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공회의소/04

img_1326584_1361794_6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몇 가지 입면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건물이었는데, 같은 재료와 부품, 그리고 기본적인 디자인 방향(가로방향의 면 나뉨 같은 것..)을 공유하고 있어서 일관된 하나의 건물이라는 느낌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img_1326584_1361794_8

기분 좋아 보였던, 길고 납작한 돌 나뉨.
아래에서 위로 쌓아 올려지며 무게를 지탱하는 돌이 아닌, 스크린처럼 가뿐하게 부착되는 돌임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img_1326584_1361794_1

위에서 내려오던 입면 중 일부는 안으로 꺾이면서 필로티의 천정이 됩니다.
알루미늄 쉬트가 디귿자로 꺾이면서 단차를 만드는 모습은 곧잘 보았던 것인데, 이런 장면에서 늘 아쉬운 점은 쉬트가 옆의 벽면과 만나는 모습입니다. 두툼한 코킹으로 발라놓은 모습이 그다지 산뜻해 보이지 않더라구요. 하긴, 의식하지 않고 지나갈 수도 있는 부분이긴 합니다만..

img_1326584_1361794_7

모듈마다 두 개의 “부식된 점”들이 보이는 것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빗물처리를 위해 뚫려있는 듯.

img_1326584_1361794_9

필로티 아래로는 부출입구가 있었습니다.
바깥으로 튀어나온 방풍실이 자연스럽게 “출입구가 여기 있음”을 말해주고 있는 모습입니다.

플랜을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저 같았으면 꼭 필요한 부분만큼만 방풍실로 계획했었을 것입니다. 출입문 옆면이 군더더기 같아 보이고, 둔해 보입니다.

img_1326584_1361794_4

외벽면에 면한 기둥이 두개인 점이 굉장히 신기해 보였습니다. 신축건물이 아닌 리노베이션 건물이기 때문에 이런 장면이 나온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얀 기둥이 원래있었던 기둥이고 검은 기둥이 리노베이션되면서 추가된 것인지… 그 반대인지… 아니면 둘 다 원래 있었던 기둥들인지…

img_1326584_1361794_2

아래로 내려오던 두 개의 기둥은 사람 눈 높이 근처에서 하나의 기둥으로 결합되는데,

img_1326584_1361794_5

애매한 턱을 두면서 결합됩니다. 조형적으로도 그다지 산뜻해 보이지 않았거니와, 높이나 폭이 마시고 난 커피잔 등을 올려 놓기에 딱 좋게 되어 있었습니다.

img_1326584_1361794_3

석재 마감된 벽면을 액자처럼 사용해서 큼지막하게 면을 분할하는 장면인데,

img_1326584_1361794_10

이게 순수하게 어떤 미학적인 염두에서 나온 것은 아니고, 아트리움 같은 내부 공간의 얼개를 어느 정도는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img_1326584_1361794_11

입면을 건물의 시스템이나 공간의 얼개와 전혀 상관 없는 치장이라고 생각하면 공허해지기 쉽고, 그렇다고 단순히 “내부 공간 얼개의 충실한 반영”으로만 고지식하게 생각을 하면 지루해지기도 쉬운 것 같습니다. 이 경우에도, 어두운 돌로 만든 프레임이 저층부의 거대 아트리움의 볼륨을 어느 정도 반영한 것이긴 하지만, 아트리움의 윤곽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층부는 어느 정도 공간의 윤곽을 “액자”가 감싸고 있지만, 그 위로는, 사실 내부 공간이 정말로 구분되어 구획되는 것은 아닌데도 액자만 홀로 달려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내부 공간의 얼개, 바깥에서 보이는 건물 전체 볼륨에서 기분 좋게 분할되는 지점… 등등의 몇 가지 상황들을 적당히 얼버무리고 있는 것으로 이해되었습니다.

img_1326584_1361794_0

그다지 어려워 보이지 않는 몇 가지 단위 입면패턴들이 복잡하지 않게 차곡차곡 조합되는 상황인데, 막상 도면으로 정리하려고 하면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경우를 종종 경험하게 됩니다.

이 곳에 포스팅에 대한 감상이나 의문을 남겨주시면 성의껏 답변드리겠습니다.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