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1월23일/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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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에 갈 때 마다 여행 출발에 대한 흥분과 함께 건물에 대한 약간의 아쉬움을 느끼게 됩니다.

전반적으로 크게 잘못된 건물도 아니고, 공항이라는 기능의 다양한 측면들 중 제가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만,

보통의 이용자들이 접하게 되는 부분의 최종 마무리 디자인 단계에서 치밀함이 조금 떨어지고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 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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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승 대합실로 연결되는 통로에서 보이는 천정의 상황은 조금 어정쩡해 보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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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요소들이 얽혀있어서 사진찍는 재미는 있지만, 일관된 개념 아래에서 정갈하게 코디되었다는 느낌보다는 그냥 있는 그대로의 상황을 나열한 것에 그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가장자리에 노출되어있는 기계적인 요소들은 둥근 아치 모양의 천창과 그다지 어울려 보이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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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이나 공항같은 시설에서 시계가 갖는 작지 않은 의미를 생각해 볼 때, 이런 모습 또한 조금 아쉽습니다. 시계는 권력과 통제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여행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예전만큼의 간절함은 아니지만, 그 의미는 여전히 유효하구요.

이곳 저곳에 놓인 시계들이 공항의 아이덴티티와 맞물려 일관되게 디자인되었더라면 아주 조금은 더 세련된 공간연출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또, 그렇게 디자인된 “인천공항전용시계”의 탁상시계나 손목시계 버전을 공항 직원들이 착용할 수도 있고, 일반인들을 상대로 기념품으로 팔 수도 있지 않겠어요? 인천공항시계가 스위스군용나이프처럼 명품이 된다면 얼마나 기분이 좋고 자랑스러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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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서는 너도나도 가방을 끌고 다니니까, 벽과 바닥이 만나는 부분에 보통의 걸레받이 이외의 어떤 다른 요소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통합되어 함께 디자인되어야 할 것이지만, 인천공항의 경우에는 인테리어 디자인 영역에 적극적으로 포섭되지 않은 채 겉돌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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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정도의 상황에 크게 불만을 갖지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어떤 분야이든 “명품”의 경지를 접해본 사람이라면 평범하고 무난한 결과물에 대해서 아쉬움을 갖게 되기 마련입니다.

예전에 잠깐 구경했었던 홍콩공항이 좋은 사례가 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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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공항에 관한 포스팅 내용 중 안전걸레받이에 관한 사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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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건물과 보통건물의 차이라는 것은 결국은 어떤 요소까지 디자인의 영역으로 통합적으로 포섭하는가의 차이일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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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통로에서 각각의 대합실로 분기되는 입구입니다. 나름대로 깔끔하게 처리되어있었습니다.

양쪽에 서있는 나무무늬패널은 “한국성”을 어필하기 위해 사용된 중요한 소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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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합실에서 비행기로 통하는 입구인데요.
인천공항의 디자인에서 느끼는 가장 큰 아쉬움입니다.

유리와 만나는 부분을 날렵하게 사선으로 처리하면서 돌로 마감을 한 것이나, 가운데 정면으로 보이는 부분에 난데없이 혹두기로 처리된 무거운 돌판을 붙여놓은 것이, 볼 때마다 한숨을 나오게 합니다.

그다지 세련되지 않은 취향으로 과잉되게 디자인된 모습이, 값은 비싸지만 디자인은 싸구려인 요즈음의 고급 브랜드 아파트를 연상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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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합실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중앙통로에서 산만하게 보였던 요소들이 대합실에서는 가지런히 정돈되어 늘어서 있는 것을 알 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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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패널의 경계에는 구조체와 함께 설비덕트와 점검통로가 얼핏 보였습니다. 천정의 패널이 사실은 온갖 설비시설이 수납되어 있는 커다란 방임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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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으로 날아가는 와중에 찍은 사진.
여의도와 노들섬이 보입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좋은 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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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타에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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