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1월23일/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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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리타공항에서 리무진버스를 기다리며 찍은 사진…
리무진 버스표를 사면서, 일본어로 간단한 의사표현이 통했다는 사실에 소박하게 뿌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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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위에 그려지는 사인들은 아마도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같은 모양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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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름모 모양의 사인 또한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보았던 것입니다만, 세부 처리가 조금 달랐습니다. 하나의 폐쇄된 마름모가 아니라 귀퉁이마다 바람개비처럼 돌아가면서 얇은 틈을 낸, 평행사변형 네 개의 조합입니다. 기모노 등판 따위에 조그맣게 새겨지는 가문의 문장 같기도 합니다. 아무튼 제 취향으로는 이 쪽이 훨씬 짜임새있고 탄탄해 보이더군요.

아무것도 아닌 것 가지고 수선을 떤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저에게는 이런 장면이 디자인 강국 일본의 탄탄한 저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 하여 예사롭지 않게 느껴지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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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무진버스의 정류장에는 이렇게 “니은”자 모양을 그려 넣어서 줄을 서도록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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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은”자와 도로가 만나 생기는 “디귿”자 모양의 영역에는 짐을 놓아두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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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류장마다 남녀 두 명의 직원이 붙어 있었는데요…

남자애는 버스가 도착하고 떠날 때마다 안내판을 조작하여 행선지와 출발시간을 표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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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애는 버스가 도착하기 직전 마이크를 들고 간단하게 안내를 하기도 하고, 짐을 확인하며 짐표를 나눠주기도 하더군요. 작은 체구에 넘치는 파카를 입고 단정하고 절도있게 행동하는 모습이 참 아름다왔습니다.

무엇보다도 인상깊었던 것은 그 많은 버스가 지나다닐 때마다, (자기 정류장에 해당하는 버스가 아닐 때에도) 진지한 표정으로 팔을 내리고 허리를 30도 가까이 굽혀가며 꾸벅 인사를 하더라는 것입니다.

형식적이고 상투적인 행동일 수도 있겠지만,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느껴져는 듯 하여 보기에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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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가 도착하면 여자애는 표를 받으며 손님을 버스로 들여보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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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애는 차곡차곡 늘어서있던 가방들을 버스에 집어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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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무진버스표와 짐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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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 표기되는 행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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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류장마다 남자애와 여자애가 붙어있는데, 로보트처럼 지나치게 경직되게 일하는 것은 아니고, 자기네들끼리 장난도 치고 다른짓도 하고 그럽니다만,

버스 기사아저씨 입장에서는, 정류장으로 들어서면서 직원들이 나란히 하는 인사에 제법 뿌듯해 할 것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공항으로 입국하는 외국인에게 그 나라의 첫 인상을 주는 장면이 이런 모습들일텐데,

권태에 찌들어 무성의하고 퉁명스럽게 대충대충 행동하는 아저씨들보다는, 정해진 규칙을 지켜가며 빠릿하게 일하는 아이들이 조금은 더 좋은 인상을 줄 것이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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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가와에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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