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길바닥/점자블록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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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로나 강남대로 처럼 큰 길에 면한 보도의 경우, 그 폭이 제법 넓은데요, 몇 개의 영역으로 나뉘어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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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블록은 다들 아시는대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입니다. 저도 얼마전에 알게 된 사실인데, 시각장애인의 대다수는 완전히 앞을 못 보는 분들이 아니라, 완전히는 아니지만 어렴풋하게 색깔이나 형체를 분별할 수 있는 분들이라고 합니다. 점자블록이 요철과 함께 눈에 띄는 노란색을 하고 있어야 하는 이유가 되겠습니다.

붉은 색의 영역은 자전거 전용 도로인 것으로 보입니다. 보도블록을 이용해서 어설프게 자전거모양의 그림을 표현한 모습이 앙증맞고 귀엽워 보이지만, 저것이 자전거 모양으로 쉽게 읽혀지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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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어이 없는 광경입니다. 똑바르게 멀쩡히 흘러오던 점자블록이 불쑥 튀어나온 볼라드 (차량의 진출입을 막기 위해 설치되는 장애물)를 피해서 갈짓자 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반복해서 지적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보도블럭 설치 업자와 볼라드 설치 업자 사이에 손발이 맞지 않고 있는 모습입니다. 꼴을 보니 볼라드가 설치된 후에 점자블록을 시공했나 봅니다.

보도블록을 설치할 때, 혹은 설치하기 전에, 볼라드, 맨홀, 각종 표지판의 설치에 관련된 담당자들을 한두분씩 모셔놓고 상의를 하면서 작업하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너무 사치스러운 발상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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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장면이 한두 군데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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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앙쥐를 피하기 위해 커다란 코끼리가 움찔움찔 갈짓자 걸음을 하는 듯 한 모습입니다.
또 다른 한가지 눈에 거슬리는 점은, 점자블록과 바탕보도블록의 기본단위치수가 서로 다르다는 점입니다. 기본단위치수가 다르다보니, 보도블록을 애매하게 깨뜨려서 채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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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보다 보니 안타까움이나 분노 보다는 어이없는 웃음이 비실비실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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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홀과 점검구의 설치는 도시 전체를 아우르는 거대한 인프라 구축의 일부이고, 보도블록설치는 거리의 표면만을 꾸미는 표피적인 작업이라는 관념이 워낙 강하고, 그 둘 사이의 간격이 굉장히 큰가 봅니다. 여러 분야의 설치물들을 입체적으로 파악하고 동시에 다룰 수 있는 강력한 디자인 코디테이터의 존재가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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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보도블록은 크게 경계가 올록볼록 자글자글한 보도블록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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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가 맨질맨질한 보도블록의 타입으로 이루어져 있고, 점자블록의 타입도 두 가지 타입 모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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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것은 무엇입니까. 자글자글한 보도블록에 맨질맨질한 점자블록이 코디되어 있습니다.
맨홀과 보도블록의 코디네이션이야 좀 깊은 문제와 한계가 있다고 (양보하여) 인정한다 하더라도, 이런 모습은 정말 용서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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