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타라산진자” 구경을 마치고 “린노지다이유인” 쪽으로 이동…
(오래 전 일이라 가물가물합니다만…)
입구가 보입니다.
소재를 다루는 마인드의 차이를 읽어낼 수 있는 장면.
우리나라 고건축에서는 “그렁이질”(?)이라고, 울퉁불퉁한 돌로 된 기단을 크게 다듬지 않고, 나무 기둥의 밑바닥을 기단의 요철에 맞추어 깎아내는 것이 보통이라 합니다.
문에 모셔져 있는 바람의 신과 천둥의 신….
검은색과 붉은색, 그리고 번쩍번쩍한 금색이 잘 어울려 보입니다.
더하는 것보다 빼는 것이 더 어렵다느니, 장식하는 것보다 장식 없애고 절제하는 디자인이 더 어렵다느니 하는 식의 이야기를 흔히 하는데, 저는 어느 측면에서는 동감하지만, 전적으로 옳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온갖 요소를 덕지덕지 많이 사용하면서도 어색하지 않게, 세련되게 소화해내는 편이, 그냥 닥치고 아무런 짓도 안 하는 것보다 훨씬 훨씬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냥 그런 생각이…. -.-;
문 옆, 담장 너머 영역으로 겹겹이 보이는 지붕들…
문 너머 공간의 얼개를 암시하는 듯, 유혹하는 모습.
그에 비해 문 너머 곧바로 보이는 곳은 허당입니다.
같은 미니멀 스타일이라도, 그냥 할 말을 찾지 못해 침묵하는 것과, 넘처나는 요소를 다스릴 줄 아는 안목을 가진 사람이 의지를 가지고 절제한 것과는 무언가 달라도 다를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