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건물사진 찍으니 참 즐겁더군요. 화면 안에 짜임새 있는 대상이 꽉 차게 들어왔을 때의 기분은 언제나 황홀합니다.
지난 포스팅에서 말했던 것처럼 두 개층, 두 유닛 간격으로 면이 분할되어 있는데, 지루함이나 황량함을 덜어주기 위한 무난한 수법이겠습니다.
두 유닛 간격으로 반복되는 두툼한 석재 프레임은 은연중에 고전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창틀 프로파일도 투박한 게 아니라 한 차례 홈을 두었는데, 이런 표정도 고전 건축의 장식을 연상케하는 듯 하네요.
확대해 보니 군데 군데 구멍이 뚫려있는 것도 재밌습니다. 빗물 떨어지라고 해놓은 것인지…
한 줄의 홈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가 의외로 크게 느껴집니다.
훨씬 정교하고 단호해 보입니다.
흔하게 지어지는 오피스 건물에서 대단한 발명이나 기술적인 도전을 기대하기는 힘들겠고, 이런 정도의 정성이 현실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즐거움이겠습니다.
세로 방향의 프레임은 가로 방향의 프레임보다 깊이가 훨씬 깊은데, 이전 사진을 보면, 그 깊이가 “세로 방향 돌기둥(?)”의 깊이와 엇비슷함을 알 수 있습니다.
두 개층 간격으로 가로지르는 가로 방향의 부재는 좀 더 두툼하고, 홈 또한 좀 더 깊고 넓게 파여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두 부재가 돌기둥(?) 위에서 이어지는 부분에 작은 직사각형 모양의 구멍이 뚫려있는 모습이 흥미롭습니다. 앞서 보았던 작고 동그란 구멍과 마찬가지로, 빗물 빠져나가라고 해 놓은 것으로 짐작됩니다. … 아닌가?
볼륨이 여러 번 나뉘어져 있어서, 이렇게 꺾인 면이 많이 나오는데…
면이 접힐 때마다 입면 패턴도 바뀌곤 합니다.
두 개층 간격으로 가로질러가던 두툼한 프레임은 패턴의 변화와 상관 없이 그대로 달려갑니다.
희한한 수법은 아닙니다만, 이런 장면을 볼 때 마다 잘 짜여진 패브릭이나 시, 음악 따위가 연상되어 즐겁습니다.
이런 장면은 제법 그럴듯해 보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