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쿠니 쯔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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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논현동의 심지서적에 갔는데,

어떤 일본 사람이 손에 작은 팜플렛을 들고 서점 직원에게 한참동안 힘들게 힘들게 이런저런 설명을 하고 있었는데, 서점 직원이 영어를 잘 못해서 못알아 듣는 거라.

이야기를 해 보니,
자기는 “노부쿠니 쯔보이”라는 사람이고, 자기의 형제인 “히로나오 쯔보이” 라는 디자이너의 작품을 취급하는, “100%” 라는 회사의 대표라는 것이다.

www.100per.com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DESIGN KOREA 2007” 에 참여하기 위해 서울에 왔다가,
서울 판매처를 섭외하기 위해,
닥치는대로 아무 상점이나 들어가서 직원들을 붙잡고 “이 물건 사지 않겠느냐”고 물어보고 다니던 중이었단다.
(서울의 “논현동”이라는 동네에 인테리어 관련 상점들이 많다는 말을 들었겠지)

팜플렛을 보니까,
소켓이 두 개 달린 백열전구, 꽃무늬가 새겨지는 글라스, 자립하는 우산 등의 사진이 있는데,

몇 개월 전, 일본 디자인 잡지를 통해서 구경하고 굉장히 감동받았던 작품들이 아닌가!
이 사람 형제가 그 사람이었구나!

신기하기도 하고, 감동적이기도 했던 한편으로는,

이 정도되는 물건을 만드는 회사의 대표라는 사람이,
(그냥 보기에는 내 나이 또래 쯤 보였는데)
막상 실제로 “영업”을 할 때에는 열라 무식하게 맨땅에 헤딩하듯
현장 속으로 온 몸을 부딪치며 일한다는 사실이 다소 놀랍더라.

이 곳은 건축디자인책을 파는 곳이고, 인테리어 소품은 다루지 않는다.
이 거리에 인테리어 소품을 다루는 가게들이 많긴 하지만, 무작정 하나하나씩 방문하면서 영업하는 것은 그다지 권하고 싶지 않다. 말도 잘 통하지 않을 것이고, 당신 제품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 줄 만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 쉬울 것 같진 않다.
나는 평소에 당신 회사의 제품들을 무척 좋아하고 있었고, 여기서 당신을 만나게 되었다는 사실이 놀랍고 신기하고 재미있다.
당신 연락처를 알려주면, 내가 당신 물건을 한국에서 팔아 줄 만한 사람을 소개해 줄 수 있다.

연락처를 주고 받고, 약속 시간을 확인하고, 제품에 대해 좀 더 상세한 이야기를 한 후,

그래도 일단은 이 거리의 가게들을 모두 둘러보고 싶다며 가게를 나가는 뒷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잊고싶지않은기분, 기억하고싶은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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