창으로 들어오는 햇볕의 효과와 접힌 지붕의 조형 효과가 그럭저럭 상상이 됩니다. 선례가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