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마린스키모형작업구경

실습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습니다.
건축학과를 졸업하기 위해서는 어느 일정 기간 이상의 실습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랍니다.
국적도 아주 다양하고, 애들 개성도 제각각이라, 때로는 옥신각신하면서 열심히 일하는 것을 곁에서 보는 것이 즐거울 때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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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생페테르스부르크에 “마린스키”라는 극장을 새로 짓는 프로젝트인데요.
흔히 미니멀리스트로 알려진 페로의 최근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 프로젝트이기도 합니다.
뭔가 새로운 모색을 하려는 것이 엿보이는 프로젝트.

커다란 모형을 짧은 시간 내에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여러 학생들이 달라붙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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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에서 보이는 커다란 치즈케익처럼 생긴 세모난 덩어리들을 깎아내어 이렇게 만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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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고생해서 잔뜩 만들어 놓았는데, 그게 잘 접히질 않아서 망연자실하다가 헛웃음을 터뜨리는 장면입니다. 그게 접힐 리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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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의 방향과 덩어리는 정해졌지만, 구체적인 면의 “삼각화” (triangulate) 를 하는 데에는 몇 가지 옵션이 있을 수 있고요. 이것은 좀 작은 모형인데, 위에 보이는 퍼런 스티로폼으로 이것과 똑같은, 하지만 크기는 굉장히 큰 모형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죠. 얇은 종이로 작게 만들면 그냥 쉽게 접히고 그러는데, 그걸 스케일을 키우자니 표현해야 할 요소도 많아지고, 접히는 상황을 그냥 얼렁뚱땅 넘어갈 수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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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형 제작을 위한 전개도와 투시도.

투시도에 간략하게 표현되고 있는데요. 붉은 색이 마린스키-오페라 극장의 실제적인 기능을 담아내는 덩어리이고요, 그걸 이렇게 삼각형의 평면들로 이루어진 다면체 스킨으로 덮는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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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런 삼각형들로 다면체를 만들어서, 이 모형 위에다가 씌워야 한다는 것이죠.

페로로써는 계속 “단순함”으로만 승부를 거는 것에 어떤 한계를 느낀 것 같습니다.
퐁피두센터에 관한 글에서 잠깐 언급했던 퐁피두메츠 공모전에서 그 한계를 결정적으로 느낀 것 같기도하고.

그래서, 이 프로젝트도 그렇지만, 근래에 진행되고 있는 다른 프로젝트들도 그렇고, 이런저런 나름대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려는 것이 보이는데요.
그게 다만 어떤 “크리티컬”한 통찰이 결여된 채, 그냥 감각적인 스타일로만 추구되고 있는 것 같아서 힘이 부쳐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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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2,3학년쯤 되는 친구들… 이탈리아, 독일, 노르웨이, 포르투갈…
참 귀엽고…. 하는 짓들 보면 재미있고.

혹시 모르죠. 이 중에 미래의 거장이 나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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