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개 창문으로 가득 채운 입면의 가장자리에는 불투명 마감의 띠가 있고, 마지막에는 가벽으로 마무리… 아무래도 이렇게 하는 것이 건물을 조금이라도 더 가볍게, 그리고 좀 더 “기계스럽게” 보이게 하겠지요. 하지만 좀 어설퍼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불투명한 부분의 마감… 줄눈이 눈에 띄는데요. 나중에 다루기로 하고…
그 가벽이라는 게 대단한 것이 아니고… 대단한 공간감을 연출하기 위한 것도 아니고…
정교하게 연출된 것도 아니고…
가벽 안의 공간이 깔끔하게 마무리 된 것도 아니고…
아마도 비상탈출계단을 이런 식으로 덮어버린 것 같은데….
보여주기 위해 계산되고 연출된 공간은 아니지만, 아무튼 의외로 보기에는 즐거웠어요.
아… 난 이런게 참 좋아… 긴장감 넘치고… 황량하고… 무뚝뚝하고…
가벽은 금속판 마감으로 되어 있는데, 정교함이나 깔끔함과는 거리가 아주 먼 모습입니다.
“쟝 누벨”… 하면 첨단기술, 기계적 이미지… 그런 것들이 보통 연상되는 데… 이런 모습은 저에게는 조금 뜻밖이었어요. 그런데 나중에 다루겠지만, 전체적으로 이런 식이더라구요. 다른 건물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건물은 전반적으로 빈틈없이 아주 정교하지는 않더라구요.
첫번째 사진에서 보았던 불투명 벽면…
오픈 조인트인데, 작은 판넬 아홉개를 묶어내는 줄눈은 간단한 철제프레임으로 구획되어 있었고… 작은 판넬 아홉개가 하나의 커다란 판넬로 되어 있었다는 것이죠.
역시 싸구려 느낌이 물씬 풍기는 거친 마감.
전면 “전자동 조리개” 커튼월은 무지무지 비싼 공사비로 시공되었을 터인데…
강조하고 부각시킬 부분은 과감하게 투자하고,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은 부담없이 짓자는 생각이었을까요?
하긴… 첫번째 사진을 다시 보면… 그렇게 눈에 거슬리지는 않네요.
판넬들이 어떻게 부착되어 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모습.
건물 주인이나 건축가가 들으면 조금 서운할지도 모르겠지만,
유명건축물의 하자를 발견하는 것은 굉장한 기쁨입니다.
판넬의 모를 따서 모서리를 맞붙여 놓았는데, 역시 그다지 정밀하지 못한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