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도로의 아랫면은 철구조로 된 가새들이 종횡으로 엮여진 구조체로 되어 있었는데요.
육중하고 든든한 콘크리트덩어리와 어우러진 모습이 참 볼만하더라구요.
박력 넘치는 콘크리트 덩어리는, 자연 그대로의 바위와도, 그리고 노출콘크리트 벽체와도 다른 감흥을 줍니다.
화면의 가운데 삐죽하게 튀어나온, 다이빙대 처럼 보이는 것은 점검통로의 일부입니다만,
저런 장면 역시 꾸준하게 저의 감성을 자극해 오던 것입니다.
무한의 공간을 향해 겨누어진 총신.
저런 다이빙대 끝에 아슬아슬하게 앉아서 먼 곳을 응시하는 사람에 관한 상상을 곧잘 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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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에 세워진 싸구려 저질 다리들과 이런 장면을 비교해보면 참 희한한 기분이 듭니다.
어찌해서 큰 맘 먹고 예쁘게 보이기 위해 만들어진 것들은 그토록 천박할 수 밖에 없는지.
그에 비해,
아름다움에 대한 의식이 전무한,
오직 공학적인 계산에 의해 만들어진 것들은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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