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거리풍경/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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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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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지고 보면 표면에 어울리지 않는 옛 스타일을 덧씌운 것들이라, 건강한 디자인이라고 보기는 힘들고, 다소 퇴행적인 풍경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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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공허한 풍경이지만, 그 공허함이라는 것이 신대륙이기에 어쩔 수 없이 짊어질 수 밖에 없는 공허함이기에 오히려 더 자연스럽고 당연한 풍경으로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거기에 시간의 흐름이 적당히 쌓이면서, 하나하나의 건물이 부자연스럽게 도드라지기 보다는 칙칙한 거리 풍경 속으로 잘 스며들었다는 느낌도 들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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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일단, 온갖 시행착오를 거치고 여러번 사용되면서 다져진 고전이기에, 의지하면서 충실히 따라가기만 해도 왠만큼은 예뻐보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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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의 얼개나 프로그램의 변화에 상관 없이, 심심하니까 대뜸 별 의미없는 요소들을 그냥 “질러버리는” 수법은 지금도 흔히 쓰이곤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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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이 정도의 중고층 오피스 건물에서 이런 식의 “손맛”을 내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더 호감이 갔던 것 같기도 합니다.

대량 생산된 엄청난 물량과 정성이 깃든 장인의 손맛이 어정쩡하게 절충되고 있는 모습.



요즘 읽고 있는 “건축을 향하여”에서 나오는 말인데,

온갖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요소에 대한 고민, 요소들의 결합에 관련된 고민이 하나둘 씩 해결되고 디자인이 고도로 정제된 결과, “스탠다드” 라는 것이 탄생한다네요. 코르뷔제가 “스탠다드”의 예로 든 것이 “피디어스”의 “파르테논”과 당시의 스포츠카인 “비그난-스포츠”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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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테논”과 “비그난 스포츠” … 이 표지의 의미….)

그가 보기에 당시의 스포츠카는 파르테논 정도의 완성도를 성취했던 데에 비해, 정작 건축에서는 아직 그 정도의 스탠다드가 나오지 않고 있었던 것이죠. 그러면서 어정쩡한 과거 회귀의 스타일이 고층 오피스 건물에 어설프게 덧씌워진 미국 건물들에 대해 개탄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바로 요즈음 포스팅들에서 다루고 있는 이런 건물들이 정말이지 한심스러웠던 것이죠. (코르뷔제가 한 말은 아닌데, 고층 오피스 건물에서의 궁극의 “스탠다드”는 언젠가 다룰 미스의 “시그램 타워”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오나전히 정제되어 극도의 완성도를 보여주는 “스탠다드” 도 좋지만,
그 보다 이렇게, “스탠다드” 가 나오기 전의, 과도기에서의 어정쩡한 시행착오를 보여주는 어설픈 것들 또한 마음이 갑니다. 뭔가 새롭게 “써먹을만 한” 것이 있다면, 스탠다드 보다는 이런 어정쩡한 저질들 속에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더 큰 것 같기도 합니다. 그냥 기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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