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책을말하다시청후기

이하는 시청자 게시판에도 올린 내용이다.

http://www.kbs.co.kr/1tv/sisa/book/bbs/index.html



패널들의 비평에 대한 찬반에 상관 없이,
사소한 의문들이 몇 가지 남는다.

내 책을 왜,
굳이 “kbs책문화대상” “재미있는 수작” 이라는 거창한 기획으로,
(방송국의 표현대로라면) 수 십권의 책 중에서 신중하게 엄선한 뒤,
상식적인 비평의 수준을 훨씬 뛰어 넘어 조롱하고 모독하여야 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를 일이다. 사회자와 패널 세 명, 유명하고 훌륭한 네 분들이 내 책의 완성도에 대해서 10여분이 넘는 긴 시간동안 서로 경쟁하듯 비아냥거리는 모습은 조금 우스꽝스러워 보였다.

소중한 공중파의 힘을 그런 식으로 사용하여 얻어지는 “공익”이 무엇일까.

내 책은 문화현상을 일으킬 정도로 많이 팔린 것도 아니었다.
(귀여니의 소설책이나 심형래의 영화처럼) 기존 평단의 비평과 대중적 인기가 엄청난 괴리를 일으키는, 그래서 그 현상 자체를 다루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을 수 있는 케이스도 아니었다.

썩 잘 된 책이 아닐 수는 있어도, 막강한 전파의 힘을 동원하여 신랄하게 비판하여 판매를 막아야 할 정도로 해악을 주는 나쁜 책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내 책은 초판 발행 후 1년여가 지난 지금까지, 이제 겨우 3000여 권이 조금 넘게 팔렸을 뿐이다.
내용이 수준이하였다면, 그래서 이런 정도의 책이 널리 읽히는 것이 못마땅스러웠다면,
그냥 가만 놔두면 될 일이었다. 그러면 저절로 절판되어 없어질 것이었다.
판매량과 상관 없이, 한 권이라도 팔리면 곤란할 정도로 나쁜책이라고 생각했다면 “tv책을 말하다.” 가 아니라, “소비자고발”에서 다루면 될 일이었다.

차라리 그 시간에 다른 좋은 책을 시청자들에게 소개하는 것이 훨씬 낫지 않았을까.

나는 내 책을 “재미있는 수작” 후보로 뽑아달라고 부탁한 적도 없다.
마땅히 뽑혀야 한다고 주장하려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다만,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제 멋대로 “수 십권의 책 중에서 신중하게 엄선하여” 후보로 뽑아 놓은 뒤, 스스로 힘들게 뽑아 놓은 후보작에 대해서 스스로 열심히 난도질을 해대는 모습에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내 책에 밀려 후보에서 탈락한 나머지 책들은 그럼 무어란 말인가? 그 책들은 형편없는 내 책만도 못한 쓰레기들인가?

방송 마지막 부분, 출판평론가(?) “이권우” 라는 분의 멘트는 내 귀를 의심케 했다.
상을 받지 못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상을 받아야 한다고 아주 강력히 추천한단다.
꼭 바닥이 아니더라도, 다른 것에 탐닉해도 되기 때문에 상관없단다.

별로 친하게 지내고 싶지도 않은 사람을 억지로 술자리에 끌어들인 뒤,
그다지 맛나지도 않은 술 상 앞에서 거들먹거리며 생색내는 모습이라니.

“출판”과 “평론”에 대해서 고민하시기 전에,
“인간에 대한 예의” 에 대해서 한 번쯤 진지하게 되돌아 보시길 “아주 강력하게”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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