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으로는 매표소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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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개의 매표구마다 작은 등이 달려있습니다.
창구들을 하나하나씩 분리해서 각자의 캐릭터를 부여한 듯한 기분이 듭니다.
이런 사소한 장면들이 모여서 여행에 각별한 의미를 불어넣어주는 배려가 되는 것 같습니다.
표를 받는 돌 선반 아래에 지갑이나 작은 가방 따위를 올려놓기 위한 또 다른 선반이 붙어있는 모습도 눈여겨 볼 만 하네요.
사용되지 않은 창구들을 보면서, 열차여행의 의미, 기차역의 위상, 매표 방식 등등에 관련된 변화를 다시 한 번 더 실감했구요.
신체가 친밀하게 접촉하는 단계의 스케일에서는, 좀 더 섬세한 장식이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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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서리에서는 둥글게 휘어지는 창구.
매표소 맞은편, 열차가 기다리는 플랫폼으로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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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의 번호를 알려주는 명패.
세모꼴로 튀어나오게 만들어서 정면이 아닌 곳에도 쉽게 찾아올 수 있게 해 놓았습니다.
이런 장면에서 역사와 경험의 힘을 느끼게 됩니다.
따스한 조명 아래 섬세한 장식으로 채워진 고전 스타일의 웅장한 홀.
그 바로 한 겹 바깥에, 차가운 빛으로 채워진 투박하고 황량한 느낌의 플랫폼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