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슬로바키아]

[슬로바키아]체르베니카멘/07

[슬로바키아]체르베니카멘/07

좁은 틈을 통해 찌르듯 스며들어오는 빛. 창문과 빛이 없었다면 벽의 의미가 이렇게 실감나게, 그리고 간절하게 느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오른쪽 벽면에 가지런히 늘어선 창문의 리듬이 즐거운 즐거운 한편으로, 정면으로는 굵은 기둥 너머 또 다른 공간이 보입니다. 훤히 뚫려있어서 따지자면 한 공간이지만, 저 기둥 하나 때문에, 그리고, 다른 질감으로 물들고 있는 빛 […]

[슬로바키아]체르베니카멘/06

[슬로바키아]체르베니카멘/06

깨진 벽돌로 꿈틀거리는, 두툼한 벽. 계단을 내려가니, 복도로 연결된 몇 개의 방이 나왔습니다. 그 중 하나, 우물이 있는 방의 모습인데, 영화 ‘프랑켄슈타인’이 촬영되었던 곳이라고 하더군요.   장기간 포위되어 고립될 때에도 오랫동안 버틸 수 있게끔, 우물을 팠다고 하네요. 정면에 보이는 규칙적인 간격으로 뚫려있는 작은 구멍들은, 과거 우물 위로 어떤 구조체가 설치되어 […]

[슬로바키아]체르베니카멘/05

[슬로바키아]체르베니카멘/05

방 바닥에는, 방의 윤곽을 따라서 두툼한 붉은 카펫이 깔려있었습니다. 동선을 권하기 위해 깔려있는 것으로, 방 바깥의 방/복도 로부터 연장된 것이죠. 카펫 덕분에 돌이 얼마나 오돌도돌하게 깔려있는지 알 수 있다는 것도 조금은 흥미로웠습니다. 이음새가 느껴지지도 않는, 요즈음의 건물 바닥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었는데요. 질감이나 접지감이 이런 정도로 바뀌는 것 만으로, 바닥에 대한, […]

[슬로바키아]체르베니카멘/04

[슬로바키아]체르베니카멘/04

2층으로 올라오는 계단입니다. 하얀 벽을 배경으로 단순한 선처럼 표현되고 있는 손스침이 보기 좋았고, 한편으로는, 벽을 가득 채운 그림들이 눈길을 끌었는데요. 벽의 역할이라고 하면, 비바람과 외부로부터의 침입을 막고, 공간을 구획하여 쓰임새를 담는다는 것 등을 우선 떠올리게 되는데, 그에 못지 않게, 이야기를 기록하여 후세에 전달한다는 의미 또한 중요한 것 같습니다. 때로는, 이야기를 […]

[슬로바키아]체르베니카멘/03

[슬로바키아]체르베니카멘/03

건물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하얀색으로 단순하게 정돈된 일련의 돔들이 늘어선 복도.  접하는 언저리에는 아주 살짝, 보일 듯 말듯 얕은 장식 패턴이 붙어있었구요. 사슴 머리와 뿔들이 진열되어 있었는데, 깊은 산과 숲으로 풍요로운 슬로바키아의 환경이 짐작되는 모습입니다. 하얗게 매끈한 벽과 천정과는 조금 다른, 바깥의 길바닥 같은 느낌의 복도 바닥. 밖에서는 그냥 평면 상의 […]

[슬로바키아]체르베니카멘/02

[슬로바키아]체르베니카멘/02

지난 포스팅에서 다루었던 내용인데, 더 잘 드러나는 사진을 뒤늦게 발견해서 올립니다. 접근하는 길의 방향과 건물 내부 중정의 배치 방향이 살짝 어긋나서, 성문에 가까이 접근해야 성문 너머의 중정이 깊숙히 보이는 상황. 성문을 통과하면 중정이 나옵니다. 왜곡 없이, 그냥 눈으로 보면 대략 이런 정도의 느낌. 연한 베이지 색으로 정돈된 벽체에 가지런한 패턴으로 […]

[슬로바키아]체르베니카멘/01

[슬로바키아]체르베니카멘/01

지난 2011년 5월 초, 슬로바키아 여행 갔었을 때의 사진들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체르베니 카멘 (Cerveny Kamen) 이라는 곳에 갔었습니다. 뒤늦게 찾아보니, 붉은 돌 (red stone) 이라는 뜻이라고 하네요. 1580년부터 2차 대전이 끝날 때 까지, 몇 몇 거대 부자 가문들이 번갈아 차지했던 성이라고 합니다. 귀한 광물을 저장했던 지하의 커다란 창고라든지, 성의 네 […]

[슬로바키아]흐라드_데빈/05

[슬로바키아]흐라드_데빈/05

나무로 만들어졌을 다리 상판은 사라지고, 돌로 만든 다리 받침 (교각)만 남았습니다. 그 위에 쇠로 만든 새로운 상판을 올려놓았습니다. 다리 받침 여기저기에 남아있는 몇 개의 구멍들이 당시의 작동방식, 결합방식을 얼핏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마침 보수 중이어서 다리를 건너가진 못했습니다.   성벽에 바짝 붙어서 너머를 내려다 보니, 넘실대는 도나우강이 보였습니다. 끝 없이 펼쳐진 […]

[슬로바키아]흐라드_데빈/04

[슬로바키아]흐라드_데빈/04

회색 돌덩어리. 깎여서 드러난 붉은 벽돌, 덧씌워진 푸른 이끼. 그리고, 각자 나름의 필요로 인해 생긴, 여러 크기, 여러 방향의 구멍들. 원형으로 휘어진 성벽에, 방사형으로 펼쳐지듯 뚫린 방향이라든지, 벽 바깥으로 갈 수록 좁아지는 모습이, 군사시설에서 곧잘 발견되는 전형적인 총안(銃眼)임을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총안 아래에 좀 더 촘촘히 작게 뚫린 구멍들은, 바닥판을 지지하는 […]

[슬로바키아]흐라드_데빈/03

[슬로바키아]흐라드_데빈/03

전성기였을 때에는 북적거리는 마을이었을, 잔디언덕을 올라가, 내성(內城)으로 다가갔습니다. 하늘을 담은 구멍이 되어버린 창문과, 위로 올라갈 수록 작아지는 벽의 돌 패턴이 볼만한데요. 지붕은 사라졌지만 벽은 남아서, 예전 건물의 모습을 짐작하게 합니다. 돌과 벽돌. 쌓아 올린 벽. 돌 하나하나, 돌 이음새 하나하나, 돌과 돌 사이의 구멍 하나하나마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담겨있는 듯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