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아랍문화원/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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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전망대의 난간 하부.
아무리 우리나라처럼 집중호우가 오는 곳은 아니라고 해도 최소한의 방수턱 따위가 있었을 텐데요, 옥상바닥의 마감이 이중으로 되어 있어서, 물흘림 구배라던지 방수턱 등이 이중 마감 사이에 가려진 것이라 생각되었습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모서리 끝 부분에 실내에서 보았던 매입식 팬코일의 커버와 같은 부품을 사용했다는 것입니다. 지난번 글에서 말했던 것처럼 실제적인 기능과 함께 바닥과 벽을 구분해주는 심미적인 역할도 하고 있는 것이지요.

인상적인 상세들이지만 최종 마감의 완성도와 관리상태는 (보시다시피) 그다지 야무지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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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돌아 본 모습입니다.
난간이 유리난간으로 바뀌어 있고, “협곡”이라 표현했던 두 덩어리 사이의 공간이 느껴지고, 커튼월 파사드가 보이고, 마지막으로 실내 공간 너머 조리개 파사드가 멀리 보입니다.

설치되는 위치에 따라 난간의 타입이 달라지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세느강을 향한 면의 난간은 하부 커튼월의 가로 멀리온과 비슷한 부재로 짜맞춘 난간을,
반대편의 “유리상자”를 향한 면은 유리난간을 사용했습니다.

도시의 맥락에 반응하는 거시적인 태도가 미시적인 디테일을 선택하는 데에까지, 스케일에 상관 없이 일관되게 적용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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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신기루와도 같은 환상적인 모습입니다.

일부러 저렇게 해 놓은 것인지, 아니면 고장난 것인지…
아마도 후자이겠지만, 아무튼 제각각 다른 정도로 열려진 조리개들을 보는 것도 즐거웠는데,
조리개 파사드의 메커니즘을 좀 더 실감나게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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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전망대에서 내부로 들어가는 입구인데, 1층 출입구에서 보았던 부품을 역시 다시 볼 수 있었습니다.

짜임새의 정교함과 완성도에 대한 제 욕심이 과한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첨단적이고 기계적인 건물 전체의 모양새에 비해 그다지 깔끔하지도, 야무지지도 못한 모습입니다. 하지만 워낙 여기저기 볼 것들이 많고 표현된 것이 많아서, 특히 공간의 분위기가 독특하고 힘이 넘쳐서인지, 그다지 큰 흉으로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옥의 티”들이, 극단적인 미니멀리즘 건물에서는 굉장히 큰 결점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뉴욕에서 보았던 다니구치의 모마(moma)가 그러한 경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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