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잠실대교에 구경갈 일이 있었는데, 신천 부근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5,6년 전에는 적당히 낡아 보이는 5층 아파트들과 그 아파트의 키를 훌쩍 넘게 자라버린 나무들로 울창한 동네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지금은 완전히 변해서 상전이 벽해가 되어버렸습니다.
길을 건너려고 신호등을 기다리다가…
멋있어 보이는 지하철 출입구 (정확하게 말하자면 지하보도 출입구) 를 발견했습니다.
길을 건너서 좀 더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보는 것처럼 크고 작은 두 개의 유리 박스가 살짝 포개진 모습입니다. 흔히 큰 덩치로 인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덩어리를 분절한다는 식의 디자인 의도를 접하게 됩니다만, 그런 의도가 실감 나는 장면입니다. 보통의 경우처럼 하나의 큰 유리로 처리했을 때보다 한결 가뿐하고 날렵한 느낌이 납니다. 바라보고 있으면 (실제로는 고정되어 있는 것이지만) 마치 유리 박스가 스르르륵 미끄러지면서 완전하게 포개질 것만 같은 착각도 들구요.
서울시내에서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 지하철입구를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만,
투명하고 산뜻한 맛이 있긴 하지만, 신천지하도출입구와 비교하면 좀 맹해 보이는 듯…
비스듬하게 본 모습.
두 개로 분절된 덩어리 연출과 더불어 다소 촘촘해 보이는 프레임으로 인해 좀 더 아기자기하고 꽉 짜인 듯한 분위기를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시설을 디자인할 때에는 투명함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보이기가 쉬운데, 의외로 이런 연출을 하는 것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유리색깔이나 프레임이나…
유리 나뉨과 프레임은 “당연히” 일치되어 있고…
(다소 과다하게 세워져 있어 보이는 프레임에 대해서는 나중에 좀 더 자세히 다루기로 합니다.)
구석에는 무선통신 미니 중계기가 세워져 있었습니다.
다른 스트리트 퍼니춰들과 마찬가지로 지하도 혹은 지하철출입구를 디자인할 때에도 염두에 두어야 할 요소들이 참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