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에서 보았던 둥근 바닥 문양. 오른쪽 아래 사선으로 흘러가는, 조금 굵은 직선 줄눈은 열팽창으로 인한 파손을 막는 익스팬션 조인트겠지요. 익스팬션 조인트와 패턴이 맞물려 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원과 원이 겹쳐지는 ‘교집합’ 모양의 기둥을 옆에서 보면, 벽면 마감이 그대로 이어진 천정면이 실내를 향해 기울어져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거리에서 보이는 필로티 높이는 건물 전체의 균형에 맞추어 설정된 것이겠고, 입구 부근의 실내 천정 높이는 의도하고자 하는 공간감에 맞추어 설정된 것이겠습니다. (입구 부근 천정 높이는, 이어질 그 유명한 아트리움에서의 압도적인 공간감을 최대한 극적으로 연출하기 위해, 가능한 낮게 설정된 것이겠구요.) 아무튼, 그 두 가지 높이의 차이로 인해, 필로티 천정이 이렇게 기울어졌겠다고 짐작하는데, 덕분에, 살짝 빨려들어가는 듯한 기분이 나기도 합니다.
사진 왼쪽 아래 구석에 둥근 판 같은 것이 보이는데요.
2009년에 이루어진 보수작업에 도움을 준 누군가를 감사하기 위한 기념판이었네요.
아래에, 건축가가 했다는 말이 각인되어 있습니다.
ARCHITECTURE IS THE FRAME OF LIFE
흔한 말인데, 누가 했느냐에 따라 느껴지는 울림의 정도가 다릅니다.
들어가기 전에, 건물 바깥 모습을 좀 둘러보기로 합니다.
커다란 실린더 모양의 아트리움 전시실 옆에는, 작은 실린더 형태의 전시실이 붙어있는데요.
둥근실린더 형태의 유리와 네모 모양의 판이 겹쳐진 연출인데, 둥글게 흘러가는 창문의 나뉨에도 ‘동그라미 모티브’가 반영되어 있었습니다.
뚜껑 아랫면을 올려보았는데, 역시 이 곳에도 ‘동그라미 모티브’가 새겨져 있었네요.
얼핏 새마을 마크 따위에서 보이는 ‘새싹 문양’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워낙 유기체적 패턴을 즐겨 이용했으니, 새싹이라고 읽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여기에서는 동그라미가 워낙 많이 쓰이고 있으니, 동그라미라고 보는 게 맞을 듯 합니다.
작은 실린더 아래에도 역시 글자가 각인되어 있는데,
글자의 단면 형상이 단순하지 않고, 쐐기꼴입니다. 자세히 보면.
그 아래에는 조악한 느낌의 풀밭이 조성되어 있었고, 반구형의 투명 천창이 뚫려 있었는데, 어떻게 보면 유치하고 촌스러워 보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정말 최신 건물’ 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아무튼, 구는 원의 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